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발효식초(이하 식초)는 곡류나 과일을 알코올 발효시켜 당류로부터 생성된 알코올을 초산균을 사용하여 초산으로 산화시켜 제조한다. 따라서 식초는 신맛 이외에도 발효에 사용된 원료에 따라 다른 독특한 향미를 지니고 있으며, 식초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랜 역사를 지닌 발효식품 중의 하나이다. 더구나 식초에는 사용한 원료에서 유래하거나 발효과정에서 미생물 대사에 의해 추가로 생성된 유기산, 당류, 아미노산류, 무기질, 비타민과 같은 영양성분 이외에도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들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Valero 등, 2005; Kim 등, 2009; Park 등, 2015). 따라서 식초는 종래의 단순한 식품 조미료로서 용도를 벗어나 건강식품으로까지 활용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Chen 등, 2016; Ali 등, 2017). 특히 식초는 항산화, 항균, 항비만, 항당뇨, 소화액 분비 촉진, 피로회복, 혈압상승 억제, 지질대사 개선, 노화억제 및 항종양 효과 이외에도 동맥경화, 고혈압, 심장병 예방 효과 등 다양한 기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Budak 등, 2014; Cho 등, 2016; Ho 등, 2017). 이와 같은 식초의 제조원료로서 전통적으로 곡류, 천연과일류, 베리류 및 일부의 야채류가 이용되어 왔으나 근래에는 향신료나 한약재와 같은 다양한 천연소재를 이용하여 식초를 제조하여 기능성을 증대시키려는 시도가 이루지고 있으며 일부 제품들은 이미 개발되어 시판되고 있다(Budak 등, 2014; Xing 등, 2015; Ali 등, 2017). 식초의 영양성분이나 건강기능성과 관련된 생리활성 성분들의 조성은 사용된 원료에 따라 다를 뿐만 아니라 식초의 향미에 영향을 미치는 휘발성 성분들의 조성도 달라진다(Signore, 2001; Jeong 등, 2011; Al-Dalali 등, 2019).
한편, 꾸지뽕 나무 열매를 이용한 발효식초 제조에 관한 연구도 일부 수행된 바 있다(Yim 등, 2015). 꾸지뽕 나무는 뽕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성 교목으로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 등지에 주로 분포한다. 이 식물의 잎과 껍질 및 뿌리는 전통적으로 약용으로 이용되어 왔으며, 열매는 약용으로 이용되기도 하고 완숙한 열매를 주스의 형태 또는 잼이나 술을 담그는 데 사용되어 왔다(Shin 등, 2015; Xin 등, 2017; Kim 등, 2019). 뽕나무 열매 역시 지금까지 연구결과를 통하여 항산화, 항균, 항염증, 신경보호, 간 보호, 소화 장애 개선, α-glucosidase 저해활성 등 여러 가지 생리활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으며, 이러한 활성을 주로 뽕나무 열매에 함유되어 있는 폴리페놀 화합물에 기인한다(Cha 등, 1999; Chen 등, 2014; Yong, 2015; Xin 등, 2017; Kim 등, 2019). 뽕나무 열매에서는 각종 prenylated flavonoids, phenolic compounds가 함유되어 있으며(Shin 등, 2015; Yong, 2015; Xin 등, 2017), 최근에는 한약재인 천마 근경에 주로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parishin 유도체 및 그의 가수분해 생성물들이 꾸지뽕 열매에도 비교적 높은 농도로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Kim, 2017; Kim 등, 2019). 이와 같이 꾸지뽕나무 열매에는 여러 가지 생리활성 성분들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져 있고 완숙한 열매는 유리당 함량이 높아 강한 단맛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Yong, 2015), 특유의 향과 carotenoid계 색소들에 기인하는 것으로 예상되는 진한 붉은색을 띠고 있어서 적절한 가공기술만 개발한다면 우수한 식품원료 또는 건강기능성 소재로 활용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꾸지뽕나무의 건강 유용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꾸지뽕나무의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으나 재배농가의 소득증대와 안정적 재배면적 확보를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과 제품의 다양화 기술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더구나 식물체에서 분리한 정유(essential oil) 및 이들의 구성성분들이 항산화, 항균, 항바이러스, 항혈소판, 항혈전, 항알레르기, 항염증, 항돌연변이 활성과 같은 여러 가지생물학적 활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주목을 받고 있다(Edris, 2007; Adorjan 등, 2010; Wang 등, 2017).