서 론
우리나라 와인산업은 1970년대 초, 곡물 유래 양조주를 대체하기 위한 정부의 과실주산업 육성 정책을 통하여 다수의 주류기업들이 각 지역에 포도단지 조성과 와인공장을 설립하면서 국산와인의 생산이 시작되었다(Bang과 Cho, 2001). 국산 와인은 1969년 파라다이스의 ‘애플와인 파라다이스’를 시작으로 해태 ‘노블와인’, 동양맥주 ‘마주앙’, 진로 ‘샤또 몽블르’, 금복주 ‘두리앙’, 대선주조 ‘그랑주아’, 파라다이스를 인수한 수석농산의 ‘위하여’ 등이 생산되면서 전성기를 맞이하였다(Ko, 2008; Jeong, 2014). 하지만, 1987년 수입 자유화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수입 와인이 개방되면서 국내 대부분의 양조용 포도농장이 점차 폐쇄되었고, 국산 와인은 종교행사용 미사주 형태로만 소량 생산되었다(Lee 등, 2004).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일부 소규모 와인업체가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2000년대 중반 무렵부터 정부가 전통주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역특산주인 과실주 시장이 확대되었으며, 2010년 전후로 전북 무주, 경북 영천, 충북 영동지역을 중심으로 농가형 소규모 와이너리가 다수 설립되며 지역별 와인 클러스터가 형성되었다(Hong과 Ko, 2015). 2015년 기준으로 국내 와인시장 규모는 약 2,500억 원 정도이며, 그중 수입 포도주는 2000년부터 연평균 7%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약 1억 8,400만 달러로 국내 포도주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Park 등, 2016).
와인의 품질은 원료 포도의 품종에 가장 큰 영향을 받으며, 제조방법과 저장 용기에 따른 숙성방법 등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Jeong, 2014; Yoon 등, 2017). 국내에서 재배되는 대부분의 포도 품종은 양조품종이 아닌 Vitis labrusca 또는 Vitis vinifera와 Vitis labrusca를 hybrid한 품종들로써 이들은 당도가 낮고 산도가 강하며, 와인 제조시 일반적인 양조품종들에 비해 색상이나 아로마, 부케, 탄닌 함량 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Lee와 Kim, 2006; Yook 등, 2007). 하지만, 그중에서 MBA(Muscat Bailey A) 포도 품종의 경우에는 비교적 당도가 높고 색상이 진하여 국내 포도 품종 중 가장 우수한 양조 적성을 띄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Hwang과 Park, 2010). 하지만 MBA 포도 품종 역시 유럽의 양조용 포도 품종과 경쟁하기 위해서 관능 및 품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까지 보고된 국산 와인의 품질 개선을 위한 연구로는 발효과정 시 첨가되는 당 종류 또는 감산 처리 방법에 따른 캠벨얼리(Campbell Early)와인의 품질 특성 비교(Kim 등, 2001; Lee와 Kim, 2006), 알코올 발효 최적화를 위한 상업용 양조 효모의 선별(Moon 등 2004; Roh 등, 2008), 국산 포도에서 분리된 야생효모와 토착효모의 발효 특성 비교(Kim 등, 2007; Choi 등, 2011; Kim 등, 2013) 및 말로락틱 발효에 따른 MBA 와인의 품질향상 효과(Lee 등, 2015) 등 발효 공정 개선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루어 왔으며, 머루, 복분자, 블랙커런트 등을 첨가한 캠벨얼리 와인의 품질 개선 및 폴리페놀 성분 강화 연구(Yook 등, 2007), 아로니아를 혼합시킨 캠벨얼리 와인의 휘발성 향기성분, 색도, 생리활성 분석(Yoon 등, 2017), Pichia anomala와 Saccharomyces cerevisiae로 혼합발효한 캠벨얼리 와인과 아로니아 와인의 블렌딩에 따른 기능성 및 기호성 증진 효과(Jeong 등, 2017) 등 원료를 혼합하여 국산 와인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연구들도 이루어져 왔다.
