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한국인의 1인 가구당 3대 육류(소고기 · 돼지고기 · 닭고기) 소비량은 ‘농업전망 2024’에 따르면 60.6 kg으로 추정되며, 2022년 59.8 kg보다 1.3%가 증가했다고 보고되었다(Han, 2024). 또한, 육류 소비 비중은 돼지고기가 67.6%로 가장 높으며 다음으로 소고기 19.3%, 닭고기 12.2%, 오리고기 0.9% 순으로 보고되어 있다(Han, 2024). 육류는 수분, 단백질, 지방 등의 함량이 높아 도축 후 저장 시 미생물의 증식과 육류 표면부 산패와 같은 품질 열화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장기간 냉장 보관이 어렵다(Chun 등, 2016). 따라서 일반적으로 도축 후 사후강직이 지나면 냉동 저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 과정에서도 육류의 품질 저하는 계속 진행될 수 있다(Akamittath 등, 1990; Hansen 등, 2003; Miller 등, 1980). 국내 식육가공품의 원료는 냉동육 상태로 수입되며, 해동 과정을 거쳐 목적하는 가공품 제조에 사용된다(Food Information Statistics System, 2020).
해동(thawing)은 냉동육 본래의 품질을 최대한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복원시키는 과정으로(Kondratowicz 등, 2006), 육가공에서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공정이다. 해동은 식육 내의 물과 얼음의 열전도 차이로 인해 냉동 과정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품질 저하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Xie와 Li, 2012). 육류는 냉동 과정에서 얼음결정체가 형성되며 근섬유 구조를 파괴하게 되는데, 이는 해동 이후 육류의 보수력 저하를 가져와 결국 드립(drip)이 발생하게 되어 수율, 수분, 단백질, 영양학적 및 관능적 품질의 저하를 가져오게 된다(Akamittath 등, 1990; Hansen 등, 2003; Miller 등, 1980). 현재 국내 많은 육가공 산업에서 이용하고 있는 대용량 냉동육의 해동 방법은 공기 중 실온에 방치하는 방법이 널리 쓰이고 있어 해동 시간이 길고 품질 열화를 초래할 수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해동 시간을 단축하면서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해동 기술의 개발과 적용은 신선육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최종 식육가공품의 품질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Choi 등, 2017).
산업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 냉동육의 상온 해동은 장시간이 소요되며 이 과정 중에서 미생물의 증식, 지방 산화, 기타 요인에 의한 품질 저하가 일어나게 된다(Chun 등, 2016). 침수 해동, 냉장 해동 및 마이크로파 해동 방법 등도 냉동육 해동에 이용될 수 있으나, 산업적으로 대용량의 냉동육을 단시간에 처리하기에는 효율성 면에서 실온해동에 비해 큰 장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진공 텀블링 방식의 해동은 상온에서의 실온, 마이크로파, 냉장 등의 조건에서의 해동 방식보다 시간이 단축되면서도 해동육의 품질이 우수하게 유지되는 것이 확인되었다(Chun 등, 2016). 또한, 냉동육의 수분 증발 및 드립 현상으로 인한 수율 손실, 영양 손실, 표면 노화 상태, 품질 저하, 미생물 오염 및 증식 등(Kang 등, 2007) 품질 열화를 초래하는 변화를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Hong 등, 2023). 