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식초는 아주 오래전부터 음식의 맛을 내는 산미료로 사용되었으며 이외에도 의학, 상처 소독, 미용 등 다양하게 이용해 온 발효식품이다(Hwang 등, 2001; Shin과 Kang, 2012). 최근에는 노화방지, 혈당 조절, 간장 기능의 활성화와 같은 식초의 건강 기능성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원료와 발효 방식을 달리한 식초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Jang 등, 2015; Jung 등, 2018a; Oh 등, 2015). 특히 과일 식초에 대한 연구로는 주로 저장성이 떨어지는 과일을 활용하거나 발효 방식을 차별화하여 초산발효를 개선하는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었다(Kim, 1999; Lee 등, 1992). 본 실험에서 사용한 개복숭아(Prunus persica Batsch var. davidiana Max.)는 돌복숭아, 산복숭아, 약복숭아 등으로 불리며, 전국 각지의 산이나 들에서 자생하는 앵도과의 낙엽 과수이다(Jung 등, 2017a; Kim, 2004). 개복숭아는 과육의 향이 강하여 술을 만들거나 청을 담가 먹기도 하며, 과실의 크기가 작아 식용보다는 주로 약용으로 이용되었다(Cho 등, 2012; Jung 등, 2017b). 또한 『본초강목』, 『동의보감』과 같은 옛 문헌에서는 개복숭아가 혈액순환 촉진, 변비 개선, 고혈압 등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예로부터 민간요법으로 꾸준히 이용되어왔다(Ahn, 1980; Kim, 2006; Kondo 등, 2001). 복숭아의 주성분은 당분과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주석산, 사과산, 시트르산과 같은 유기산이 함유되어 있으며, 알코올류, 알데히드류 및 펙틴 등이 풍부하다(Kim 등, 2012). 복숭아 식초는 고문헌인 『임원십육지』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식초로 복숭아를 항아리 속에서 1주일간 숙성시킨 뒤 씨와 껍질을 제거하고, 2주간 추가로 숙성시키는 방법으로 제조한다. 하지만 복숭아는 정치 발효하여 식초를 제조할 경우, 발효 속도가 느리고 수율이 낮다는 문제점이 보고된 바 있다(Cho 등, 2000; Lim과 Cha, 2010). 하지만 복숭아는 정치 발효하여 식초를 제조할 경우, 발효 속도가 느리고 수율이 낮다는 문제점이 보고된 바 있다(Lim과 Cha, 2010).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조선시대 농림의학 등 생활백과서인 『임원십육지』의 ‘도초방’에 기록된 전통 복숭아 식초의 제조공정을 현대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적합한 발효 종균을 선발하고, 최적 발효조건을 확인하였다. 또한 이를 이용하여 제조한 복숭아 식초의 품질 특성을 파악하고, 더 나아가 소규모 식초 제조업체에서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기초자료를 마련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임원십육지』에 기록된 방식대로 전통 복숭아 식초(도초방)를 제조하였다. 먼저 잘 익은 복숭아를 항아리에 담고 주둥이를 밀봉하였고, 일주일 후 복숭아를 건진 후 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다시 밀봉한 뒤 2주간 발효시켜 식초를 완성하였다. 식초 제조 과정은 Fig. 1과 같으며, 발효기간(0, 7, 14, 21일)별 품질 특성(pH, 산도, 유기산)을 분석하였다.
본 실험에서는 알코올 발효능이 우수한 효모를 선발하기 위해 국립농업과학원 발효자원실에서 분리․보관 중인 효모 22주(Table 1)을 대상으로 CO2 생성량을 측정하고, sniffing test를 실시하였다. CO2 생성량을 측정하기 위해 효모를 YPD broth에 접종하여 배양(30°C, 72시간)하면서 배양액의 감소되는 무게(g)를 24시간마다 측정하였다. 또한 좋은 향을 내는 종균을 선발하기 위해 먼저 효모를 YPD broth 5 mL에 100 μL 접종하여 2일간 진탕배양하였다. 이를 YPD agar 배지에 streaking하여 30°C에서 4일간 배양한 균주와 배양하지 않은 YPD agar 배지(대조구)를 비교하여 sniffing test를 진행하고 30분 간격으로 총 3회 진행하였다.