최근 몇 년간 슈퍼푸드로써 주목받고 있는 아로니아(Aronia melanocarpa)는 장미과에 속하는 베리류의 열매로써 2007년경 국내에 도입되어 2010년대 초반부터 재배 농가가 급증하였으며, 2017년 8,779톤이 생산되었다(Yoon 등, 2017). 아로니아의 anthocyanin 성분은 블루베리의 4배, 크랜베리의 12배, 딸기의 20배, 포도의 80배 정도 함유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특히 시아닌 계열의 cyanidin3-O-galactoside와 cyanidin-3-O-arabinoside 등이 다량 포함되어 이들에 의해 열매는 진한 적자색을 나타낸다(Han, 2013). 또한, epicatechin(EC), epigallocatechin(EGC) 등 탄닌 및 카테킨류 성분이 녹차보다 10배 이상인 15,000 mg/kg이 함유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Shin과 Choe, 2015). 이로 인해 아로니아는 항산화능이 베리류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동맥경화, 심혈관질환, 암, 염증, 알러지성 피부질환, 주름개선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Hou, 2003; Jakobek 등, 2012). 하지만 아로니아는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함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신맛과 떫은맛이 너무 강해 생과로 이용되기 힘든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Song, 2016). 따라서 최근에는 아로니아의 강한 떫은맛을 상쇄시키면서 우수한 기능성을 살리기 위해 아로니아 분말, 아로니아 즙 등 다양한 형태로 식품에 첨가하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Park과 Chung, 2014; Lee 등, 2017; Kim 등, 2018).
본 연구에서는 국산 포도 품종 중 양조 적성이 가장 우수한 MBA 포도를 이용한 레드와인의 품질 향상을 위하여, 아로니아가 함유한 다량의 생리활성 물질 및 진한 적색소 성분을 통해 국산 MBA 포도 와인의 기능성 및 관능적 품질을 향상시키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아로니아를 생과, 청, 분말 등 다양한 형태의 전처리 과정을 거친 후 MBA 포도와 함께 발효를 진행하였으며, 아로니아 첨가 형태에 따른 각 와인의 품질특성 및 생리활성 변화를 비교 분석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국산 와인 고품질화 방안의 토대를 마련하는 동시에 과잉 생산되고 있는 국산 아로니아의 활용 방안을 제시하여 국산 베리류 농산물의 가공 확대에 기여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와인 발효에 사용한 원료 포도는 2018년 10월 경북 경산 지역에서 수확한 Muscat Bailey A(MBA) 품종을 사용하였고, 아로니아는 2017년 9월 경북 칠곡 지역에서 수확한 Nero 품종(Aronia melanocarpa var Nero)을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면서 실험에 사용하였다. 실험에 사용한 균주는 상업용 와인효모인 Saccharomyces cerevisiae Fermivin(DSM Food Specialties, Delft, Netherlands)을 사용하였다.
아로니아 청은 생과와 백설탕(CJ Co., Seoul, Korea)을 1:0.8 비율로 혼합하여 20°C의 항온항습실에서 설탕을 완전히 용해시킨 후, 10°C 숙성실에서 6개월간 침출 및 숙성하여 40 mesh 체로 과육을 제거한 후, 4°C의 저온실에 보관하면서 실험에 사용하였다. 아로니아 분말(aronia powder)은 생과를 진공동결건조(SFDTS-10K, Samwon Engineering, Busan, Korea)한 후, 분쇄기(FM-909T, Hanil Electric, Seoul, Korea)로 곱게 마쇄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와인의 제조를 위해 세척, 제경 및 파쇄된 4.5 kg의 MBA 포도 머스트에 형태별로 동량의 아로니아(생과 기준 500 g), 즉 500 g의 파쇄된 아로니아 생과, 900 g의 아로니아 청, 100 g의 아로니아 분말을 각각 첨가한 후 발효에 이용하였다. 발효 과정 중 폴리페놀 성분의 산화와 잡균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150 ppm의 potassium metabisulfite(DAEJUNG CHEMICALS & METALS CO., LTD, Siheung, Korea)를 첨가하고, 최종 당도가 23 °Brix가 되도록 백설탕으로 보당하였다. 아황산 처리 5시간 후, 과즙 무게의 0.02%(w/w)의 건조효모를 활성화시켜 접종하였다. 발효실 온도는 20°C로 설정하였고, 과피와 과육의 폴리페놀 성분의 추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매일 2회 maceration을 실시하였으며, 이산화탄소의 발생이 현저히 줄고 알코올 함량이 최대치에 도달하는 시점에서 발효를 종료하였다. 발효가 종료된 와인은 원심분리(4,973 ×g, 10 min)하여 효모균체와 앙금을 분리한 후, 4°C에 보관하며 분석에 이용하였다.