현재 해외에서도 텀블링 방식을 이용한 유사 장치가 있으나 국내 중소기업에서 값비싼 수입산 장비를 단가가 낮은 가공 제품 생산에 활용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진공 텀블링 해동 원리를 적용한 국산 장비 개발 및 이를 산업적으로 적용 가능한지의 평가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진공 텀블링 해동 원리의 우수성을 확인한 선행 연구(Hong 등, 2023)를 바탕으로 산업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국내산 대용량 임펠러-진공 텀블러(6 ton)를 고안하여, 이를 산업적으로 육가공 제품 생산에 활용 가능한지에 대한 성능 및 제품 품질 평가를 수행하여 진공 텀블러 개발 및 산업화를 위한 과학적 근거 자료를 마련하고자 수행되었다. 해동 돈육의 품질은 색도, pH, 드립 감량, 보수력, 가열 감량 등의 이화학적 특성을 평가하였으며, 이를 기존의 산업적으로 주로 이용한 자연해동법과 수입산 해동텀블러를 이용한 해동육의 특성과 비교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본 연구에서 고안한 대용량 임펠러-진공 텀블러(DVT)는 Fig. 1과 같이 구성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협진(HYUPJIN Co., LTD., Siheung, Korea)에서 제작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텀블러 내부 부피는 6 ton(6,000 L)으로 1회 최대 해동 용량이 3,000 L까지 가능하고, 진공압은 −83 kPa까지 감압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텀블링 중에 수분공급과 온도 조절을 위해 스팀을 시료량의 1-6%까지 분사하면서 해동 온도(20-40°C)를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텀블러 내부에는 임펠러에 해당하는 4개의 날개가 부착되어 있어 텀블러 회전 시 시료를 텀블러 전 · 후로 대류 혼합시키면서 전체 시료의 온도를 균일하게 만들고 시료가 낙하 충격을 받게 해서 육질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텀블러 외벽은 이중 자켓 구조로 되어 있고 자켓 내부에 온수와 냉수가 순환하면서 해동과 냉장 시 전도 열전달에 의해 텀블러 내부온도를 조절하고 유지한다. 텀블러에 시료 출입이 원활하기 위해 −24°-+25°로 범위의 각도로 기울어질 수 있고 해동 과정 중 조건에 따라 회전 속도는 0.5-5.0 rpm의 범위에서 조절이 가능하다. 텀블러 내부 시료 무게, 내부압력, 내부온도 등은 모니터링과 조절이 가능하고 수집된 데이터는 시간에 따라 저장된다.
실험에 표준품으로 사용된 1,1,3,3-tetraethoxypropane는 Sigma-Aldrich사(St. Louis, MO, USA)에서 구입하였으며, 기타 사용된 시약 및 용매는 모두 HPLC 및 ACS급 이상을 사용하였다.
냉돈 돈육은 ㈜협진(Siheung, Korea)으로부터 ㈜두리식품(Hwaseong, Korea)의 국내산 전지를 시료로 제공받았다. 냉동된 돈육 전지는 13.7 kg씩 블록형태로 포장되어 제공되었으며 -75°C 냉동고에서 보관하며 시료로 사용하였다. 냉동 돈육 시료(total 303.36 kg=13.7 kg×22 blocks)는 냉동고에서 꺼낸 후 실온(20°C)에서 탐침온도계(WPT-1, CAS Co., Yangju, Korea)를 이용하여 심부 중심온도가 −6±1°C에 도달할 때까지 방랭하였고, 방랭한 냉동 돈육 블록은 비닐 포장을 벗긴 후 사용하였다. 6 ton-scale 진공 텀블러(DVT)를 이용한 해동은 예비 실험을 통해 설정한 해동 조건(진공 압력 −60 kPa, 텀블러 재킷 온도 35°C, 회전 속도 1 rpm, 텀블러 회전 각도 10°, 스팀 분사량 5%)으로 해동하였다. 해동 장치의 해동 특성은 자연해동(NTA, 20°C, air)과 비교하였다. 해동 시간은 돈육의 중심부 온도가 −6±1°C에서 −1±1°C까지 도달하는 시점으로 설정하였다. 또한 국산 해동 장치를 이용한 해동육의 이화학적 및 조직학적 특성을 비교하기 위하여 자연해동(NTA)육과 수입산 텀블링 해동(IVT)육을 대조구 시료로 사용하였다. IVT 해동육은 A사로부터 현재 육가공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동일한 해동 용량 및 가장 유사한 조건의 수입산 진공 텀블러(Lutetia type 6, Provisur Technologies Inc., Chicago, IL, USA)를 이용하여 해동한 돈육 전지 시료를 제공받아 사용하였다. 해동이 완료된 시료는 냉장 보관하며 24시간 이내에 품질 및 조리 특성을 위한 분석을 완료하였다.