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꾸지뽕나무 열매를 이용한 고부가가치 식품 및 건강기능성 식품 개발의 일환으로 꾸지뽕 열매를 이용하여 발효 식초를 개발한 다음 휘발성 향기성분의 조성을 분석하고, 현재 상업적으로 시판되고 있으면서 국내에서 입수가 가능한 식초제품으로서 제조 회사가 다른 국내산 식초 3종(양조식초 1종, 현미 발효식초 2종) 및 이탈리아산 식초 3종(발사믹 식초 2종, 와인 식초 1종)과 휘발성 성분조성의 차이점을 비교코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실험에 사용한 꾸지뽕 나무 열매는 경상남도 밀양지역에서 재배된 것으로서 2017년도 10월 하순경에 완숙단계에서 수확한 열매를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구입한 열매는 완숙하여 선명한 적색을 띄는 열매만을 선별하여 냉동실 (−20°C)에 보관하면서 실험에 사용하였다. 휘발성 성분분석용 시판 식초는 Table 1에서와 같이 국내의 3개 회사에서 생산된 양조식초 1종(총산도 6–7%), 현미식초 2종(총산도 6–8%) 및 이탈리아에서 생산되어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발사믹 식초 2종 및 와인식초 1종(총 산도 6%)을 구입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SPE용 흡착제인 LiChroolut EN cartridge(200 mg)는 Merck제(Darmstadt, Germany)를 사용하였고, Amberlite XAD-2(20–60 mesh) 수지는 Sulpelco Corp.(Bellefonte, PA, USA)를 구입한 다음 제조사에서 제시한 방법에 따라 사용하기 전에 세척 및 활성화한 후 사용하였다. n-Alkane mixture(C7–C30), dichloromethane, methanol 및 ethyl laurate는 Sigma-Aldrich Co., Ltd.(St. Louis, MO, USA) 제품을 구입하여 사용하였고, 기타 시약은 국내산 시판 특급을 대한과학(Wonju, Gangwon do, Korea)에서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꾸지뽕 열매의 알코올 발효를 위한 효모는 와인 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인 Fermivin(DSM Food Specialties, Ma Delft, Netherlands)을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휘발성 성분 동정을 위한 표준품은 Sigma-Aldrich Co., Ltd. 또는 Wako Pure Chemical Industries, Ltd.(Osaka, Japan)에서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초산발효를 위한 종초(총 산도 7.2%)는 충북 음성에서 수집한 현미식초를 사용하였다. 실험에 사용한 초산균은 종초에서 균을 분리한 다음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였다. Primer는 Universal PCR primer인 27F(5’-AGA GTTTGATCCTGGCTCAG-3’)와 1492R(5’-GGTTACCTTG TTACGACTT-3’)을 사용하였고, PCR(Takara, Korea Biomedical Inc., Seoul, Korea)은 initial denaturation 5분, 그리고 94°C에서 45초간 denaturation, 55°C에서 60초간 annealing 및 72°C에서 60초간 extension cycle을 35회 수행하였다. PCR 산물의 염기서열은 ㈜제노셀(Jeonju, Jeonbuk, Korea)에 의뢰하여 염기서열을 분석하였다. Phylogenetic tree 작성은 DNASTAR Lasergene software (Seqman Pro, Ver 8.1.5)(DNASTAR, Medison, WI, USA)와 The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NCBI, http://www.ncbi.nlm.nih. gov/)에서 제공하는 Advanced Blast Search 프로그램을 통하여 GenBank(Bethesda, MD, USA)에 보고된 유사 균주와 염기서열을 비교하여 계통분류학적 유연관계를 분석한 후 MEGA V4.0(http://www.megasoftware.net)을 이용하여 Tamura-Nei distance model과 neighbor joining method에 의해 계통도를 작성하였다(Saitou과 Nei, 1987; Tamura, 2007).