와인의 발효 특성과 이화학적 품질 특성 분석은 와인의 일부를 취하여 원심분리(4,973 ×g, 10 min)한 후 얻은 상등액을 이용하였다. pH는 pH meter(Mettler-Toledo MP225K, Schwerzenbach, Switzerland)를 이용하여 측정하였고, 총산은 AOAC 표준시험법으로 측정하였다(AOAC, 2000). 알코올 함량은 15°C에서 시료 100 mL를 취하여 증류한 증류액을 주정계를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 가용성 고형분(°Brix)은 굴절당도계(ATAGO, Co, N-1a, Kyoto, Japan)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환원당 함량은 DNS(3,5-dinitrosalicylic acid, Sigma Chemical Co., St. Louis, MO, USA) 시약을 사용하여 비색 정량법에 따라 측정하였다(Ahmed, 2004). 시료 0.3 mL에 DNS 시약 1 mL를 첨가하여 95°C에서 5분간 반응 후, 증류수 7 mL를 첨가하여 분광광도계(Shimazdu Co. UV-1601, Kyoto, Japan)를 이용하여 55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고 glucose 표준곡선으로부터 환원당 함량을 환산하였다. 생균수는 원심분리하지 않은 시료를 단계 희석하여 YPD 고체배지에 도말하여 30°C에서 48시간 배양한 후 형성된 군집을 계수하였다(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2010).
와인의 hue와 intensity 분석은 분광광도계(Shimazdu Co. UV-1601, Kyoto, Japan)를 이용하여 각각 420 nm, 52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Hue 값은 420 nm와 520 nm의 흡광도 비율(420/520 nm)로 나타내었으며, intensity 값은 420 nm와 520 nm의 흡광도 합(420+520 nm)으로 나타내었다(Ortiz 등, 2013). Hunter’s color value는 colorimeter(CM-3600d, Konica Minolta, Osaka, Japan)를 이용하여 L* (lightness), a*(redness), b*(yellowness)값으로 나타내었다.
와인의 항산화 성분은 총 페놀성 화합물(total phenolic content), 총 플라보노이드 화합물(total flavonoid contents), 총 안토시아닌 화합물(total anthocyanin content) 함량을 측정하였다. 총 페놀성 화합물의 함량은 Folin-Denis법에 따라 비색 정량하였다(Amerine과 Ough, 1980). 시료 2 mL에 50% phenol reagent(Folin-Ciocalteu phenol reagent)(Junsei Chemical Co., Ltd., Tokyo, Japan), 2 mL를 가하고, 3분 동안 실온에 방치한 후 10% Na2CO3(DUKSAN, Ansan, Korea) 2 mL를 첨가하여 1시간 동안 실온의 암실에서 반응시킨 후, 분광광도계로 70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으며, tannic acid(DAEJUNG CHEMICALS & METALS CO., LTD, Siheung, Korea)표준곡선으로 총 페놀성 화합물 함량을 환산하였다. 총 플라보노이드 화합물의 함량은 Zhishen 등(1999)의 방법을 변형하여 정량하였다. 즉, 70 μL의 시료에 430 μL의 50% ethanol(Ethyl alcohol, absolute, DUKSAN, Ansan, Korea)과 50 μL의 5% NaNO2(DUKSAN, Ansan, Korea)를 첨가하여 30분 동안 실온에 방치한 후, 50 μL의 10% Al(NO3)3·9H2O(Sigma Chemical Co., St. Louis, MO, USA)를 가하고 실온에서 6분 동안 반응시켰다. 이후 500 μL의 1 N NaOH(DUKSAN, Ansan, Korea)를 가하고 분광광도계로 51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으며, catechin (Sigma Chemical Co., St. Louis, MO, USA) 표준곡선으로 총 플라보노이드 화합물 함량을 환산하여 나타내었다. 총 안토시아닌 화합물의 함량은 Lee 등(2005)의 방법을 변형하여 정량하였다. 즉, 0.025 M potassium chloride buffer (DUKSAN, Ansan, Korea)(pH 1.0)와 0.4 M sodium acetate buffer(Sodium acetate trihydrate, DAEJUNG CHEMICALS & METALS CO., LTD, Siheung, Korea)(pH 4.5)에 시료를 적정량 희석한 다음, 실온의 암실에서 30분 동안 반응시켰다. 이후 반응액을 분광광도계로 520 nm와 70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한 후, cyanidin-3-glucoside의 몰 흡광계수(ε=26,900 M−1 cm−1)를 이용하여 총 안토시아닌 화합물 함량을 환산하여 나타내었다.