드립 감량은 냉동 돈육의 심부 중심온도가 −6±1°C일 때를 기점으로 조건별로 해동하여 −1±1°C에 도달할 때까지 돈육으로부터 손실된 드립의 양을 다음과 같은 식으로 계산하여 백분율로 나타내었다. 수율은 냉동육의 해동 전후의 무게를 측정하여 다음과 같은 식으로 계산하여 백분율로 나타내었다.
w0: Sample weight before thawing (g)
w1: Steam injection amount (g)
w2: Sample weight after thawing (g)
해동육의 pH 측정은 세절된 시료 1 g을 정확히 취하여 증류수 9 mL을 가한 후 균질화하여 pH meter(SevenEasy pH, Mettler Toledo, Schwerzenbach, Switzerland)로 측정하였다. 해동 돈육의 색도는 시료를 8등분으로 자른 후 매끈한 표면을 Minolta 색도계(CR-200, Minolta Co., Osaka, Japan)를 이용하여 5회 이상 반복하여 측정하였으며, 명도(lightness, L), 적색도(redness, a) 및 황색도(yellowness, b) 값으로 표시하였다. ΔE는 실온해동의 색도를 대조군으로 설정하여 다음과 같이 계산하였다.
L1, a1, b1: Chromaticity values of experimental group
L2, a2, b2: Chromaticity values of control group
멸균백에 시료 1 g과 멸균 생리식염수 9 mL을 가하여 stomacher(Bag mixer W400, Interscience, Saint Nom, France)로 균질화하여 추출하였다. 멸균백의 여과액은 멸균수를 이용하여 단계 희석해 추출액으로 사용하였다. 추출액 1 mL을 총균수용 건조필름과 대장균군용 건조필름(MC-Media Pad, JNC Co., Tokyo, Japan) 중앙에 접종한 뒤, incubator(HB-101, Han Baek Science Co., Bucheon, Korea)에서 37°C로 24시간 배양시켰다. 총균수와 대장균군은 배양 후 생성된 colony 수를 계수하였으며, 모든 결과는 3회 이상 반복 측정값의 평균값을 산출하고 log CFU/g으로 나타내었다.
해동육의 지방산패도는 thiobarbituric acid reactive substance (TBARS) 함량으로 분석하였다(Jo와 Ahn, 1998; Nam 등, 2017). 시료 약 2 g에 0.2% butylated hydroxy toluene(BHT) 0.3 mL과 3.86% perchrolic acid 18 mL을 가해 산화반응을 정지시키고 2분간 균질화한 후 여과(Whatman No. 1, GE Healthcare, Amersham Place, UK)하였다. 여과액 1 mL에 thiobarbituric acid(TBA) 용액을 1 mL씩 가하고 5분간 혼합한 다음 끓는 물에서 30분간 열처리한 후 냉각시켰다. 반응액은 원심분리기(MF-550, Hanil Science Industrial Co., Incheon, Korea)로 450 ×g에서 20분간 원심분리하고 상층액을 취하여 532 nm에서 microplate reader(Eon, BioTek Instruments, Winooski, VT, USA)를 이용하여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시료의 TBARS 값은 1,1,3,3-tetraethoxypropane을 표준물질로 사용하여 다음과 같은 계산식으로 malondialdehyde(MDA) mg/kg로 나타내어 표시하였다.
