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우리나라의 사과는 2000년대 초 ‘후지’ 품종의 과도한 공급 과잉과 경제 불황으로 인하여 구조조정이 되어 재배면적이 26,163 ha(생산량 433,165톤)로 감소되었지만, 이후 재배면적이 증가하여 2017년 기준 33,601 ha(생산량 545,300톤)에 이르고 있다(Statistics Korea, 2018). 그러나 국내의 사과재배 품종들이 과거와 같이 여전히 ‘후지’ 품종에 치우쳐 있어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에서는 특정 품종 위주의 재배체계에서 벗어나 최근 변해가는 소비 트렌드에 맞추어 다양한 사과품종을 육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육성품종인 ‘홍로’와 ‘감홍’ 사과는 품질 우수성으로 국내 육성품종의 재배가 정착되는 계기가 됨에 따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에서 2014년에 ‘썸머프린스(Summer Prince, ‘쓰가루’בOBIR2T47’)’와 2010년에 ‘썸머킹(Summer King, ‘후지’ב골든데리셔스’)’ 품종이 육종되었다(Fig. 1). ‘썸머프린스’ 사과의 과실 특성으로 수확기는 7월 하순, 과중은 290 g, 당도는 12.1 °Brix, 산도는 0.54%, 경도는 3.1 kg(/∮8 mm)이고, ‘썸머킹’ 사과는 수확기가 8월 상순, 과중은 265 g, 당도는 13.9 °Brix, 산도는 0.43%, 경도는 3.7kg(/∮8 mm)으로 조생종 품종이며, 맛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Ban 등, 2014; Yoo 등, 2016). 그러나 사과 소비시장의 변화되는 트랜드에 맞추어 적색 사과 유통의 일변도에서 벗어나 이들 녹색 사과 품종의 장기간 유통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이들 품종들의 저장방법과 저장기간에 따른 과실품질 변화에 따른 연구는 없는 실정이다.
그동안 사과 과실의 수확 후 저장력 향상을 위하여 1-methylcyclopropene(1-MCP)가 이용되어 왔으며, 이는 과실내 성숙호르몬인 에틸렌의 작용을 억제하는 물질로서 과실 경도와 산 함량의 감소 및 에틸렌 발생량의 증가를 억제하여 과실의 품질을 유지하는데 우수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Blankenship과 Dole, 2003; Mattheis, 2008; Watkins, 2008; Park과 Yoon, 2012; Watkins와 Nock, 2012; Yoo 등, 2018). 그리고 국내 육성품종인 ‘홍로’와 ‘감홍’ 품종의 경우, 1-MCP 처리시 사과의 저장기간이 증가되고, 품질도 유지된다고 하였다(Jung과 Lee, 2009; Kim 등, 2018). 그러나 최근 육성된 사과품종들의 저장력과 저장한계기를 구명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국내에서 육성된 조생종 ‘썸머프린스’와 ‘썸머킹’ 사과의 저온저장과 1-MCP 처리에 따른 과실의 저장력과 저장한계기를 구명하여 사과 소비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로 제공하고자 실시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실험은 경상북도 군위군에 위치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에 재식되어 있는 ‘썸머프린스/M.9’(5년생) 나무와 경상북도 문경시 마성면 소재의 문경사과연구소에 재식되어 있는 ‘썸머킹/M.9’(6년생) 나무를 대상으로 수세가 안정된 나무에서 과실을 수확하였다. 과실의 수확일은 ‘썸머프린스’는 2018년 7월 23일에, ‘썸머킹’은 8월 6일에 실시하였고, 이들 과실을 수확후 외형적으로 건전하며 성숙정도가 고른 과실을 분류하여 실험재료로 사용하였다.
무처리구는 수확 즉시 저장고에 입고하였고, 1-MCP (SmartFresh, AgroFresh Co., Seoul, Korea) 처리구는 밀폐된 공간에서 1 μL/L의 농도로 18시간 훈증처리한 후 저장고에 입고하였다. 과실의 저장조건은 온도 0±1°C, 상대습도는 90%로 설정하였고, 저장기간은 총 6개월간 실시하였으며, 과실의 특성조사는 수확시와 저장 6개월까지 저장하며, 1개월 간격으로 총 7회 실시하였다.