동결상태의 꾸지뽕 열매는 실온에서 해동시킨 다음 씨를 제거하지 않고 가정용 믹서로 마쇄한 다음 착즙기(Angel 7500, Naarden, Netherlands)로 착즙하였다. 얻어진 착즙액(6 °Brix)에 설탕을 첨가하여 가용성 고형분 함량을 24 °Brix로 보정하고 Fermivin 효모를 0.05%(0.5 g/L) 첨가한 다음 26°C에서 10일간 발효시켰다. 발효액은 착즙한 다음 85°C에서 10분간 살균하여 알코올 함량 12–13% 정도인 꾸지뽕 열매 발효액(wine)을 얻었다.
꾸지뽕 열매 발효식초를 제조하기 위하여 꾸지뽕 열매의 알코올 발효액과 종초를 1:1(v/v)의 비율로 혼합한 다음 30°C에서 정치배양하였다(Lee 등, 2018). 발효시작 후 2주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신선한 꾸지뽕 열매 발효액을 배양액에 대하여 절반을 첨가한 다음 동일조건에서 35일간 발효시키면서 1주일 간격으로 시료를 채취한 후 acetic acid를 지표로 하여 총 산도를 측정하였다.
가용성 고형분(°Brix) 함량은 휴대용 당도계(Atago Co., Ltd., Tokyo, Japan)를 사용하여 측정하였고, pH는 pH meter(Eutech Instruments Pte Ltd., Ayer Rajah Crescent, Singapore)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총 산도(total acidity)는 발효액을 증류수로 20배 희석한 후 1% phenolpthalein 용액을 가하고 0.1 N NaOH으로 중화한 다음 첨가된 0.1 N NaOH 용액의 양을 기준으로 acetic acid로서 총 산도를 계산하였다. 꾸지뽕 열매 알코올 발효액 중의 알코올 함량 측정은 15°C에서 평형화한 시료 100 mL를 취하여 500 mL 용량의 둥근바닥 플라스크에 넣고 냉각기를 연결한 다음 가열 증류하였다. 증류액이 80 mL 정도 받아졌을 때 증류를 종료하고 증류수를 가하여 100 mL로 정용한 다음 메스 실린더에 옮기고 주정계(Daekwang Inc., Seoul, Korea)를 사용하여 15°C에서 알코올의 용량(%)을 측정하였다.
발효식초에서 휘발성 성분의 분리는 흡착제로서 LiChrolut EN(200 mg) cartridge 또는 Amberlite XAD-2 Sulpelco Corp.(Bellefonte, PA, USA) 수지를 사용하여 Fig. 1과 같은 방법으로 분리하였다(Ibarz 등 2006; Guerrero 등 2008; Mendes 등 2012). 즉, LiChrolut EN cartridge는 dichloromethane, methanol 및 증류수 각각 4 mL로 순차적으로 세척하여 활성화시켰다. 이어서 식초시료 4 mL에 증류수 8 mL를 가하여 희석한 다음 LiChrolut EN cartridge에 분당 1.5 mL의 속도로 주입하고 흡착되지 않은 성분들을 제거하기 위하여 증류수 5 mL로 cartridge를 세척하였다. 이어서 cartridge는 dichloromethane 10 mL로 통과시켜 휘발성 성분을 탈착시켜 용출시킨 다음 내부표준물질로서 ethyl laurate 용액 1 mL(630 μg)와 수분을 제거하기 위하여 무수항산나트륨 4 g을 가한 다음 4°C에서 12시간 교반 후 여과지로 여과하였다. 여과액은 30°C 이하에서 1 mL로 감압 농축한 다음 질소기류 하에서 약 0.5 mL로 농축 후 분석용 시료로 사용하였다.