와인의 항산화능 분석은 2,2-diphenyl-1-picryl-hydrazyl (DPPH) radical 소거능, 2,2’-azino-bis(3-ethylbenzothiazoline-6-sulphonic acid)(ABTS) radical 소거능, ferric ion reducing antioxidant power(FRAP) 활성을 측정하였다. DPPH radical 소거능 분석은 96-well plate에 순차적으로 희석된 시료 1 μL를 넣은 후, 199 μL의 0.1 mM DPPH working solution(2 2-Diphenyl-1-picrylhydrazyl, Sigma Chemical Co., St. Louis, MO, USA)을 첨가한 다음, 실온의 암실에서 10분간 반응시킨 후, multi label counter(Victor3, Perkin Elmer, MA, USA)로 517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표준물질로는 ascorbic acid(DAEJUNG CHEMICALS & METALS CO., LTD, Siheung, Korea)를 사용하였으며, control은 ethanol을 사용하여 측정하였다(Blois, 1958). ABTS radical 소거능 분석은 96 well plate에 순차적으로 희석된 시료 20 μL를 넣은 후, 180 μL의 ABTS solution(ABTS™, Sigma Chemical Co., St. Louis, MO, USA)을 첨가한 다음, 실온의 암실에서 7분간 반응시킨 후, multi label counter로 734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표준물질로는 trolox((±)-6-hydroxy-2,5,7,8-tetramethylchromane-2-carboxylic acid, Sigma Chemical Co., St. Louis, MO, USA)를 사용하였으며, control은 증류수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Stratil 등, 2008). FRAP 활성은 Benzie와 Strain(1996)의 방법을 변형하여 측정하였다. 96 well plate에 순차적으로 희석된 시료 25 μL를 넣은 후, 300 mM acetate buffer(Sodium acetate trihydrate, DAEJUNG CHEMICALS & METALS CO., LTD, Siheung, Korea)(pH 3.6), 10 mM 2,4,6-tripyridyl-S-triazine(Sigma Chemical Co., St. Louis, MO, USA)과 20 mM ferric chloride(Sigma Chemical Co., St. Louis, MO, USA)를 10:1:1(v/v/v) 비율로 제조한 175 μL의 cocktail solution을 첨가한 다음, 실온의 암실에서 30분간 반응시킨 후, multi label counter로 59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표준물질은 trolox를 사용하였으며, trolox equivalent mM(TE mM)로 나타내었다.
결과 및 고찰
아로니아 첨가 형태에 따른 MBA 와인의 발효 특성을 조사하기 위하여, 발효 과정 중 당도, 환원당, 알코올, pH, 총산도, 생균수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를 Fig. 1에 나타내었다. MBA 포도와 아로니아의 생과의 당도는 18.3 °Brix와 11.3 °Brix였으며, 아로니아 첨가 형태에 따라 일부 상이한 초기 당도는 백설탕으로 보당하여 23 °Brix로 알코올 발효를 진행하였다. 발효의 진행 속도는 아로니아 분말, 아로니아 생과, 아로니아 무첨가, 아로니아 청의 순으로 빨랐으며, 각 와인의 최종 당도는 아로니아 청 첨가 와인이 8.7 °Brix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 와인들은 7.7–7.9 °Brix로 나타났다. 환원당 분석에서도 아로니아 청 첨가 와인을 제외한 모든 시험구에서 1% 미만으로 측정되어 대부분의 환원당을 소비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알코올 함량 분석 결과, 발효 2일차부터 당 소모와 비례하여 5일차까지 급격하게 증가하였으며, 발효 7일차까지 완만하게 발효가 진행되었다. 최종 알코올의 농도는 아로니아 분말(13.6%), 아로니아 생과(13.1%), 아로니아 무첨가(12.7%), 아로니아 청(12.3%) 순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최종 와인의 잔당 함량과 일치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와인에서 pH는 효모의 발효에 영향을 미치며, 발효 이후 품질 보존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이다(Park 등, 2002). 일반적으로 와인의 pH는 3.2–3.6 정도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pH가 3.2 이하일 때는 신맛이 강해지고, pH 3.0 이하에서는 발효가 저해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pH가 3.6 이상이 되면 잡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고되어 있다(Park 등, 2002; Jeong 등, 2017). 