과실의 경도는 직경 11 mm plunger를 장착한 rheometer (Compac-100Ⅱ, Sun Scientific Co., Tokyo, Japan)를 사용하여 과실 적도부의 과피를 제거한 다음, 과실당 3회 측정한 값을 평균하여 Newton(N)으로 나타내었다. 과실 전체를 착즙한 후, 가용성 고형물 함량은 디지털당도계(PR-201α, Atago Co., Ltd., Tokyo, Japan)를 이용하여 측정하였고, 산 함량은 전위차 적정기(DL-15, Mettler Toledo Co., Greifensee, Switzerland)를 사용하여 과즙 5 mL에 증류수 45 mL를 추가한 뒤 0.1 N NaOH로 pH 8.1까지 적정한 후 사과산으로 환산하였다. 과실의 감모율은 수확시 과중을 측정한 후, 저장기간동안 과중의 변화를 측정하여 백분율로 나타내었다. 과피 왁스 발생 정도는 무발생 0, 매우 약한 미끌거림 1, 약간 미끌거림 2, 미끌거림 3, 많이 미끌거림 4, 매우 많이 미끌거림 5로 구분하여 관능적으로 평가하였다(Dadzie 등, 1995). 그리고, 과피의 색도는 색차계(CR-210, Konica Minolta, Osaka, Japan)를 이용하여 과실의 착색이 가장 많이 진행된 양광면과 착색이 진행되지 않은 바탕면의 색도를 측정하였다. 과실특성 조사는 5개 과실을 1반복으로 하여 3반복 15개의 과실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내생 에틸렌 발생량(Internal ethylene concentration, IEC)은 1일 전에 과실을 저장고에서 꺼내어 실온(20°C)에서 과실품온을 평형시킨 후 주사기를 과실 꽃받침 부위에 삽입하여 과심에서 1 mL gas 시료를 채취한 뒤 FID(flame ionization detector)를 장착한 gas chromatograph(GC2010, Shimadzu Co., Kyoto, Japan)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분석조건은 Porapak Q(80/100 2 m, Youngin Frontier, Seoul, Korea) column을 이용하였으며, injector temperature 200°C, oven temperature 90°C, detector temperature 200°C로 설정하였고, carrier gas는 He, flow rate는 25 mL/min로 하였다. 내생 에틸렌 발생량은 5개의 과실을 1반복으로 하여 15개의 과실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수확시 과실품질 특성을 보면 Table 1과 같다. ‘썸머프린스’와 ‘썸머킹’ 사과의 평균 과중은 각각 228.2 g과 186.4 g으로 품종등록시 제시한 과중에 비하여 작았지만, 이는 나무수세와 재배적인 차이에 따른 결과로 판단된다. 그리고 ‘썸머프린스’ 과실의 경도는 77.7 N, 가용성 고형물 함량은 11.3 °Brix, 산 함량은 0.55%, IEC는 1.3 μL/L이었고, ‘썸머킹’ 과실의 경도는 77.8 N, 가용성 고형물 함량은 13.4 °Brix, 산 함량은 0.39%, IEC는 9.3 μL/L였다. 과피의 착색 정도는 전형적인 녹색과실로서 낮은 적색도(a*)와 높은 황색도(b*) 값을 나타내어 품종등록시 특성을 보였다(Table 1, Fig. 1).
