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한국 전통 용기인 옹기는 예로부터 음식을 담거나 발효, 저장 용기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Chung 등, 2005). 흔히, 옹기는 독이나 항아리라고도 불리우며(Chong과 Hong, 2008), 옹기 제조 시 높은 온도로 가열되면서 옹기 기벽에 함유되있던 결정수가 빠져나가면서 기공이 생성되는데,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숨 쉬는 그릇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김치, 된장, 간장 등 발효식품을 발효 및 저장하는 용기로 널리 사용되어왔다. Jeong 등(2011)의 연구에 따르면 옹기에서 발효한 김치가 다른 용기에 비해 발효 품질과 관능적인 측면에서 훨씬 우수하다고 하였고, 김치의 항산화 및 항암 활성과 같은 기능적 측면에서도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었다고 하였다. 옹기는 나무재를 이용하여 코팅한 시유옹기와 유약을 칠하지 않은 무유옹기를 사용하여왔다. 하지만, 옹기가 가지는 무겁고 깨지기 쉬운 특성 때문에 현대에는 가볍고 편리한 플라스틱, 스테인레스, 유리병 등의 용기들이 흔히 사용되고 있다(Chung 등, 2004). 그러나 장류의 경우 발효 용기에 따라 장류 발효 중 품질 특성이나 건강 기능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Chung 등, 2006; Seo 등, 2006).
된장은 지역에 따라 제조방법에 차이는 있지만 콩을 주원료로 하는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으로 우수한 단백질 식품이다. 뿐만 아니라 된장 발효 중 생성되는 아미노산, 유리당과 같은 성분들에 의해 감칠맛을 가지게 되고, 지방산 함량이 높아 영양적으로 우수한 발효식품이다(Kwak 등, 2003). 콩에는 단백질 저해제, 사포닌, 이소플라본 등이 함유되어있고, 이들 대부분은 항암 기능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소플라본은 콩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항암, 항산화, 항염증 등의 다양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Park과 Park, 2018).
인체 유래 암세포들을 이용하여 된장의 항암효과를 측정해본 결과, 암세포의 성장률이 상당히 억제되었다(Lim, 1997; Choi 등, 1999; Lim, 1999; Park 등, 2000a). 특히 된장의 메탄올 추출물은 HT-29 암세포에서 가장 높은 암세포의 성장 억제효과를 나타내었고(Park 등, 2000), 된장의 주요 활성 화합물 중 하나인 genistein은 인체 유방암 세포, 전립선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였다(Choi 등, 1998; Choi 등, 2000). Park 등(1999)의 연구에 따르면 sacroma-180 종양 세포로 암을 유발한 BALB/c 마우스에 된장을 섭취시킨 결과, 종양의 성장 및 전이를 크게 억제하였다고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콩알 메주를 이용하여 전통 발효 식품(재래식 된장)을 각각의 서로 다른 용기에서 발효시켰을 때, 발효 지표인 pH와 산도, 총균수, 곰팡이와 효모 수, 총유산균수, 아미노태 질소, 암모니아태 질소의 변화와 항산화효과(DPPH) 및 HT-29와 HCT-116 인체 유래 암세포에서의 성장 저해 효과를 측정하여 발효기간에 따른 품질의 변화 특성 및 기능성 변화를 확인함으로써 옹기에서 발효될 때 된장의 품질과 항암 기능성 증진에 대한 특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발효 용기는 유약을 처리하지 않은 무유옹기, 유약을 처리한 시유옹기를 사용하였고, 이와 비교를 위해 옹기와 같은 용량(20 L)의 일반 용기로 자기(CRM), stainless steel 용기(STL), 유리병(GLA)을 사용하여 실험하였다. 옹기는 울산 옹기마을에서 생산한 20 L 옹기를 사용하였다. 옹기는 울산토양을 사용하여 제조되었으며, 무유옹기(OWOG)는 60%의 흙이 사용되어, 시유옹기(OWG)의 흙의 함량이 55%인데 비해 5% 정도 더 함유되어있었다. 그리고 시유옹기에 사용한 유약은 나무재(wood ash)와 홍선 토양을 물에 녹여 사용하였으며, 각각 50%:50%의 비율로 섞어 시유옹기에 바르는 유약으로 사용하였다.