A: Absorbance at 532 nm of the sample
B: Absorbance at 532 nm of blank sample
D: Dilution factor
S: Sample weight (g)
단백질 변패도는 식품공전(2023)의 미량확산(Conway)법으로 휘발성 염기질소(volatile basic nitrogen, VBN)를 측정하였다. 세절된 시료 10 g에 증류수 50 mL을 가하여 shaking incubator(HB-201SF, Han-baek Scientific Co., Bucheon, Korea)로 30분간 37°C에서 100 rpm으로 추출한 뒤 여과한 시료를 추출액으로 사용하였다. Conway 용기를 기울인 뒤 내실에 0.01 N 황산 1 mL과 외실에 추출액 1 mL을 넣은 뒤 덮개에 기밀제를 바른 후 외실에 K2CO3 포화용액 1 mL을 바로 넣고 덮개를 덮어 클립으로 고정하였다. 외실의 추출액과 K2CO3 포화용액을 잘 섞은 뒤 25°C에서 1시간 반응시킨 뒤, 내실에 brunswik 시약 10 μL를 첨가하고 0.01 N NaOH로 적정하여 다음과 같은 계산식으로 휘발성 염기질소 화합물의 양을 측정하였다.
a: 0.01N NaOH factor (mL)
b: 0.01 N NaOH blank test factor (mL)
F: Factor of 0.01N NaOH
D: Dilution factor
S: Sample weight (g)
가열감량은 해동된 시료를 70°C의 항온수조(WB-20M, Jeio tech, Daejeon, Korea)에서 30분간 가열한 후 실온에서 10분간 방냉시킨 뒤 가열 전후 시료 무게 차이를 백분율로 계산하였다.
w: Weight of sample before heating (g)
wh: Weight of sample after heating (g)
보수력은 Kim 등(2013)의 방법에 따라 측정하였다. 해동된 시료 5 g을 항온수조(WB-20M, Jeio Tech)에서 70°C로 30분 가열 후, 실온에서 10분간 방냉시켰다. 시료는 20°C에서 2,000 ×g, 10분간 원심분리(MF-550, Hanil Science Industrial Co.)시킨 후 유리되어 나오는 육즙의 양을 측정하여 다음과 같이 백분율(%)로 계산하였다.
w: Sample weight before heating (g)
wg: Weight of gravy after centrifugation (g)
조직감은 Gan 등(2022)의 방법에 따라 분석하였다. TA-25 probe(5 cm diameter, 10 mm height)가 장착된 Texture analyzer (TA-XT Plus, Stable Micro System Ltd., Surrey, UK)를 사용하였다. 해동된 돈육과 해동 후 조리된 돈육을 1×1×1 cm3의 크기로 정형하여 2회 압축(7 mm 거리) 분석을 수행하였다. 조직감 분석은 각 시료마다 5회 수행하였으며, 경도(hardness, N)와 저작성(chewiness)을 구하였다. 분석조건은 pre-test speed 2.0 mm/s, post-test speed 5.0 mm/s, test speed 1.0 mm/s로 하였다.
미세구조 분석은 Hu 등(2023)의 방법에 따라 분석하였다. 해동된 시료와 조리 후 시료를 각각 0.2 M glutaraldehyde에 12시간 고정하고 sodium phosphate buffer(pH 7.2)로 15분 동안 3회 용출시켰다. 다음으로, 버퍼 용액의 잔류를 막기 위해 3차 증류수로 1시간 동안 용출시켰다. 시료는 30%, 50%, 70%, 80%, 90% 그리고 95% ethanol로 각각 15분씩 용출시킨 후 absolute ethanol로 20분 동안 2회 용출시켰다. 마지막으로 시료를 동결건조하고 ion sputter(E-1010, Hitachi, Tokyo, Japan)를 사용하여 진공하에서 Au 코팅(10 mA, 120 s)으로 각 시료를 처리하고 전압 10 kV, 배율 ×250의 조건에서 SEM (scanning electron microscope, JSM-7610F PLUS, JEOL Ltd., Tokyo, Japan)으로 관찰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본 연구에서 고안된 임펠러-진공 텀블러(DVT)를 이용한 냉동 돈육의 해동 시간은 165분이었다(Table 1). 