산 생성능이 우수한 초산균을 선발하기 위해 국립농업과학원 발효자원실에서 분리하여 보관 및 기탁 중인 초산균 8종(Table 2)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였다. 산생성능 정성적 평가방법으로 초산균 액체배지(yeast extract 0.5%, glucose 0.5%, glycerin 1%, MgSO4․7H2O 0.02%, EtOH 6%, acetic acid 1%)를 시험관에 10 mL씩 분주하여, 각 초산균을 1 spot 접종 후 30°C에서 72시간 동안 160 rpm으로 진탕 배양하였다. 이어 초산균 선발용 고체배지(yeast extract 0.5%, glucose 3%, CaCO3 1%, EtOH 3%, agar 2%)에 paper disk를 올리고 초산균 배양액을 50 μL씩 분주하여 30°C에서 72시간 배양 후, 탄산칼슘(CaCO3, 1.0% v/v)이 분해되어 형성된 투명환을 디지털 캘리퍼스(M500-180M, Hando-Midyo, Germany)를 이용하여 직경을 측정하였다. 산 생성능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에탄올(6%, v/v)과 초산(1%, v/v)이 함유된 초산균 액체배지를 제조하고, 각 초산균을 접종하여 배양액을 준비하였다. 각 초산균 배양액을 이용한 종초를 제조하여 산도를 acetic acid(%)로 환산하여 측정하였다. 먼저 전배양으로 초산균 액체배지(yeast extract 0.5%, glucose 0.5%, glycerin 1%, MgSO4․7H2O 0.02%, EtOH 6%, acetic acid 1%)를 시험관에 50 mL씩 분주한 후, 각각의 초산균을 접종하여 30°C에서 72시간, 160 rpm으로 배양하였다. 이어서 산 생성능을 측정하기 위해 알코올 농도 6.24%로 제성한 막걸리 500 mL를 삼각 플라스크에 분주한 후, 전배양액 50 mL를 접종하여 30°C에서 정치 배양하였다. 산도 측정은 시료를 3일 간격으로 1 mL씩 채취한 후, 증류수 9 mL를 첨가하고 pH가 8.3이 될 때까지 중화 적정하였고, 0.1 N NaOH 용액의 적정 소비량을 구하여 아래의 방정식으로 계산하였다.
V: 0.1 N NaOH 용액의 적정 소비량(mL)
F: 0.1 N NaOH 용액의 역가
A: 0.1 N NaOH 용액 1 mL에 상당하는 유기산의 양 (초산 = 0.006)
D: 희석배수
S: 시료 채취량(mL)
식초 제조를 위한 원료인 개복숭아는 시중 마트에서 잘 익은 것을 구매하여 사용하였다. 복숭아 발효주 제조에는 앞서 선발한 효모 Saccharomyces cerevisiae YM27을 사용하였고, 식초 제조에는 초산균 Acetobacter oryzifermentans(KACC 19301)를 사용하였다. 복숭아는 압착하고 착즙한 후 22 °Brix로 농축하였고 시료와 물을 6:4 비율로 혼합하여 사용하였다.
전통방식의 복숭아 식초 제조 방식을 보완하고 현대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발효능이 우수한 균(효모, 초산균)을 선발하고, 산 생성능을 높이기 위해 주모와 종초를 만들어 2단계로 나누어 발효를 진행하였다. 발효 최적 조건을 찾기 위해 발효주를 온도별로, 식초를 온도, 초기 pH별로 나누어 발효시킨 후 품질 특성을 분석하였다. 초기 pH를 조절하기 위해서 citric acid를 첨가하였으며, 공정 개선한 식초 제조 과정은 Fig. 1과 같다.
효모(YM27)를 YPD 배지에 각각 전배양(30°C, 160 rpm, 48 h)한 후, 복숭아 농축액에 전배양한 효모 배양액을 0.5% (v/v) 접종하고 25°C에서 72시간 정치 배양하여 주모를 제조하였다. 복숭아 농축액에 주모(YM27)를 0.5%(v/v)씩 첨가하고, 온도(18°C, 25°C, 30°C)를 달리하여 발효시킨 후 발효기간(0, 3, 6, 9, 14일)에 따라 복숭아 발효주의 품질 특성(당도, 알코올, 유리당, 유기산)을 분석하였다.