된장의 제조는 Park 등(2002)의 연구에 따라 표준화된 방법을 이용하여 전통방식으로 제조하였다. 메주는 경상북도 고령군에 소재하는 알알이 식품에서 제공받은 대두(99.98%(국내산)과 황국균 0.02%)를 사용하였다. 먼저 품질 좋은 대두를 골라 세척하여 대두의 1.5배의 물(15°C)에 12시간 침지하고, 물빼기를 한 후 비커에 담아 고압멸균기(1.0–1.5 kg/cm3)에서 60분 동안 증자한 후 50°C로 냉각하였다. 냉각한 대두에 대두 무게의 0.2% Asp. oryzae를 접종하여 30°C incubator에서 48시간 발효시킨 후 40°C에서 24시간 열풍 건조하여 콩알메주를 제조하였다. 제조된 메주 33%에 소금 12%, 물 55%의 비율로 혼합하여 각각의 발효용기에 담아 37°C에서 40일간 숙성한 뒤 간장과 분리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된장 추출물은 각 용기별 된장 시료 100 g을 −80°C에서 동결건조시킨 후 파쇄하여 메탄올로 추출하였다. 메탄올(지용성과 수용성 물질까지 넓은 범위로 된장의 활성 물질을 추출할 수 있음)로 시료에 20배(w/v)의 메탄올을 첨가하여 12시간 교반을 3회 반복한 후 여과하여 회전식 진공 농축기(EYELA, Tokyo Rikakikai Co., Tokyo, Japan)로 농축하여 추출물(methanol extract)을 얻었다(Lim 등, 2004). 이들 추출물들은 동결건조 후 증류수 또는 Dimethyl sufoxide, DMSO에 희석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pH는 된장 시료를 증류수로 10배 희석하여 거즈를 사용해 여과한 뒤, 그 여과액을 pH meter(M220, Corning, Somerville, MA, USA)를 이용하여 실온에서 측정하였다. 산도는 AOAC 표준화시험법에 따라 시료를 20배 희석하여 0.1 N NaOH를 가하여 pH 8.4가 될 때까지 적정하여 소비된 0.1 N NaOH의 양(mL)으로 나타내었다(AOAC, 1990).
0.09: conversion factor
아미노태 질소는 formol 법으로 측정하였으며(AOAC, 1995), 시료를 10배 희석하여 희석한 시료액 20 mL에 중성 formalin용액 20 mL를 가한 다음, pH 8.4가 될 때까지 0.1 N NaOH로 적정하여 소비된 mL 수를 측정하여 아미노태 질소의 함량을 측정하였다.
암모니아태 질소는 시료에 증류수를 가하여 10배 희석한 후 AM505-K(Asan Pharmaceutical Co., Ltd., Seoul, Korea)에 따라 Indophenol법으로 측정하였다(AOAC, 1995).
총 세균수의 측정은 평판계수법(plate count technique)을 이용하였다. 시료를 멸균한 증류수로 10배 희석한 다음 단계별로 희석하고, 이 희석된 용액을 0.1 mL씩 취하여 plate count agar(Difco Co., Detroit, MI, USA) 배지에 접종하고, 37°C에서 48시간 배양한 후 집락수를 계수하여 총 세균수를 측정하였다(Park 등, 2000b).
곰팡이와 효모수 측정은 총균수와 동일한 방법으로 채취한 용액으로 단계별로 희석한 다음, 그 용액을 potato dextrose agar(PDA)배지(Difco Co.)종하여 25°C에서 48시간 배양한 후 집락수를 계수하였다.
유산균수는 총균수와 동일한 방법으로 채취한 용액으로 단계별로 희석한 다음, 그 용액을 sodium azide MRS (Difco Co.) 배지에 접종하여 37°C에서 48시간 배양한 후 집락수를 계수하였다. 계수한 미생물 군의 집락수는 log 값으로 표시하였다(Lee 등, 1996).