반면, 자연해동(NTA)은 냉동육 해동에 4,200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나 진공 텀블러로 해동 시간을 약 25배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진공하에서 회전하는 텀블링 과정과 내부에 장착된 4개 임펠러의 공조 활동에 의한 물리적 충돌이 냉동육의 해동에 필요한 열전달을 빠르게 진행시켜 해동 시간을 효과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행 연구(Hong 등, 2023)에서도 진공하에서 물리적인 텀블링을 이용한 진공 텀블링 해동이 공기 중 자연해동에 비해 해동 시간이 약 9배 단축되었다고 보고하였는데, 선행 연구에 사용된 냉동육 블록은 1개당 약 200 g 크기(4×4×3 cm)인 것에 비하여 본 연구에서 사용된 냉동육은 육가공 산업에서 이용되는 13.7 kg 크기의 블록 22개(총 303.36 kg)를 사용하여 진공 텀블링 해동에 의한 해동 시간 단축 효과가 훨씬 크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Thawing methods1) | Thawing time2) (min) | Drip loss (%) | Yield (%) |
---|---|---|---|
NTA | 4,200 | 2.08 | 97.9 |
DVT | 165 | 0.85 | 104.1 |
한편, 해동에 의한 드립 감량과 수율을 조사한 결과는 Table 1과 같다. DVT는 드립 감량이 0.85%로 나타났으며 NTA는 이에 비해 약 2배 이상 높은 2.08%를 보여 자연해동이 드립 발생에 의한 손실이 크게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선행 연구인 Hong 등(2023)의 연구에서도 진공 텀블링 해동 돈육의 드립 감량이 공기 중 자연해동에 비하여 약 2.7배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Park 등(2012)도 해동 방법에 따른 돼지고기의 드립 감량은 약 2-8%이며, 다른 해동 방법에 비해 자연해동 시 드립에 의한 감량이 유의적으로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 냉동육 해동 시 발생하는 드립은 육류 근육의 미세구조 변화 또는 냉해동 과정 중 근육단백질의 변성으로 인해 수분과 결합할 수 있는 보수력이 감소함에 따라 식육 내 보유하고 있던 수분이 외부로 유출되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Hamm, 1982; Kim 등, 2013). 이러한 드립의 발생은 육류에 오염된 미생물의 영양원으로 작용하여 해동 후 미생물의 생장과 수용성 영양소들의 손실과 같은 원료육 품질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Lee와 Park, 1999) 진공 텀블링 해동 방식은 드립 발생을 최소화시켜 고품질육 생산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냉동 돈육의 해동 후 수율은 자연해동(NTA)이 97.9%였으나 진공 텀블링 해동(DVT)을 적용하는 경우 104.1%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1). DVT는 해동 과정에서 냉동육의 5%에 해당하는 스팀을 분사하는데 이때 분사된 스팀과 해동 중 발생한 드립이 진공과 텀블링의 효과로 해동육에 재흡수되어 수율이 상승한 것으로 사료된다.
해동 돈육의 pH와 색도를 측정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일반적으로 원료육의 pH는 약 7.2에서 시작하여 도축 후 글리코겐이 분해되고 젖산이 생성되면서 도축 24시간 후에는 pH가 5.4-5.8까지 점차 떨어지며(Ko와 Yang, 2001), 사후 강직기를 지나 숙성이 되면서 상승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Kim 등, 2004). 이렇게 생산된 신선육의 pH는 보통 5.5-5.8이며, pH가 8.0 이상부터 부패 단계에 접어든다고 알려져 있다(James, 1972). 식품공전에서(2023)는 식육의 부패육 판정기준을 pH 6.2-6.3이면 부패 초기로 의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DVT의 pH는 5.92±0.01으로 NTA 5.98과 IVT 6.10에 비해 가장 낮은 pH를 나타내어 신선육에 가까운 pH를 보이는 해동육을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Farouk 등(2004)에 따르면 냉동육을 해동 시 해동 시간이 길어져 근육세포에 손상을 주는 경우 세포 내 드립이 많이 발생하여 pH가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도 해동 시간이 긴 자연해동 NTA가 가장 높은 pH를 보이는 유사한 결과를 나타냈다.