Amberlite XAD-2는 사용하기 전에 methanol과 증류수로 순차적으로 세척하여 활성화시킨 다음 유리 칼럼(1.5×6 cm)에 충진하고 증류수 20 mL로 용출시켜 methanol을 완전히 제거하였다. 이어서 식초시료 4 mL에 증류수 8 mL를 가하여 희석하고, 칼럼에 주입한 다음 분당 2 mL의 속도로 용출시키고 비흡착 성분은 증류수 20 mL로 세척하여 제거하였다. 이어서 칼럼은 dichloromethane 20 mL를 통과시켜 휘발성 성분을 용출시킨 다음 내부표준물질로서 ethyl laurate 용액 1 mL(630 μg)와 무수황산나트륨 4 g을 가한 다음 4°C에서 12시간 교반 후 여지로 여과하였다. 여과액은 30°C 이하에서 약 1 mL로 감압 농축한 다음 질소기류 하에서 약 0.5 mL로 농축한 후 −70°C에서 보관하면서 분석용 시료로 사용하였다.
Gas chromatography(GC)를 위한 기기는 Agilent Technologies제 6890 gas chromatograph(Santa Clara, CA, USA)를 사용하였고, 칼럼은 DB-5MS fused silica capillary column(30 m×0.32 mm, 0.25 μm, Agilent Technologies, Santa Clara, CA, USA)을 사용하였다. 칼럼 온도는 50°C에서 230°C까지 분당 2°C의 속도로 승온 후 230°C에서 20분간 유지하였으며, 주입구와 검출기는 각각 250°C로 설정하였다. 운반 기체는 질소가스(N2)를 사용하였고, 유량(flow rate)은 분당 1.2 mL로 하여 split mode(split ratio =15:1)로 분석하였다. Gas chromatography-mass spectrometry(GC-MS)에는 QP2010 plus GC-MS system(Shimadzu Corp., Kyoto, Japan)을 사용하였다. 성분의 동정은 GC-MS로 분석하여 mass spectrum을 얻은 후 Wiley/NIST(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US Department Commerce, GB, USA) data library 검색 및 표준품과 GC에서 머무름 시간 비교에 의해 동정하였으며, data library와 mass spectral data의 비교결과만으로 동정된 성분은 잠정적(tentatively)으로 동정된 성분으로 간주하였다. 성분의 정량은 각 성분의 peak area와 내부표준물질의 peak area를 고려하여 계산한 다음 μg/mL로 표기하였다. 이때 각 성분들에 대한 detector response는 동일한 것으로 간주(response factor=1.00)하여 계산하였다.
결과 및 고찰
예비실험 결과에서 꾸지뽕 열매를 배지로 사용하였을 때 생육이 원활하고 초산 생성능이 우수한 균주선발을 위하여 국내에서 시판되는 발효식초 및 중소기업에서 생산되는 발효식초를 수집하여 발효실험을 실시하였다. 그 중에서 충북 음성의 중소기업에서 생산되는 현미식초에서 분리한 균주가 초산 생산능이 우수하였기 때문에 이를 종균으로 사용하였다. 수집한 현미식초를 배지에 도말한 다음 30°C에서 배양하여 clear zone을 형성하는 집락을 초산균으로 예상하고 이를 순수 분리하였다(Baek 등, 2014). 분리된 초산균의 16S rRNA 염기서열을 비교분석한 결과는 Fig. 2와 같다. 한국미생물자원센터(KCTC) 및 한국농업미생물자원센터(KACC)에서 분양받은 초산균을 대조구로 하여 염기서열을 비교하였을 때 YJ17 균주는 Acetobacter pasterianus subsp. pasterianus LMG 1262(NBRC 106471)와 염기서열이 거의 일치(99%)하여 유연관계가 가장 가까움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충북 음성에서 수집한 종초에서 분리한 초산균은 A. pasterianus YJ17로 동정되었다.