본 연구에서는 아로니아 분말 첨가 와인의 pH가 3.52로 다른 MBA 와인들보다 약간 높게 측정되었으나 모든 MBA 와인들이 적정 pH 범위 안에 드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발효 초기 아로니아 생과 첨가구의 총산 함량(0.597%)은 아로니아 무첨가구(0.499%)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발효 종료 후에도 아로니아 생과 첨가구에서 가장 높은 총산 함량(0.766%)이 검출되었다. Jeong 등(2017)과 Yoon 등(2017)의 연구에서도 아로니아 와인의 총산 함량이 발효 초기 및 발효 종료 후에 캠벨얼리 와인보다 높다고 보고되어 있다. 발효 과정 중 생균수의 변화는 아로니아 첨가 유무와 상관없이 발효 초기에 일정하게 증가하다가 발효 2일차부터 발효 종료시까지 7 log CFU/mL 이상의 높은 생육도 값을 나타내며 정상적으로 발효가 진행되었다. 전반적으로 아로니아 첨가 와인들의 발효 특성을 살펴보았을 때, 모든 시험구에서 12% 이상의 높은 알코올이 생성되었음을 확인하였고, 아로니아 첨가 형태에 따른 효모의 생육 억제나 이상 발효 등의 현상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MBA 와인 제조시에 총 와인 무게 대비 10% 이내의 아로니아는 어떠한 형태로 첨가되더라도 와인의 pH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아, 효모의 생육 및 와인 발효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레드 와인의 색도는 와인 품질의 주요 판단 기준으로 적자색을 나타내는 anthocyanin계 색소와 황녹색을 나타내는 chlorophyll, carotene, xanthophyll, flavone 등에 영향을 받는다(Kim 등, 2010). 와인의 발효 과정 중 색도와 갈변도의 변화 등을 알아보기 위해 주로 이용되는 hue value와 intensity value를 측정한 결과를 Table 1에 나타내었다. Hue value에서 대조구는 발효초기에 가장 높은 값을 나타내며 서서히 감소하였으나, 아로니아 첨가 발효 시험구들은 발효 1–2일 차까지 증가하다가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레드 와인의 hue value는 0.5 내외로 나타나며, 산화가 진행된 경우 1.0 이상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Hwang과 Park, 2010). 아로니아를 첨가한 와인의 경우, hue value는 0.670–0.711의 범위를 나타내었으며 아로니아를 첨가하지 않은 대조구(0.603)보다 높은 값을 나타내었다. 본 연구에서는 모든 시험구의 최종 와인은 hue value가 1.0 이하로 측정되어 정상적 와인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판단되었다. 발효기간 중 intensity value의 변화는 발효 초기에 아로니아 첨가 발효 시험구들의 intensity value가 아로니아를 첨가하지 않은 대조구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발효 2–3일차까지 증가하다가 서서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와인의 intensity value는 각 시험구별로 유의적인 차이를 보였으며, 아로니아 생과 첨가 발효 시험구(4.725)가 가장 높은 intensity value를 나타내었고, 아로니아 분말 시험구(2.991), 대조구(2.842), 아로니아 청 시험구(2.411) 순으로 intensity value를 나타내었다. Intensity value는 색의 강도와 상관관계를 나타내며, 육안 관찰에서 진한 색을 띄는 와인의 intensity value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아로니아 과육이 첨가되지 않은 아로니아 청 시험구는 대조구보다 intensity value가 낮게 나타났다.
각 와인의 발효 과정 중 Hunter’s color value의 변화 관찰 결과를 Table 2에 나타내었다. L* value(투명도)는 대부분의 시험구에서 발효 초기 크게 감소하였다가 알코올 함량이 높아진 발효 중기 이후부터 종료 시점까지 서서히 상승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a* value(적색도) 분석 결과, 대조구와 아로니아 청 시험구는 발효 초기 가장 낮은 a* value를 나타내다가 발효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으나, 아로니아 생과와 분말 시험구에서는 발효 초기 a* value가 서서히 감소하다가 발효 2–3일 째부터 서서히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최종 와인의 a* value는 대조구(31.41)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아로니아 청(30.80), 아로니아 분말(30.47), 아로니아 생과(23.82) 순으로 측정되었다. 이는 L* value가 가장 낮은 아로니아 생과 시험구가 a* value도 가장 낮게 나타난 것으로 설명될 수 있으며, 아로니아 혼합비율이 증가할수록 L* value와 a* value가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는 Yoon 등(2017)의 연구 결과와 일치하였다. b* value(황색도)는 발효 초기 아로니아 첨가 시험구들이 대조구보다 유의적으로 높게 측정되었으나, 발효가 진행되면서 유사한 값을 나타내다가 최종 와인에서는 아로니아 첨가 시험구들의 b* value가 대조구보다 높게 측정되었다. 이는 아로니아 혼합시 캠벨얼리 와인의 b* value가 증가하였다는 Jeong 등(2017)과 Yoon 등(2017)의 연구 결과들과 일치하였다.