농도별로 메탄올에 용해시킨 시료 100 μL와 150 μM DPPH(1,1-diphenyl-2-picrylhydrazyl)용액 100 μL를 96-well plate에 혼합하여 30분간 실온에 방치시킨 후, 540 nm에서 분광광도계(UV/VIS Spectrophotometer, Jasco, Tokyo, Japan)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시료를 첨가하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하여 흡광도 차이를 백분율(%)로 나타내었다(Kim과 Lee, 1989).
실험에 사용한 HT-29 인체 결장암세포(HT-29 human colon carcinoma cell)는 한국세포주은행(Seoul, Korea)에서 분양받았으며, HCT-116 인체 대장암세포(HCT-116 human colorectal adenocarcinoma cell)는 American Type Culture Collection(ATCC, Rockbille, MD, USA)에서 분양받아 배양하면서 실험에 사용하였다.
세포배양을 위해 RPMI 1640, fetal bovine serum(FBS), 0.05% Trypsin-0.02% EDTA, 100 units/mL penicillin-streptomycin을 GIBCO(Grand island, NY, Forma, Marietta, OH, USA)로부터 구입하여 사용하였고, 세포배양은 5% CO2 incubator(model 311 S/N29035, Forma, Marietta, OH, USA)를 사용하였다. 배양된 암세포는 일주일에 2–3회 계대 배양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Ko 등, 2005).
배양된 암세포를 96-well plate에 well당 1.0×104 cells/mL가 되도록 180 μL씩 분주하고, 시료를 일정 농도로 20 μL를 첨가한 후 37°C, 5% CO2 배양기(model 311 S/N29035, Forma, Marietta, OH, USA)에서 72시간 배양하였다. 여기에 phosphate buffered saline(PBS)에 5 mg/mL의 농도로 제조한 MTT 용액 20 μL를 첨가하여 동일한 배양 조건에서 4시간 동안 배양하였다. 이때 생성된 formazan 결정을 DMSO에 녹여서 Wallac Victor3 1420 Multilabel Counter (Perkin-Elmer, Wellesley, MA, USA)를 사용하여 54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Bocca 등, 2004).
동일한 조건에서 준비된 암세포를 대상으로 Trizol reagent(Invitrogen Co., Carlsbad, CA, USA)을 이용하여 total RNA를 분리하였다. 분리된 RNA를 정량한 후, oligo dT primer와 AMV reverse transcriptase를 이용하여 2 μg의 RNA에서 ss cDNA로 합성하였다(Choi, 2001c).
이 cDNA를 template로 사용하여 apoptosis 및 p21 유전자 Bax(forward 5’-ATG GAC GGG TCC GGG GAC-3’, reverse 5’-TGG AAG AAG ATG GGC TGA-3’), Bcl-2 (forward 5’-CAG CTG CAC CTG ACG-3’, reverse 5’-GCT GGG TAG GTG CAT-3’), p53(forward 5’-GCT CTG ACT GTA CCA CCA TCC-3’, reverse 5’-CTC TCG GAA CAT CTC GAA GCG-3’), p21(forward 5’-CTC AGA GGA GGC GCC ATG-3’, reverse 5’-GGG CGG ATT AGG GCT TCC-3’) polymerase chain reaction(PCR) 방법으로 증폭하였다. Housekeeping 유전자는 glyceraldehyde-3-phosphate dehydrogenase(GAPDH)를 사용하였다. 각 PCR 산물들을 1% agarose gel을 이용하여 전기영동하고 ethidium bromide (EtBr, Sigma-Aldrich Co., St. Louis, MO, USA)를 이용하여 염색한 후 UV 하에서 확인하였다.