꾸지뽕 열매를 마쇄한 다음 착즙액에 설탕을 첨가하여 고형분 함량을 24 °Brix 보정한 다음 효모를 첨가한 후 26°C에서 10일간 발효시키면서 발효기간 경과에 따른 고형분 함량과 알코올 생성량을 변화를 조사한 결과는 Fig. 3(A)와 같다. 발효시작 후 2일이 경과한 시점부터 6일이 경과 시점까지 고형분 함량이 급격히 감소하였으며, 그 이후 10일까지는 완만한 감소를 보였다. 알코올 생성의 경우, 발효시작 후 6일 경과시점까지 거의 직선적으로 증가한 다음 그 이후 10일까지는 완만하게 증가하였으며, 최종단계에서 알코올 함량은 약 13% 수준에 도달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당 함량이 비교적 높은 상태의 시료에 효모를 첨가하게 되면 발효 초기단계에 당류가 알코올로 급격히 전환된다는 것을 나타내 주는 결과이다. 반면에 발효액의 pH는 Fig. 3(B)에서와 같이 발효시작 전에는 pH 5.5 수준이었으나, 발효시작 후 2일 경과시점에서는 pH 3.8까지 감소한 다음 그 이후는 큰 변화가 없었다.
꾸지뽕 열매의 초산발효는 알코올 발효(알코올 함량 13%)에 종초를 1:1(v/v)의 비율로 혼합한 다음 30°C에서 35일간 배양하면서 주기적으로 총산(total acidity) 함량 변화를 조사하였다(Fig. 4). 총 산도는 초산균을 접종하기 전의 4.2%에서 28일 경과한 시점에서는 7.3%로 증가하였으며, 그 이후 35일까지는 큰 변화가 없었다. 따라서 본 실험과정에서 현미식초에서 분리한 A. pasterianus YJ17로 꾸지뽕 열매를 발효시켜 식초를 제조하는 데 있어 적정 발효기간은 약 28–35일 정도라 할 수 있다. 또한, 발효를 시작하기 전에 배지의 총 산도가 4.2%로 나타난 것은 꾸지봉 열매 알코올 발효액과 총 산도 7.2%의 종초를 동일량 혼합하였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발효주나 발효식초의 휘발성 성분 조성 분석을 위하여 시료에서 휘발성 성분을 분리하는 방법으로서 수증기 증류법(Valero 등, 2005; Xing 등, 2015), 직접 용매추출법(Pinu 등, 2016), solid-phase microextraction(SPME)법(Guerrero 등, 2007; Jeong 등, 2011; Ali-Dalali 등, 2019), solid phase extraction(SPE)법 등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SPE법에 의한 휘발성 성분 분리를 위한 흡착제로서 charcoal과 Tenax GC의 혼합체(Signore, 2001), Porapak Q, Lichrolut, styrenedivinylbenzene, Amberlite XAD-2(Charles 등 2000; Ibarz 등 2006; Guerrero 등 2008; Mendes 등 2012) 등을 사용한 연구결과들이 보고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SPE법에 의한 식초의 휘발성 성분분리에 효과적인 흡착제 선정을 위한 예비실험으로서 문헌에서 알코올이나 초산이 비교적 고농도로 함유된 발효식품에서 휘발성 성분의 분리를 위하여 많이 연구된 흡착제인 LiChrolut EN과 Amberlite XAD-2의 흡착효과를 비교하기 위하여 2종의 흡착제를 사용하여 꾸지뽕 열매 식초와 발사믹 식초로부터 휘발성 성분을 각각 분리한 다음 GC로 profile을 분석 비교하였다. 2종의 식초 시료에서 모두 LiChrolut EN과 Amberlite XAD-2로 분리한 휘발성 성분분획을 GC로 분석하였을 때 머무름 시간 10분 이내의 영역에서 LiChrolut EN보다는 Amberlite XAD-2를 사용하였을 때 검출된 성분 수도 많고 peak 크기도 큰 편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Amberlite XAD-2가 LiChrolut EN보다 휘발성 성분들의 흡착력이 우수함을 나타내주는 결과이다(data 미제시). 따라서 본 실험에서 꾸지뽕 열매 와인과 발효식초 및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식초의 휘발성 성분을 Amberlite XAD-2를 사용한 SPE법으로 분리한 다음 GC-MS 분석을 통해 구성성분을 동정하고, GC분석을 통하여 시료 중의 성분 함량을 분석하였으며, 그 중 대표적으로 꾸지뽕 열매 와인(MTFW), 꾸지뽕 식초(MTFV), 국내산 현미식초(BRV-A) 및 이탈리아산 발사믹 식초(AMM) 등 4종에서 분리한 휘발성 성분 분획의 gas chromatogram을 Fig. 5에 나타내었다.