초산균(A. oryzifermentans KACC 19301)을 ALM 배지에 전배양(30°C, 160 rpm, 48 hr)한 후, 알코올 농도가 8% 내외인 복숭아 발효주에 10%(v/v) 접종하고, 30°C에서 산도가 3-3.5%가 될 때까지 정치 배양하였다. 알코올 농도가 8% 내외인 복숭아 발효주의 초기 pH를 3, 4, 5가 되도록 식용 구연산을 첨가하여 조정한 후, 사전에 만든 종초를 10%(v/v)씩 넣고 온도(20°C, 30°C, 35°C)를 달리하여 발효시킨 후 발효기간(0, 3, 6, 9, 14, 21일)에 따라 복숭아 식초의 품질 특성(잔존 알코올, 산도 및 유기산, 맛센서)을 분석하였다.
당도는 굴절 당도계(Palette, Atago Co., Ltd., Tokyo, Japan)를 사용하여 실온에서 측정하였다. 알코올 농도는 시료 100 mL와 증류수 100 mL를 실험관에 넣고 소포제를 2-3방울 떨어뜨린 후, 알코올 증류기(VAP200, Gerhardt, Konigswinter, Germany)를 이용하여 증류액 80 mL를 받았다. 다음으로 증류액에 증류수를 넣어 100 mL로 정용한 다음 밀도 측정기(AT/DMA5000M, Anton Paar, Graz, Austria)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복숭아 식초의 발효기간별 pH를 확인하기 위해 식초의 여과액을 pH meter(Orion 3 star, Thermo scientific Co., Waltham, MA, USA)를 이용하여 실온에서 측정하였고, 산도는 시료 1 mL를 취하여 물을 9 mL 첨가하고 0.1 N NaOH를 이용하여 pH 8.3이 될 때까지 중화 적정하여 0.1 N NaOH 용액의 적정 소비량(mL)을 구해 acetic acid 함량(%)으로 환산하여 계산하였다.
유리당은 HPLC(Waters 2695, Waters Co., Miliford, MA, US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시료를 0.45 μm PVDF membrane filter로 여과한 것을 시험용액으로 하였고, column은 Prevail carbohyderate ES(5 μm, 4.6×250 mm)를 사용하였으며, mobile phase는 acetonitrile:water 혼합액(70:30, v/v), flow rate는 1.0 mL/min, detector는 ELSD(Waters 2424, Waters Co.)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유기산은 HPLC(LC-20A, Shimadzu Co., Kyoto, Japan)를 이용하여 post column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유기산은 시료 10 mL를 취한 후 membrane filter(0.2 μm)로 여과하여 분석에 사용하였고, 분석기기는 HPLC(LC-20A, Shimadzu Co.)를 이용하여 post column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유기산 분석용 컬럼은 TSKgel ODS-100V 5 μm(4.6×25 cm, TOSOH Co., Japan)를 사용하였다. 이동상은 8 mM 과염소산(perchloric acid, Sigma Chemical Co., St. Louis, MO, USA)을 이용하였으며, 유속은 1.0 mL/min, 컬럼오븐의 온도는 40°C로 하였다. 분리물은 반응용액 0.2 mM 브로모티몰블루(bromothymol blue, Sigma Chemical Co.), 15 mM 인산수소이소듐(Na2HPO4, Sigma Chemical Co.), 7 mM 수산화소듐과 반응한 후 UV 440 nm에서 검출하였다.