결과 및 고찰
37°C에서 발효 40일 후, 각 발효 용기별 pH 변화를 보면(Fig. 1A), 옹기에서 발효된 된장의 pH 변화는 5.67–5.73이지만 다른 용기들의 변화는 5.10–5.30를 보였다(p<0.05). 무유옹기와 시유옹기는 다른 용기들에 비하여 천천히 pH가 감소됨을 볼 수가 있었다. 각 발효 용기별 산도의 변화를 보았을 때(Fig. 1B), 발효 10일째에서 모두 비슷한 경향을 나타내지만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옹기에서 발효된 된장이 다른 용기에 비해 산도가 서서히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Chung 등(2005b)의 연구에서 옹기에 발효시킨 간장의 경우 유리병 및 플라스틱 용기의 다른 일반 용기에서 발효시킨 간장에 비해 긴 기간동안 적당한 산도를 유지한다고 하였고, Chung 등(2004a)의 연구 중 고추장의 경우에도 옹기에 보관한 경우가 김치냉장고 전용용기나 플라스틱 용기의 비해 적숙기 산도를 오랫동안 유지하였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옹기에서 된장 발효를 시키면, 장기간동안 된장을 보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도의 경우는 옹기에 보관되었을 때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Fig. 2). Chung과 Choi(2010)의 연구 결과와 같이 그 이유는 옹기의 내․외부 기공에 염분이 흡착하여 된장의 염농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유약의 유무에 따른 옹기의 염도의 차이를 보면 시유옹기보다는 기공이 큰 무유옹기에서 염도가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용기별로 발효된 된장의 아미노태 질소를 관찰하였을 때, 옹기에서 발효된 된장이 가장 높은 함량을 나타내었고, 특히, 무유옹기가 867 mg%로 유리병 764 mg%보다 약 100 mg% 정도 높게 측정되었다(Fig. 3A). Ko 등(2005)의 연구의 따르면 아미노태질소는 숙성 정도 및 보존기간 중의 품질평가 지표가 되는 성분이 되기에 아미노태질소 함량이 높은 된장은 성분 면에서도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암모니아태질소는 이상발효 또는 부패의 지표로 사용된다. 용기별 발효 40일 된장의 암모니아태질소 함량은 옹기 보관 된장이 특히 OWOG가 다른 용기에서 발효된 된장에 비해 가장 낮고 유리병 보관 된장의 암모니아태질소 함량의 증가율이 유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p<0.05) (Fig. 3B). 된장의 품질은 아미노태질소 함량과 암모니아태질소 함량으로 살펴볼 수 있는데, 아미노태질소 함량이 높고, 암모니아태질소 함량이 낮을수록 우수한 품질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옹기에서 발효된 된장이 다른 용기에서 발효된 된장보다 우수한 발효양상을 나타내었고, 특히 유약을 칠하지 않은 무유옹기가 시유옹기보다 더 된장의 품질이 높아지는 이상적인 용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숨구멍이 꽉 막힌 자기에서 발효되었을 때는 플라스틱 용기나 스테인레스 스틸용기 및 유리용기에서 발효된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37°C에서 40일간 미생물수 변화를 조사한 결과, 된장의 균수 변화는 10일 후부터 급격한 용기별 차이를 나타내었고, 40일 후 무유옹기나 시유옹기에 보관된 된장은 총균수(일반호기성균과 부패균)가 7.6–8.2 log CFU/mL 정도를 보이는 반면에, 다른 용기에서는 8.4–8.8 log CFU/mL를 관찰할 수 있어 다른 용기보다 옹기에서 된장을 발효시킬 경우 총균수가 유의적으로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Fig. 4A)(p<0.05). 총균수가 유의적으로 감소하는 것은 옹기에서 된장을 발효할 때 다른 용기에 비해 부패 미생물의 성장이 적다는 것을 보여준다. Han 등(2013)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김치 역시 옹기에서 발효시킬 경우 총균수가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는데, 이는 김치 발효가 진행되면서 호기적 조건이었던 환경이 변하여 호기성균과 부패균의 생육은 상대적으로 억제되며, 유산균의 성장은 높아졌다고 보고하였다. 된장의 경우에도 옹기 용기에서 발효한 경우 유산균을 비롯한 통성 혐기성균이나 효모와 곰팡이가 우점종으로 성장하여 상대적으로 호기성균의 성장은 억제된 것으로 사료된다. 옹기가 가지는 기공에 의한 산소 투과율 옹기별 차이는 유약의 유무에 따라 시유옹기의 총균수가 무유옹기에 비해 낮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Chung 등(2004)의 보고 결과, 발효식품을 옹기에 발효시킬 경우 기공율이 높은 옹기에서 산소투과율이 가장 높아 총균수 증가율이 줄어들었다고 하였는데, 본 연구 결과도 기공율이 좋은 옹기에서 총균수 증가율이 적었다.