본 연구과정에서 효모를 이용한 꾸지뽕 열매의 알코올 발효액(MTFW), A. pasterianus YJ17로 발효시켜 제조한 꾸지뽕 열매 발효식초(MTFV), 국내산 시판 식초 3종(양조식초 1종, 현미 발효식초 2종)과 수입산 식초 3종(발사믹 식초 2종, 와인 식초 1종)에서 휘발성 성분을 분리한 다음, 이들의 성분 조성 및 함량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8종의 시료에서 총 57종의 성분을 동정하였으며, 성분특성별로는 alcohol류 15종, ester류 15종 aldehyde 및 ketone류 12종, acid류 7종, 기타 성분류가 8종이었다. Alcohol류에 속하는 성분들 중 n-butanol은 8종의 시료에서 유사한 농도로 검출된 반면, iso-amyl alcohol의 경우 국내산 3종의 식초시료에서 0–5.73±0.81 mg/L, 외산 3종의 식초에서는 6.14–16.21 mg/L가 검출되었다. 꾸지뽕 열매의 경우, 효모에 의한 알코올 발효액에서는 54.13 mg/L가 검출되었으나 발효식초에서는 0.07 mg/L로서 다른 식초에 비해 비교적 낮은 농도로 검출되었다. 2,3-Butanediol은 2종 입체이성체가 검출되었으며, 이 성분들은 국내 및 외산시판 식초에서보다는 꾸지뽕 열매 발효 식초에서 월등하게 많이 검출되었다. 2,3-Butanediol은 다양한 식품류에서 향미에 기여하는 성분으로서 알코올 발효 또는 초산 발효과정에서 2-hydrobutanone이 환원되어 생성되는 성분으로 발사믹 식초에는 3종의 입체이성체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Caligiani 등, 2007). β-Phenylethyl alcohol은 장미 및 꽃향기를 연상하게 하는 향기를 지닌 성분으로서 꽃이나 완숙한 과일류에 함유되어 있을 뿐 아니라 포도주, 식초와 같은 발효제품에도 비교적 높은 농도로 함유되어 있다(Charles 등, 2000; Valero 등, 2005). Alcohol류 중 p-hydroxybenzyl alcohol과 tyrosol은 오직 꾸지뽕 열매 와인과 발효식초에만 검출되었다. 이 성분들은 수증기 증류에 의해 꾸지뽕 열매에서 분리한 정유(essential oil)에도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 이미 밝혀져 있으며, 특히 p-hydroxybenzyl alcohol은 꾸지뽕 열매에 함유된 parishin 유도체들이 가공 및 열처리 과정에서 가수분해되어 생성된다(Kim, 2017; Kim 등, 2019; Li 등, 2019).