저장기간 동안 과실의 경도 변화를 보면, ‘썸머프린스’ 사과의 경우 수확시 77.7 N에서 무처리 과실은 4개월 이후 감소하기 시작하여 저장 6개월 후 61.8 N으로 경도가 감소하였으나, 1-MCP 처리 과실은 저장 6개월 후에도 78.5 N으로 수확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높게 유지되었다(Fig. 2A, p<0.0001). 그리고 ‘썸머킹’ 사과의 경우 수확시 77.8 N에서 무처리 과실은 저장 1개월 후 다소 감소하고, 2개월에는 62.3 N으로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하여 저장 3개월 후부터는 60.0 N 이하로 감소하였지만, 1-MCP 처리 과실의 경우 저장 6개월 이후에도 경도가 65.1 N으로 높게 유지되었다(Fig. 2B, p<0.0001). 저장기간 동안 IEC의 변화를 보면, ‘썸머프린스’ 과실은 수확시 1.3 μL/L에서 무처리 과실의 경우 저장 1개월부터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여 저장 4개월 후에는 446.2 μL/L의 높은 IEC 발생량을 보였으나, 1-MCP 처리 과실은 저장 6개월 후에도 18.2 μL/L로 현저히 낮은 IEC 발생량을 보였다(Fig. 2C, p<0.0001). ‘썸머킹’ 사과 역시 수확시 9.3 μL/L에서 무처리 과실은 저장 1개월부터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여 저장 4개월 후에는 227.2 μL/L로 높은 IEC 발생량을 보였으나, 1-MCP 처리 과실은 저장 6개월 후에도 47.9 μL/L로 무처리 과실과 비교하여 낮은 IEC 발생량을 보였다(Fig. 2D, p<0.0001). 과피의 왁스발생 정도는 ‘썸머프린스’와 ‘썸머킹’ 사과 두 품종 모두 저장 6개월 후까지도 왁스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처리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Fig. 2E, F). Lim 등(2009)과 Yoo 등(2013)은 대표적인 국내 육성품종 사과 ‘홍로’와 ‘감홍’ 품종에 1-MCP를 처리하였을 때 과실의 경도 감소와 IEC 발생량이 현저히 억제되었고, 과실품질이 유지된다고 하였다. 본 결과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보여 두 품종 모두 1-MCP 처리에 따른 IEC 발생량이 현저히 억제됨으로써 저장기간 동안 과실의 품질이 유지되는 결과를 보였다. Veraverbeke 등(2001)과 Curry(2005)는 사과 과실의 성숙과 저장 및 유통기간 동안 과실의 품종에 따라 생성되는 왁스의 형태와 발생량 및 화학성분이 다르다고 하였으나, ‘썸머프린스’와 ‘썸머킹’ 사과의 경우 저온저장기간 동안 과피의 왁스발생 정도가 매우 낮은 품종으로 판단되었다. 그러므로 과실의 경도와 IEC 변화량을 분석한 결과, ‘썸머프린스’ 사과의 경우, 무처리 과실의 저온저장시 저장 4개월까지는 70 N의 높은 경도를, ‘썸머킹’ 사과는 저장 2개월까지 60 N 이상의 경도를 나타내어 과실의 품질이 유지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리고 IEC의 경우, ‘썸머프린스’ 과실은 저장기간이 길어질수록 IEC 발생이 많은 특성을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과실의 경도 감소 폭은 적은 품종으로 평가되었다. 반면, ‘썸머킹’ 사과는 ‘썸머프린스’ 사과에 비하여 낮은 IEC 발생량을 보였지만, 상대적으로 과실의 경도 감소 정도는 더 많이 발생되는 품종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1-MCP 처리에 따른 두 품종의 경도는 저장 6개월까지도 70 N 이상으로 높게 유지되었고, 또한 IEC 발생량도 매우 낮아 과실품질이 유지되는 결과를 보였다.