한편, 곰팡이, 효모의 변화를 보면 옹기보관 된장의 경우 8.2–8.3 log CFU/mL 정도였으나, 다른 용기의 경우 6.7–6.9 log CFU/mL인 것을 보면 옹기에서 발효된 된장의 경우 발효 시간 변화에 따라 유의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을 할 수 있는데(p<0.05), 이는 옹기는 다른 용기에 비해 된장의 발효에 필요한 미생물이 잘 생육할 수 있는 보관 용기임을 알 수 있다(Fig. 4B)(p<0.05). 된장의 발효 시 총 유산균의 수는 자기(6.25 log CFU/mL), 스테인레스 스틸(6.24 log CFU/mL), 유리병 용기(6.25 log CFU/mL)에서 보다 옹기 보관 된장에서 가장 많이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무유옹기가 8.5 log CFU/mL로 시유옹기의 7.9 log CFU/mL보다 더 많은 유산균수를 나타내었다(Fig. 4C). 그러므로 옹기는 다른 용기에 비해 된장 발효 시 부패에 관여하는 일반 총균수는 감소시키고, 발효에 관여하는 곰팡이, 효모와 유산균의 성장은 증가시켜 다른 용기에 비해 된장발효에 있어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는 옹기에 김치를 보관하였을 경우, 발효했을 때 총균수의 증식은 비교적 억제되고, 유산균은 잘 증식되어 김치의 발효가 바람직하게 진행되었다는 결과와 유사하였다(Shin 등, 1998; Yoon 등, 1998). 옹기에서 발효되는 된장이 다른 용기에 비해 짠맛과 쓴맛이 적고, 된장의 구수한 맛이 높게 나타나 종합적인 평가에서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된장을 발효한 경우, 가장 맛이 우수한 용기는 무유옹기, 다음이 시유옹기의 된장이었으며, 자기와 스테인레스 스틸 그룹이 다음 순이었고, 맛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된장은 유리병 용기에서 발효된 된장이었다(data not shown).
각 용기에서 37°C에서 40일 발효한 된장의 항산화 효과를 측정한 결과(Fig. 5), 모든 용기가 control(발효 0주 차)에 비해 높은 항산화 효과를 나타내었다. 특히, 40일 동안 옹기에서 발효한 된장의 활성 산소 소거능력이 control군에 비해 약 4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일반 용기에서 40일 발효된 된장에 비해서는 약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유약의 유무에 따른 차이는 크게 없었지만, 무유옹기가 시유옹기에 비해 조금 더 우수한 결과를 나타냈다. 하지만 자기 용기에서 발효한 된장의 항산화 효과는 24% 정도로 스테인레스 스틸용기 23%, 유리병 21%인 것과 비교하여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어 발효 용기로는 부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발효기간에 따른 항산화력의 증가는 발효 중 대사산물의 생성에 의한 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결과를 보면, 옹기가 다른 용기에서 보다 유효미생물의 발효과정을 잘 일어나게 한 것으로 생각되며, 이는 용기 내 공기 투과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Jeong 등, 2011).