식초가 가진 맛 성분의 패턴은 5가지 맛 성분(AHS, CTS, NMS, PKS, ANS)와 2개의 reference에 관여하는 센서(SCS, CPS)와 1개의 reference electrode(Ag/AgCl)가 부착된 전자혀(ASTREE Ⅱ, Alpha MOS, Toulouse, France)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이 중 AHS는 신맛, CTS는 짠맛, NMS는 감칠맛, PKS는 단맛, ANS는 쓴맛을 감지하고, SCS와 CPS는 standard로 사용되었다. 표준물질로 단맛은 sucrose(Sigma, Chemical Co.), 쓴맛은 quinine hydrochloride dihydrate (Sigma, Chemical Co.)를 사용하였다. 각 시료는 증류수로 100배 희석하고 0.45 μm filter를 이용하여 여과하여 고형분과 분석에 영향을 주는 미세한 입자들을 제거하였다. 또한 분석 과정에서 시료 간 오염방지를 위해 다음 시료를 측정하기 전에 정제수를 이용하여 세척하였다. 시료는 전자혀 장비의 sampler에 장착한 다음 센서를 이용해 120초간 접촉하여 맛 성분을 분석하였으며, 5회간 반복 측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임원십육지』의 ‘도초방’에 기록된 방법으로 재현한 복숭아 식초의 산도와 pH 변화는 Fig. 2와 같다. 복숭아 식초의 pH는 3.59-3.93, 산도는 0.65-1.09%이며, 산도는 발효 14일차까지는 일정하게 유지되다가 21일차에는 약 0.6%로 감소하였다(Fig. 2). 유기산 분석 결과는 Table 3과 같다. Acetic acid는 14일차(473.66 mg/100 mL)까지는 증가하다가 21일차(283.32 mg/100 mL)에는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Acetobacter sp.는 초산을 재산화시킬 수 있는 TCA 회로를 가지고 있으며(Sim 등, 2001), 발효 14일차부터 acetic acid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것은 초산균이 발효에 이용할 알코올이 부족해서 acetic acid를 다시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Lactic acid는 14일차(756.86 mg/100 mL)까지 증가하다가 21일차(748.40 mg/100 mL)에는 소폭 감소하였고, Citric acid는 21일차까지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Jung 등(2018b)의 연구에 따르면 천도복숭아로 제조한 식초의 유기산 분석 결과, acetic acid가 3,242 mg/100 mL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lactic acid, succinic acid, malic acid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에 비해 본 실험에서 재현한 복숭아 식초는 lactic acid, acetic acid, citric acid 순으로 유기산 함량이 높았으며, 전체적으로 유기산 함량이 낮았다. 특히 lactic acid가 acetic acid보다 더 많이 생성된 것을 볼 때 이는 과실에 존재하는 각종 미생물을 이용하여 자연적으로 발효하는 전통적인 방법의 특성상 오염에 취약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Kim 등(2013)의 실험에 따르면 효모는 알코올 발효를 통해 포도당을 분해하여 CO2를 생성하며, 이 과정에서 효모마다 생성하는 향기 성분은 다르게 나타난다. 본 실험의 결과로 대부분의 균주는 72시간에 비해 48시간 동안 CO2 생산량이 높았다(Fig. 3). 특히 YM32는 총량이 0.16 g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YM22, YM25, YM27, YM31은 0.14 g으로 측정되었다. Lee 등(2010)의 보고에 따르면 식초의 품질 특성은 효모의 종류보다 발효 방법에 차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나, 향후 숙성 과정에서 향기 성분이나 관능적 특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하였다. 본 실험에서는 sniffing test를 통해 향이 좋은 효모를 선발하였고, 그 결과는 Table 4와 같다. YM22는 달콤한 향을 냈고, YM27에서는 포도향, YM31과 YM35는 고소한 향, YM38은 바나나향, YM39와 YM40은 과일향, YM46과 YM47은 꽃향을 냈다. 반면에 YM24와 YM26에서는 에탄올 향, YM36과 YM37은 불쾌취가 났으며, YM44는 가스 냄새가 났다. 그 후 30분, 1시간 뒤에 다시 진행한 2회차, 3회차 sniffing test에서 대부분의 균주는 특이취를 내지 않았다. 따라서 CO2 생성량이 우수하고 과일향을 내는 S. cerevisiae YM27을 식초 제조를 위한 효모로 선발하였다.