저장기간 동안 산 함량의 변화를 보면, ‘썸머프린스’ 사과는 수확시 0.55%였고, 무처리 과실은 저장 3개월까지 0.32%를 유지하였으나 저장 4개월 이후에는 0.30% 이하로 감소되었다. 반면, 1-MCP 처리 과실은 저장 4개월까지 0.33%로 유지되었고, 이후로 0.30% 이하로 감소하였다(Fig. 3A). 그리고 ‘썸머킹’ 사과는 수확시 산 함량이 0.39%에서 무처리 과실은 저장 3개월까지 0.31%를 유지하였고 이후 그 이하로 감소하였으며, 1-MCP 처리 과실은 유사한 경향을 보였지만 저장 4개월까지 0.30%를 유지하였다(Fig. 3B). 가용성 고형물 함량 변화를 보면, ‘썸머프린스’는 수확시 11.3 °Brix에서 무처리 과실은 저장 1개월 후 12.5 °Brix로 다소 증가하였으며, 저장 6개월 후에도 12.1 °Brix로 유지되었고, 1-MCP 처리 과실도 무처리 과실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Fig. 3C). 그리고 ‘썸머킹’ 사과의 가용성 고형물 함량은 무처리 과실의 경우 저장기간 동안 차이가 없었고, 1-MCP처리 과실은 다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Fig. 3D). 저장기간 동안 감모율의 변화를 보면, ‘썸머프린스’의 경우 저장 6개월 후 무처리 과실은 3.0%의 감모율을 보였으나 1-MCP 처리 과실은 2.5%로 다소 낮은 감모율을 보였다(Fig. 3E). 그러나 ‘썸머킹’ 사과의 경우 저장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감모율이 서서히 증가하였으며, 처리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Fig. 3F). Toivonen과 Lu(2005)는 사과 과실이 저장기간 동안 호흡이 진행되면서 호흡기질로서 유기산이 이용됨으로써 산 함량이 감소하며, 이때 1-MCP를 처리할 경우 에틸렌 발생량과 호흡을 억제함으로써 산 함량의 감소를 억제한다고 하였다(Rupasinghe 등, 2000). 따라서 사과 과실의 산 함량은 과실의 맛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지만, 그 산 함량 기준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 본 연구에서는 과실 품질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과실의 경도 감소와 산 함량 변화양상의 연관성을 비교해 보았을 때 ‘썸머프린스’와 ‘썸머킹’ 사과의 산 함량은 0.3%를 유지하는 것이 사과 과실의 품질을 유지하는 기준으로 제시하는 것이 타탕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리고 Weis와 Bramlage(2002)는 ‘Red Chief Delicious’, ‘McIntosh’, 그리고 ‘Red Chief Delicious’ 사과에 1-MCP를 처리하였을 때 저장기간 동안 감모율의 증가를 억제한다고 보고하였으나, Kim 등(2018)은 ‘감홍’ 사과의 경우 저장기간 동안 1-MCP 처리가 감모율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본 결과에서도 1-MCP 처리에 따른 감모율은 품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으며 이 차이는 1-MCP 처리와 함께 표피조직에 따른 차이가 함께 관여된다고 판단되었다.
수확 후 ‘썸머프린스’와 ‘썸머킹’ 과실의 저장기간 동안 착색이 가장 많이 진행된 양광면(Sunny side)과 바탕색(Background)의 변화를 보면 다음과 같다(Fig. 4). ‘썸머프린스’ 과실의 양광면은 저장기간이 경과할수록 무처리 과실의 적색도(a*)가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1-MCP 처리 과실은 적색도의 변화가 미미하였고(Fig. 4C), 저장기간이 경과할수록 1-MCP 처리 과실의 과피색의 명도(L*)와 황색도(b*)는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Fig. 4A, E). 바탕색의 변화도 1-MCP 처리 과실의 명도와 황색도가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으며, 무처리 과실의 경우 1-MCP 처리 과실과 비교하여 낮게 유지되었다(Fig. 4G, K). 그리고 ‘썸머킹’ 사과의 경우 양광면과 바탕색의 명도, 적색도 및 황색도 모두 저장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처리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Fig. 4B, D, F, H, J, L). Kang 등(2007)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조생종인 ‘쓰가루’ 사과의 성숙과 노화가 지연되었을 때 경도의 감소와 함께 적색도의 증가 역시 지연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Blankenship과 Dole(2003)은 사과에 1-MCP를 처리하였을 때 과피색의 변화를 지연시킨다고 하여 본 연구와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소비시장에서 사과 과실의 상품성 기준은 품종의 특성과 같은 외적인 변화와 함께 내적인 구성성분의 변화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과실품질에 따른 상품성에 대한 기준은 명확히 구명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본 연구결과에서 분석한 과실품질 기준인 과실의 경도, 가용성 고형물 및 산 함량, 에틸렌 발생량 등에 대한 결과를 종합해 보면, 무처리 과실의 경우 저온저장시 ‘썸머프린스’ 사과는 3개월이, ‘썸머킹’ 사과는 2개월이 저장한계기로 판단되었고, 1-MCP처리 후 저온저장시 두 품종 모두 4개월이 품종 고유의 특성이 유지되는 저장한계기로 판단이 되었다. 따라서 녹색계통의 사과인 이 두 품종의 유통한계기 설정을 통하여 품종 다양화를 위한 사과 소비시장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