또한, aldehyde 및 ketone류로서 12종이 동정되었다. 특히 양적으로 많이 검출된 3-hydroxy-2-butanone은 포도주, 식초, 여러 가지 발효유 중에서 발견되는데, sweet buttery, creamy, milky로 표현되는 향미 특성을 지니고 있어 다양한 식품의 향미에 기여하며, 미생물에 의한 발효과정에서 pyruvic acid 2 분자가 축합 및 탈탄산 과정에서 생성된다 (Caligiani 등, 2007). 본 실험에서 국내산 식초 중에서 2종의 현미식초에서는 2 mg/L 이하로 검출된 반면, 양조식초인 BV 시료에서는 34.15±2.03 mg/L가 검출되었고 3종의 외산 발효식초에서는 23.41-44.67 mg/L가 검출되었다. 또한, 꾸지뽕 열매의 효모 발효액에서 3-hydroxy-2--butanone의 함량은 0.48±0.12 mg/L이었으나 이를 초산발효시킨 시료에서는 22.27±3.03 mg/L로 증가하였다. Aldehyde류에 속하는 furfural, 5-methylfurfural, 5-hydroxymrthylfurfural 및 2-acetoxymethylfurfural은 외산 발사믹 식초에서 많이 검출되었다. 이러한 성분들은 주로 당류의 카라멜화 반응 (caramelization)에 의해 생성되는 성분들로서 발사믹 식초의 제조과정에서 첨가된 caramel에서 기인하거나 식초의 제조과정에서 장기간의 발효 및 숙성을 거치는 동안 생성된 것으로 판단된다(Chinnici 등, 2003; Guerrero 등, 2008; Chinnici 등, 2009). 또한, carotenoid류에서 유래하는 성분으로서 양적으로는 미량이지만 β-ionone, 3-hydroxy-β-ionone 및 dihydroactinidiolide가 검출되었다. 이 성분들은 꾸지뽕 열매의 수증기 증류에 분리된 정유에서 동정되어 있으며(Yong, 2015), 꾸지뽕 열매에 함유된 carotenoid류가 알코올 발효 또는 초산발효 과정에서 분해되어 생성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Acid류에 속하는 성분들은 iso-butyric, iso-valeric 및 n-valeric acid를 포함하여 7종이 동정되었으며, iso-valeric acid, phenylacetic acid 및 p-hydroxyphenylacetic acid는 꾸지뽕 열매 알코올 발효액과 발효식초에만 함유되어 있었다.
본 실험에 사용한 8종의 시료를 GC-MS로 분석하여 동정된 성분들의 총 휘발성 성분 함량을 비교한 결과는 Fig. 6과 같다. 동정된 전체 휘발성 성분의 함량은 외산의 발사믹 식초인 OBM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꾸지뽕 열매 발효식초가 높은 편이었다. 또한, 국내산 양조식초인 BV와 외산 발사믹 식초인 ABM은 비슷하였으나 국내산 현미식초의 총 휘발성 성분 함량은 본 실험에서 사용한 시료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한편, 꾸지뽕 열매를 알코올 발효시킨 다음 이를 현미식초에서 새롭게 분리한 A. pasterianus YJ17 균주로 발효시켜 제조한 식초 및 국내, 국외 시판 6종 식초의 휘발성 성분을 분석하였을 때 꾸지뽕 열매 발효액과 식초에서만 검출된 성분들의 화학구조를 Fig. 7에 나타내었다. 특히 p-hydroxybenzyl alcohol과 p-hydroxybenzaldehyde는 생약재인 천마 근경(Gastrodia elata rhizome)의 중요 생리활성 성분으로서 항산화, 항당뇨, 함염증, 항불안, 진정효과 등 다양한 활성을 지니고 있음이 밝혀져 있다(Luo 등, 2017; Choi 등, 2018; Zhu 등, 2018). Tyrosol (p-hydroxyphenethyl alcohol)은 olive oil과 같은 일부 식품에 발견되었으며, 강한 항산화 활성 이외에도 항동맥경화, 심장보호, 항암, 신경 보호 및 호르몬대사 개선효과 같은 생리활성을 지닌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Markovic 등, 2019). 또한, phenylacetic acid와 p-hydroxyphenylacetic acid는 맥주나 포도주와 같은 발효식품에서도 발견되며 항산화 및 항균활성을 지니고 있는 알려져 있다(Piazzon 등,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