산 생성능을 정성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초산균을 탄산칼슘(CaCO3)이 첨가된 고체 배지에 배양하였다. 초산균이 생성한 초산은 탄산칼슘을 분해하는데(Asai와 Shoda, 1958), 탄산칼슘을 첨가하여 불투명해진 배지에 초산균이 자라면서 탄산칼슘이 분해되고 집락의 주위가 투명해진다. 이를 이용하여 투명환의 직경을 측정함으로써 산 생성능을 파악하였다. 실험에 이용된 8주의 초산균 중 투명환이 30 mm 이상으로 측정된 초산균은 3종(Acetobacter pasteurianus; Acetobacter oryzifermentans, SLV-7)이며, 20 mm 이상은 3종(Gluconobacter thailandicus, Komagataeibacter europaeus, Y2019-1), 10 mm 이상은 Gluconobacter oxydans로 나타났다. 또한 10 mm 이하로 측정된 균주는 Acetobacter pasteurianus A6이었다(Fig. 4). 산 생성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종초로 막걸리를 접종하여 산도의 변화를 측정하였으며, 발효 0일차에 측정된 산도인 0.66%와 발효종료 시점인 9일차의 결과를 비교함으로써 각 초산균이 나타내는 산 생성능을 확인하였다(Table 5). 산 생성능이 가장 높게 나타난 A. oryzifermentans는 9일차에 7.18%로 측정되었으며, 다음으로 SLV-7이 6.00%로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산 생성능이 가장 높은 초산균 A. oryzifermentans를 식초 제조를 위한 초산균으로 선발하였다.
온도에 따른 복숭아 발효주의 당도, 알코올 농도를 측정한 결과, 18°C에서는 9일차에 알코올 농도가 7.5%에 도달한 반면, 25°C에서는 9.1%, 30°C에서는 9.7%이었다(Fig. 5). Cho 등(2000)의 연구에서 효모와 초산균을 동시에 첨가하는 병행복발효 방법으로 21 °Brix 복숭아 과즙을 원료로 18-22°C 온도 조건에서 식초를 제조한 결과, 최대 알코올 농도가 8일차에 9.8%를 나타내었다. 이는 단행복발효를 통해 제조한 복숭아 와인의 9일차 알코올 농도와 유사하였으며, 복숭아 과즙의 초기 당도가 비슷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알코올 농도가 비슷한 것으로 판단된다. 본 실험에서 알코올 발효 온도가 25°C와 30°C일 때, 14일차에 생성된 최종 알코올의 함량은 비슷하였으나, 경제성을 고려하여 알코올 발효를 위한 최적 온도로 25°C를 설정하였다.
Park 등(2017)의 연구에 따르면 포도 발효주의 유리당 함량은 모든 처리구에서 발효 기간이 경과할수록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고, 발효 10일차에는 glucose, fructose, sucrose 대부분이 소진되어 발효가 완료되었다. 본 실험에서 복숭아 발효주의 유리당 분석 결과, glucose는 18°C에서는 3일차 이후부터 꾸준히 증가하였고, 25°C에서는 6일차까지 증가하다가 그 이후로 서서히 감소하였으며, 30°C에서는 9일차까지 증가하다가 그 이후부터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Jain 등(2011)의 연구에 따르면 S. cerevisiae는 에탄올 발효 시 sucrose의 2-3%를 glycerol로 전환한다고 보고된 것과 같이 발효 초기에는 온도처리와 관계없이 sucrose의 분해로 glucose가 점차 증가하였고, 효모에 의해 발효가 원활히 진행되는 온도인 25, 30°C에서 각각 발효 6일, 9일차에 glucose가 급격히 소모되어 glucose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리고 두 온도처리에 비해 발효가 느린 18°C에서는 발효 기간이 길어질수록 glucose 함량이 증가하였는데, 이는 sucrose 분해와 더불어 복숭아 원료에 많이 포함된 펙틴(pectin)이 분해된 것으로 생각된다(Fig. 6). Oh 등(1998)의 연구에서도 세포벽 구성성분인 펙틴질이 분해되어 중성당으로 분해되거나, 저분자화되어 수용화된다는 연구 결과와 유사하였다. 한편, fructose는 모든 실험구에서 3일차까지 증가하다가 그 이후부터는 감소하였고, sucrose는 모든 실험구에서 발효 3일 이후 거의 다 소모되었다. Rho 등(2008)의 보고에 따르면 알코올 발효에 의해 생성되는 glycerol은 포도주를 부드럽게 만들어 쓴맛이나 완화해주며, 복숭아 발효주의 glycerol 함량은 발효가 진행될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특히 25°C에서 발효시킨 복숭아주는 발효 14일차에 5,786.79 ppm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복숭아 발효주에 초산균 A. oryzifermentans(KACC19301)를 접종하고, 온도와 초기 pH를 각각 달리하여 복숭아 식초의 pH 변화(Fig. 7)와 알코올 및 산도 변화를 측정하였다(Fig. 8). 