조건별 해동된 돈육의 색을 밝기(lightness, L), 적색도(redness, a), 황색도(yellowness, b) 값으로 측정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신선한 돈육의 선명한 붉은색은 근육 중의 미오글로빈(myoglobin)에 기인하며 함량이 높을수록 보다 붉은색을 띤다(Hong 등, 2023). 본 연구에서는 색의 적색도(redness)를 나타내는 a값의 경우 자연해동 NTA가 가장 낮은 9.86을 나타냈으나 DVT, IVT와 같이 진공하에서 해동한 돈육의 경우 이보다 각각 유의적으로 높은 13.51과 15.55의 값을 나타냈다(p<0.05). Akamittath 등(1990) 및 Park 등(2012)은 냉동저장 및 해동에 의해 적색도가 증가한다고 보고하여 본 연구 결과와 일치하였다. 반면 Kim 등(2017)은 해동에 의해 황색도가 증가하며, 급속냉동 및 즉시 해동과 같이 산소와 접촉에 의한 미오글로빈의 변성 및 품질 손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경우 식육의 색도 변화가 적게 일어난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상대적으로 해동시간이 긴 NTA는 황색도가 6.88이었으나 해동시간이 짧은 DVT와 IVT는 각각 7.56, 2.99로 반대의 경향을 나타내어, 해동 시간이 짧은 진공 텀블링 해동육에서 황색도보다 적색도의 영향으로 전체적 색도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경향을 나타냈다. 각각의 색도 지표를 기반으로 산출되는 전체적 색도(ΔE)에서도 해동 조건에 따라 유의적인 차이를 나타냈다(p<0.05). Corekci 등(2015)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눈이 색 차이를 인식하기 위해 ΔE의 값이 3.7에 도달해야 한다고 보고했는데, 본 연구에서는 DVT의 ΔE값이 공기 중에서 장시간 노출된 자연해동(NTA)보다 약 3.72의 차이를 보여 육안으로 해동육의 색도 차이를 관찰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식육은 냉동 및 해동에 의해 육색의 적색도, 황색도의 변화에 따라 전체적인 색도에 변화를 불러오며 이러한 변화는 냉동 및 해동 조건에 따라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해동에 따른 총균수(total aerobic bacteria, TAB)와 대장균군(coliform)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3과 같다. 총균수의 경우, 실온해동 돈육에서 2.96 log CFU/g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DVT 시료에서 1.96 log CFU/g, 수입산 해동 장치 IVT 시료에서 1.19 log CFU/g으로 유의적으로 낮아졌다(p<0.05). 특히, 자연해동(NTA)의 경우 진공 텀블링 해동(DVT, IVT)에 비해 최소 1 log CFU/g 이상 높게 나타나 미생물학적인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대장균군의 경우 DVT에서는 모두 검출되지 않은데 반하여 자연해동 시료에서는 0.10 log CFU/g이 검출되어 진공 텀블링이 해동육의 미생물 생장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공 시 원료육의 초기 미생물 수는 가공 과정에서 증가할 수 있는 미생물학적 위험도와 품질 예측, 최종 제품의 살균 및 유통기한 설정에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된다(Heo 등, 2008). 진공 텀블러를 이용한 냉동육 해동은 원료육의 초기 미생물 수를 낮추고 원료육 변패를 최소화함으로써 최종 가공육제품의 품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NTA, natural thawing in the air; DVT, domestically designed-vacuum tumbler; IVT, imported vacuum tumbler.