와인의 색도는 와인 품질 평가의 주요 척도이며, 발효와 숙성 중 색도 변화의 관찰은 이상 발효와 숙성을 예측하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와인의 발효 중 색 변화는 발효 초기 불투명한 붉은 빛을 띄다가 알코올이 생성된 이후 L* value가 증가하면서 짙은 붉은색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본 연구에서도 발효가 진행되면서 포도와 아로니아의 색소가 침출되면서 발효 종료시까지 a* value가 서서히 짙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로니아 첨가에 따른 변화는 hue value와 b* value가 대조구보다 증가하였으며, 아로니아 생과 첨가구는 육안 관찰에서 가장 짙은 색을 나타내며, intensity value가 가장 높게 측정되었다. 반면, 아로니아 생과 첨가구의 L* value, a* value는 가장 낮게 측정되었으며, 이는 아로니아의 짙은 색소 성분과 적포도 색소 성분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색도 차이에 따른 색소 성분의 차이는 생리활성물질 및 항산화 활성도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Stintzing 등, 2002).
과실류에 다량 함유된 폴리페놀 화합물은 항산화능에 중요한 인자이며, 특히 적포도에 함유된 붉은 빛깔의 안토시아닌계 색소는 레드와인의 항산화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본 연구에서는 MBA 와인의 기능성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아로니아를 첨가하고자 하였으며, 다양한 전처리 방법에 따른 최종 MBA 와인의 항산화 성분 및 항산화 활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하여 각 와인의 총 페놀성 화합물, 총 안토시아닌, 총 플라보노이드, DPPH 라디칼 소거능, ABTS 라디칼 소거능, FRAP 활성을 측정한 결과를 Fig. 2에 나타내었다.
총 페놀성 화합물 분석 결과, 아로니아 생과와 아로니아 분말을 첨가한 MBA 와인의 경우, 각각 0.148%와 0.136%의 함량을 나타내어 대조구(0.103%)와 비교하여 총 페놀성 화합물 함량이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아로니아 청을 첨가한 MBA 와인의 경우에는 0.095%의 함량을 나타내어 오히려 대조구보다 약간 감소하였다. 총 안토시아닌 함량 분석 결과, 아로니아 생과를 첨가한 MBA 와인에서 총 안토시아닌 함량이 9,541 mg/L로 측정되어 3.930-4.381 mg/L로 측정된 다른 시험구들보다 2배 이상의 높은 함량을 나타내었다. 총 플라보노이드 함량 분석 결과, 아로니아 생과와 아로니아 분말을 첨가한 MBA 와인에서 각각 1,506 μM과 1,638 μM로 측정되어 대조구(1016 μM)보다 크게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아로니아 청을 첨가한 MBA 와인의 경우에는 총 페놀성 화합물 분석 결과와 마찬가지로 대조구보다 낮은 979 μM의 총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확인되었다. 상기 항산화 성분들은 베리류 등 과실에 다량 함유되어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거나, 레드와인의 적색도에 큰 영향을 미쳐 품질 평가의 주요 지표로 이용되는 중요한 성분들이다(Yook 등, 2007; Chang 등, 2008). 한국산 적포도주 색도에 관한 Lee 등(2002)의 연구에 따르면, 와인의 총 페놀함량과 intensity 값은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내어 총 페놀함량이 높을수록 높은 intensity값을 나타낸다고 보고하였으며, 본 연구에서도 앞서 intensity가 가장 높게 확인된 아로니아 생과를 첨가한 MBA 와인의 총 페놀성 화합물 함량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아로니아 청을 첨가한 MBA 와인의 경우에는 낮은 함량의 항산화 성분들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발효 초기 아로니아 청 첨가 와인의 낮은 intensity를 고려하였을 때, 파쇄되지 않은 과육에서 다양한 성분들이 원활히 용출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다른 시험구들의 경우에는 생과가 파쇄되어 첨가되거나, 분말 형태로 발효에 이용되었기 때문에 발효 과정 중 발생되는 약 20–25°C의 높은 온도와 12%에 달하는 알코올에 의해 과육의 기능성 성분들이 충분히 용출된 것으로 판단된다.