그 결과, 전체적으로 초산발효가 활발히 이루어진 시료는 산도는 증가하고 pH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초기 pH 3, 30°C 조건에서 발효된 식초는 21차에 산도가 0일차보다 6.6% 증가하여 가장 높은 산도 증가량을 보였고, 다음으로는 초기 pH 4, 20°C 조건에서 발효된 식초는 산도가 6.1%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21일차에 초기 pH 3의 20°C와 30°C 조건에서 배양한 식초의 산도는 9%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pH 조절을 하기 위해 첨가된 citric acid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초산균 A. oryzifermentans(KACC19301)은 20°C와 30°C인 온도 조건에서 초산발효가 원활히 이루어졌으며 뛰어난 온도적응성을 보여주었다. 초기 pH 4로 설정한 발효식초는 모든 온도 조건에서 초산발효가 진행되었으나 산도가 7% 이하였으며, pH 5, 20°C에서는 산도가 6% 이하로 낮게 측정되었다. Cho 등(2000)의 연구에서 병행복발효를 통해 pH 4의 복숭아 즙을 이용해 식초를 제조한 결과, 25일차에 최대 6.64%의 산도를 나타내 본 실험의 초기 pH 4의 결과와 유사하였다. 반면 초기 pH 3과 5의 35°C 처리구에서는 초산발효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초기 pH 4의 35°C 처리구에서는 0일차와 비교했을 때 21일차에 산도가 4.8% 증가한 것을 확인하였다.
유기산은 식초의 산미에 영향을 주어 식초 품질에서 매우 중요하며, 특히 초산균에 의해 생성되는 acetic acid는 식초의 주성분으로 알려져 있다(Gullo 등, 2014). 초산균 A. oryzifermentans(KACC19301)로 만든 복숭아 식초의 유기산 분석 결과, 주요 유기산은 acetic acid와 citric acid로 확인되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초산 발효가 원활하지 않은 pH 3, 5의 35°C 처리구를 제외하고 발효기간이 길어질수록 acetic acid 함량이 증가하였다. 초기 pH 4, 20°C에서 발효시킨 복숭아 식초는 14일차에 6,171.3 mg/100 mL로 가장 acetic acid 함량이 많았고, 그 다음으로 초기 pH 3, 20°C에서 발효한 식초가 5,912.5 mg/100 mL였고, pH 3, 30°C에서 발효한 식초가 5,668.4 mg/100 mL로 측정되었다. 따라서 발효 후기에 acetic acid 함량이 가장 높게 측정된, 초기 pH 4의 20°C에서 발효시키는 것이 초산균 A. oryzifermentans(KACC19301)의 초산 발효에 최적 발효 조건임을 확인하였다(Table 6). 또한 고문헌을 재현한 복숭아 식초의 최대 acetic acid 함량(473.66 mg/100 mL)과 비교했을 때, 공정 개선된 방법으로 제조한 복숭아 식초의 초산 함량(6,171.3 mg/100 mL)이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본 실험에서는 최적 발효 조건인 초기 pH 4, 20°C에서 발효시킨 복숭아 식초의 관능적인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맛 센서 분석을 실시하였다. Joo(2004)의 보고에 따르면 맛 센서는 맛과 관련된 성분을 선택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전자 장치로 관능검사 패널이 파악하기 어려운 분석물의 맛 특성까지 파악할 수 있어 식품 외에도 의료나 대기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맛 센서 분석 결과는 Fig. 9와 같다.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 신맛(AHS)과 감칠맛(NMS)은 증가하고, 단맛(PKS)과 쓴맛(ANS)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초산발효를 통해 acetic acid가 생성되어 산도가 증가하면서 신맛이 증가하고, 과실 발효 중에 생성된 유기산과 아미노산이 감칠맛을 증진시킨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