진공 텀블링 해동 돈육의 지방산패도(TBARS)와 단백질변패도(VBN)를 측정한 결과는 Table 3과 같다. TBARS는 식육의 산패취 생성과 관련되어 있어 원료의 신선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된다(Kim과 Choi, 2007). Kim 등(2002)은 TBARS 값이 1 MDA mg/kg 이상일 때는 산패도가 높아 섭취할 수 없다고 보고하였는데, 본 연구에서 해동 돈육 3종(NTA, DVT, IVT)의 지방산패도는 0.31-0.42 MDA mg/kg의 낮은 범위를 보여 모두 섭취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진공 텀블러 해동(DVT와 IVT) 돈육의 경우 지방산패도(0.31 MDA mg/kg)가 자연해동(NTA) 돈육(0.42 MDA mg/kg) 보다 유의적으로 낮게 나타나(p<0.05), 진공 해동이 공기와의 접촉으로 지방이 산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임을 확인하였다. 한편, 휘발성 염기질소(VBN) 함량은 단백질 식품의 신선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식품공전(2023)에서는 식육의 부패육 판정기준을 20 mg%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모든 해동 돈육 시료의 VBN 값이 4.57-6.86 mg% 범위로 매우 낮았으며, 유의적인 차이를 나타내지 않아 자연해동과 진공 텀블링 해동 모두 단백질 변패가 낮은 신선한 해동육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육류의 보수력(water holding capacity, WHC)은 가열, 분쇄, 압착 등 물리적으로 외부의 힘을 작용하였을 때 식육 자체의 수분 또는 첨가된 수분을 보유하는 능력으로 가열 감량(cooking loss)과는 반비례의 관계를 보인다(Chun 등, 2016). 본 연구에서 해동 돈육의 가열 감량 및 보수력을 측정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가열 감량은 진공 텀블링(DVT, IVT) 해동육에서 0.02-0.03%로 매우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자연해동(0.44%)에 비해 약 1/20 수준이다. 이와 상응하여 해동육의 보수력은 DVT가 97.50%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IVT 96.27%, NTA 95.24%의 순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진공 텀블링 방식으로 빠르게 해동하는 것이 냉동육 조직의 파괴가 적게 일어나 수분을 보유하는 능력이 높게 유지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해동 과정에서 근육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은 이후 열처리 및 기타 가공 공정 중에서도 식육의 보수력이 높게 유지되어 우수한 품질의 육제품의 생산과 생산수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동육을 조리한 후의 조직감을 경도(hardness)와 씹힘성(chewiness)로 측정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자연해동(NTA) 후 조리한 돈육의 경도는 212.03±0.02 N, 씹힘성은 885.36± 0.80으로 진공 텀블링(DVT, IVT) 해동육에 비하여 각각 6.1배와 4.7배 이상 높았다. 이는 진공 텀블링으로 해동한 돈육의 경우 열처리 조리 후 매우 부드러운 육질을 보이는 것으로 이는 식육 내부에 수분을 보유하는 보수력이 진공 텀블링 해동에 의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 고안한 DVT는 수입산 IVT와 보수력, 가열 감량, 경도에서 유의적인 차이를 나타내지 않아 유사한 조직감의 식육을 생산할 것으로 보여진다. Wang 등(2020)은 해동육의 경도가 증가하는 것은 높은 드립 감량과 가열 감량, 근육 섬유의 수축 및 균열에 의해 발생한다고 하였으며, 이는 해동 중 체액 손실로 인해 근육 섬유의 수화에 사용할 수 있는 수분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 결과를 볼 때, 진공 텀블링 해동이 자연해동에 비해 산업적으로 낮은 가열감량과 높은 보수력을 가지는 식육을 생산할 수 있는 효과적인 해동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동 돈육과 이후 조리된 돈육의 미세구조를 SEM으로 관찰한 결과는 Fig. 2와 같다. 