HT-29 인체 결장암세포와 HCT-116 인체 대장암 세포를 이용하여 옹기 및 일반용기에서 37°C에서 40일 발효한 된장의 in vitro 항암 효과를 확인한 결과를 Table 1과 Table 2에 나타내었다. 된장의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농도 의존적으로 암세포 성장 저해 효과가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 mg/mL의 농도에서 유리병의 경우, HT-29 세포에서 46%, HCT-116 세포의 경우 60%의 저해율을 나타낸 것에 비해 특히 무유옹기에서는 높은 저해율을 보였는데, HT-29의 경우 67%, HCT-116 세포의 경우 74%의 암세포 성장 저해 효과를 나타내었다. 된장의 주재료인 콩의 여러 가지 성분 중 isoflavone은 glucoside 형태인 genestin, daidzin, glycitin 등으로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 미생물에 의해 aglycon 형태인 genestein, daidzein, glycitein 등으로 전환되며, 이러한 성분들은 각각 항염증, 항산화, 항암효과를 더 증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Park 등, 2018). 특히 genestein은 in vitro에서 혈관 신생 및 암의 전이를 억제하고, 생체 내에서 종양 생성과 발암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된장에 존재하는 소수성 아미노산인 glycine, alanine, proline, valine 등은 SNUF-12, SWF-12와 같은 인체 유래 암세포에 대해 현저한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Lee, 1988).
OWOG, ‘Onggi’ without glaze; OWG, ‘8216;Onggi’ with glaze; CRM, ceramics; STL, stainless; GLA, glass.
0 day, fermentation 0 day (‘Meju’); OWOG, ‘Onggi’ without glaze; OWG, ‘Onggi’ with glaze; CRM, ceramics; STL, stainless; GLA, glass.
Bcl-2 family(Bax, Bcl-2), p21, p53 mRNA 유전자 발현을 측정하였다(Fig. 6). 이는 apoptosis(세포자살)라고 불리는 현상에 관여하는 유전자들로 암세포의 사멸과 관련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Kerr 등, 1972). Bcl-2 family는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cytochrome c의 방출을 억제할 수 있다. Bax는 proapoptotic 분자로 알려져 있으며(Korbakis와 Scorilas, 2012), Bcl-2 family의 다른 분자와 heterodimer를 형성하고, apoptosis를 유도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Oltva와 Korsmeyer, 1994). 따라서, Bax 유전자의 mRNA 발현이 증가하면 apoptosis가 촉진된다고 볼 수 있고, BcL-2 유전자의 mRNA 발현이 감소되면 apoptosis가 증가된다고 할 수 있다. 각 용기에서 발효한 된장을 암세포에 처리하였을 때, Bax의 발현을 확인해본 결과, OWOG군과 OWG군이 CRM, STL, GLS군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OWOG군은 대조군에 비해 유의적으로 크게 증가했다(p<0.05). 또한, apoptosis와 관련하여 BcL-2의 발현 역시 OWOG군과 OWG군이 대조군과 CRM, STL, GLS군에 비해 유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p<0.05). 이는 옹기에서 발효된 된장에 의한 apoptosis 유발은 Bcl-2 family가 유전자 조절을 하는 것임을 의미한다. Tumor suppressor gene으로 알려져 있는 p53은 세포 내 DNA가 손상되거나 돌연변이가 발생하였을 때 이를 정지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akin과 Jackson, 1999). 그리고 p53은 p21을 활성화시켜 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알려져 있는데(Strauss 등, 2012), p21은 세포주기상 G1기에서 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세포주기와 연관된 중요한 조절 유전자로써(Harper 등, 1993), 악성 종양세포에서 세포의 성장을 억제시킨다(Shin 등, 1996). 따라서,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두 가지 인자인 p21 및 p53의 유전자 발현을 유도하면 암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하겠다. 그러한 의미에서 p53과 p21의 발현을 보면 control인 발효 0주 차에 비해 모든 군이 증가하였지만, 옹기에서 생산된 된장들은 p21의 발현을 크게 증가시켰다. 특히 OWOG군에서 더 많이 증가된 것을 볼 수 있었다. 한편, p53 발현에서는 유리병에서 발효한 된장이 대조군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따라서 옹기에서 발효된 된장 및 다른 용기에서 발효된 된장의 암세포 성장 저해 효과는 apoptosis 유도 효과와 종양억제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의 조절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