DPPH 라디칼은 항산화 성분의 전자공여능 작용으로 라디칼이 소거되어 보라색이 탈색되는 정도를 흡광도로 측정하는 원리로 항산화능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DPPH 라디칼 소거능 측정 결과, 대조구 와인은 58.49%의 소거 활성을 나타내었으며, 아로니아 생과와 분말을 첨가한 MBA 와인들은 각각 63.59%와 60.02%로 대조구보다 높게 측정되었으며, 아로니아 청을 첨가한 MBA 와인은 대조구보다 낮은 56.63%의 DPPH 라디칼 소거 활성을 나타내었다. ABTS 라디칼 소거능은 potassium persulfate의 반응에 의해 생성되는 ABTS free radical이 항산화 물질에 의해 제거되면서 청록색이 탈색되는 원리를 이용한 측정 방법이다(Joo 등, 2011). ABTS 라디칼 소거능 역시, 아로니아 생과와 아로니아 분말을 첨가한 MBA 와인들에서 각각 0.564 mM과 0.567 mM의 ABTS 라디칼 소거능이 확인되어 대조구(0.549 mM)보다 높게 측정되었으며, 아로니아 청을 첨가한 MBA 와인은 0.540 mM로 대조구보다 약간 낮게 측정되었다. FRAP 활성 역시 마찬가지로 아로니아 생과와 분말을 첨가한 MBA 와인에서 대조구(2.08 mM)보다 높은 2.75 mM과 2.49 mM의 활성을 나타내었으며, 아로니아 청 첨가 MBA 와인은 1.97 mM로 가장 낮은 활성을 나타내었다. 일부 항산화능의 차이는 항산화 물질마다 활성 측정 시약과의 반응 정도에 의한 차이 또는 폴리페놀 화합물외의 식물에 포함된 다양한 생리활성물질의 함량에 따라 차이가 발생된 것으로 판단된다.
Yoon 등(2017)은 아로니아와 캠벨얼리를 비율별로 혼합하여 와인을 제조하였을 때, 아로니아의 함량이 증가할수록 DPPH 라디칼 소거능이 증가되었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총 페놀성 화합물, 총 안토시아닌, 총 플라보노이드와 같은 항산화 성분의 함량이 높은 아로니아 생과 및 아로니아 분말 첨가 MBA 와인에서 DPPH, ABTS, FRAP와 같은 항산화 활성이 우수하다고 확인되었으며, 전처리 공정 중 과육이 제거된 아로니아 청 첨가 MBA 와인의 경우에는 항산화 성분 및 활성 모두 대조구보다 낮게 측정되어 MBA 와인의 기능성 향상을 위해서는 발효 과정 중 아로니아 과육을 반드시 첨가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처리 공정을 달리한 아로니아 첨가 MBA 와인의 관능평가 결과는 Table 3에 나타내었다. 와인의 색 항목에서는 모든 아로니아 첨가 MBA 와인들이 대조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특히 아로니아 청 첨가 MBA 와인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향미 항목에서는 모든 아로니아 첨가 MBA 와인들이 대조구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으며, 이는 아로니아가 캠벨얼리보다 향기성분의 함량이 적기 때문으로 보여지며, 과육이 직접 첨가된 아로니아 생과 및 분말 첨가 MBA 와인의 경우에는 아로니아 청 첨가 MBA 와인보다도 훨씬 낮은 향미 점수를 받았다. 맛 항목에서도 아로니아 청 첨가 와인이 단맛, 쓴맛, 신맛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분말 첨가 와인은 단맛과 쓴맛, 신맛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와인의 조직감에서도 아로니아 청 첨가 와인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로니아 과육이 제거되어 첨가된 아로니아 청은 와인의 적절한 탄닌감과 조직감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되며, 분말 첨가 와인은 아로니아 건조 후 분쇄과정에서 과육의 표면적이 넓어져 아로니아의 떫은맛 성분들이 다량 용출되어 기호도가 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종합적으로 평가한 기호도에서도 아로니아 청을 첨가한 와인이 아로니아를 첨가하지 않은 대조구 와인, 생과와 분말을 첨가하여 발효한 MBA 와인들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