식육의 근섬유는 근초로 둘러싸여 있으며, 신선육은 내막 결합 조작과 근육조직이 깔끔하고 매끄럽게 배열되어 있다(Ozuna 등, 2013). Hu 등(2023)은 SEM이 해동 과정에서 시료의 조직 구조 변화를 더욱 명확하게 보여주는 결과라고 하였으며, 돈육을 해동하는 과정 중에 근육막이 파열되면 근섬유가 보이고 일부는 부러지거나 얽혀있는 상태를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자연해동(NTA) 돈육(Fig. 2A)은 근섬유가 구부러지고 얽혔으며, 근섬유 사이의 간격이 넓어져 있는 반면, 진공 텀블링(DVT, IVT) 해동 돈육(Fig. 2B와 2C)은 근섬유의 깔끔한 배열과 간격의 사이가 촘촘하고 미토콘드리아와 같은 세포 구조물들이 충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미세조직의 파괴는 식육의 보수력 감소 및 조직의 단단함과 연계되어 식육의 관능적 품질 특성 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이며 전체적으로 진공 텀블링 해동이 냉동육 해동 시 관능적 품질 특성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해동육을 열처리 조리한 후의 미세구조는, 신선육에 비해 근섬유가 열에 의해 수축으로 보다 가지런한 배열과 촘촘한 구조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2). 이는 절임한 소고기를 열풍건조 및 송풍건조한 모든 시료에서 열처리에 의한 근섬유의 결착으로 매우 조밀해진 근육구조를 관찰하였다는 Park 등(2009)의 결과와 일치한다. 한편, 진공 텀블링 해동 후 열처리된 시료의 경우(Fig. 2E와 2F) 자연해동 후 열처리된 시료(Fig. 2D)에 비해 보다 근육 조직의 변성없이 보다 촘촘한 구조를 나타내어, 해동 과정에서의 일어나는 근육의 손상은 이후 열처리 공정과 같이 후속 과정에서도 회복이 어렵고 계속 손상된 상태로 남게 되는 것으로 보여 해동과정에서의 식육 근육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 요약
본 연구에서는 육가공 산업의 필수 공정인 냉동육 해동 시 발생하는 식육의 품질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진공 텀블링 해동 방식을 적용하고자 산업용 국산 임펠러-진공 텀블러(DVT, 6 ton)를 고안하고 이를 이용하여 해동한 냉동 돈육의 품질 특성을 현재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자연해동(NTA)과 수입산 진공 텀블링 해동(IVT) 특성과 비교 분석하였다. 냉동 돈육(앞다리)의 자연해동 시간은 4,200분인데 반하여 DVT 해동은 165분이 소요되어 냉동 돈육 해동시간이 약 25배 단축되었다. 해동 시 돈육의 드립감량은 자연해동 2.08%에 비하여 DVT 해동은 0.85%로 낮아져 높은 해동 수율(99.2%)을 얻을 수 있었다. 자연 해동육에서 대장균군이 0.10±0.17 log CFU/g 수준으로 검출된데 반하여 DVT 해동육의 pH는 5.92, 총균수 1.96±0.01 log CFU/g, 대장균군 불검출로 높은 신선도를 보였다. 또한, DVT 해동육의 지방산패도(TBARS) 0.31±0.01 MDA mg/kg와 단백질변패도(VBN) 5.67±1.98 mg%를 보여 자연해동 돈육(각각 0.42±0.01 MDA mg/kg와 6.86±0.00 mg%)에 비해 지방과 단백질 변패도를 유의적으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VT 해동육의 보수력은 97.50±0.90%로 자연해동육(95.24± 0.03%)에 비해 유의적으로 높았다. 자연해동(NTA) 후 조리한 돈육은 경도 212.03±0.02 N과 씹힘성 885.36±0.80이 진공 텀블링(DVT, IVT) 해동육에 비하여 각각 6.1배와 4.7배 높게 나타나 진공 텀블링 해동이 부드러운 조직감을 갖는 식육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동육과 이를 가열조리한 돈육의 미세구조(SEM)를 관찰한 결과, 진공 텀블링 해동(DVT, IVT) 시료에서 근원섬유의 손상이 적어 섬유배열과 간격이 촘촘한 구조를 나타냈다. 본 연구에서 국내 최초로 고안한 산업용 대용량 진공텀블러는 해동 시 근육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여 보수력을 높이고, 드립감량을 감소시켜 부드러운 조직감과 함께 생산 수율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생물학적 및 이화학적 변패도를 최소화할 수 있어 고품질의 육제품 생산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본 장치는 수입산 진공텀블러와 비교해 우수한 품질의 해동육을 생산할 수 있어 본 연구자료를 이용한 국산 기술 자립화, 제품 품질 개선 및 수율 향상 등 육가공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