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누룩은 한국 전통주 제조의 핵심 원료로, 곰팡이가 생육하며 생성한 효소를 포함하는 전통적인 발효 스타터이다. 한국에서 누룩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전통적인 방식의 재래누룩은 주로 밀을 원료로 사용하여 자연 발효시킨 것이며, 입국은 찐 쌀에 Aspergillus 속 등 단일 곰팡이를 순수 배양하여 제조한다(Bae 등, 2008). 재래누룩에는 주로 Aspergillus, Rhizopus, Saccharomyces 등의 곰팡이와 효모를 비롯한 세균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amylase, protease 등의 효소를 생성하여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하며, 전분질 원료를 이용하여 당화 과정이 필요한 발효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Park과 Chung, 2014).
이러한 발효제의 사용은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코지(koji)라 불리는 발효 스타터를 사용하여 청주, 미소 등 다양한 발효 식품을 제조하며, 중국에서는 곡자(Qu)라는 발효제를 사용하여 백주와 같은 전통주를 만든다(Sakandar 등, 2020; Yamashita, 2021). 이들 국가에서는 쌀, 밀, 보리 등 다양한 곡물을 발효 스타터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각 원료의 특성을 활용하여 독특한 풍미와 품질의 주류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일부 연구들은 보리를 발효 스타터의 원료로 사용할 때의 여러 장점을 보고하고 있다. Takashita(2012)의 연구에 따르면, 일본에서 보리 코지를 사용한 shochu는 풍부한 향미 성분을 가지며, 특히 ester 화합물의 함량이 높아 과일향이 더 강하다고 보고되었다(Takashita, 2012). 또한, 보리로 제조한 코지는 높은 β-amylase 활성을 가지며, 이로 인해 당화 효율이 향상되고 알코올 수율이 증가한다고 보고되었다(Bechman 등, 2012).
누룩에서 생성되는 휘발성 향미 화합물과 이들의 전구물질은 막걸리의 향미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서, 소비자 기호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효모 발효 과정 중 알코올 발효 중 생성되는 에스터류 중 하나인 isoamyl acetate는 낮은 농도로 존재할 때 소비자 수용성이 낮게 나타났다(Kang 등, 2016; Mamede 등, 2005). 이에 반해 볶은 곡물, 누룩취, 쓴 향 등의 향미 속성과 휘발성 알코올류인 2,3-butanediol, 1-octanol, 1,1-diethoxy-3-methylbutane은 소비자 기호도와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Heo 등, 2020).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누룩의 원료 선택과 제조 방법이 최종 제품의 품질과 소비자 기호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렇듯 누룩에서 기인한 다양한 미생물들과 생성된 대사산물들이 최종 주류 제품의 품질 유지 및 향미 성분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막걸리의 향미 증진을 위한 국내의 누룩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누룩의 품질과 특성은 원료의 전처리 방법, 발효 온도 및 습도, 접종 미생물의 종류와 양 등 다양한 조건에 의해 크게 좌우되므로 보리 누룩의 잠재성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제조 조건의 최적화가 필수적이다(Hayashi 등, 2012; Takashita, 2012).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원료의 분쇄 크기와 균주 접종률을 달리 한 보리 누룩을 제조하여 품질 및 대사산물 분석을 시행하고, 이취가 적은 막걸리를 제조할 수 있는 누룩 제조 방식을 선별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누룩이 막걸리의 향미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명확히 이해하고, 최종적으로 막걸리의 품질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2. 재료 및 방법
본 연구에서 사용된 원료 보리는 2023년 재배된 흰찰쌀보리를 사용하였다. 사용 균주는 농촌진흥청 발효가공식품과에서 선발한 Aspergillus luchuensis 34-1(KACC No. 46420)을 사용하였다.
실험에 사용된 균주는 PDA(potato dextrose agar) 배지에 28°C, 5일 이상 배양하였다. 포자가 형성되면 멸균수 10 mL를 넣어 Cell spreader로 포자를 긁고, 멸균수를 회수하여 멸균솜이 끼워진 syringe에 여과하였다. 회수한 포자액 1 mL를 5% Tween 80 solution(ES food material, Gunpo, Korea) 9 mL에 현탁하고 1% methyleneblue(Sigma Aldrich., St. Louis, MO, USA) 용액 2-3방울을 가하여 hemocytometer(C-CHIP, INCYTO, Cheonan, Korea)에 떨어뜨려 현미경으로 검경해 포자수를 측정하였다.
원료는 분쇄기의 간극을 달리해 5 mm(Coarsely, 5 mm milled), 1 mm(Finely, 1 mm milled) 두 가지 분쇄크기를 설정하였다. 분쇄한 원료를 100°C에서 30분간 증자한 후 40°C로 냉각시켰다. 원료 대비 25%의 물을 가수 하여 반죽한 후 포자 회수액(108 spores/mL) 를 다양한 농도(0.1%, 1%)로 접종하였다. 종균 접종량은 선행 연구를 참고하여 설정 하였다(Baek 등, 2011; Jung 등, 2018; Kim 등, 2020) 누룩틀에 반죽된 원료 300 g을 넣어 유압 프레스로 누룩을 성형하고 4-Chamber 저온 배양기(500 UL, Vision scientific Co., Ltd, Daejeon, Korea)를 이용하여 30°C, 습도 85%를 유지하며 발효시켰다.
수분함량은 Moisture analyzer(MX-30, AND Co., Tokyo, Japan) 을 사용하여 누룩 시료 1 g을 취한 후 200°C에서 가열하여 수분 증발량을 측정하였다. 수분함량을 제외한 일반성분 분석을 위해 분쇄한 누룩 시료 5 g을 취하여 증류수 45 mL를 넣고 3시간 동안 실온에서 교반하여 10,000 rpm, 10분, 4°C 조건으로 원심분리(CR 22G, Hitachi Koki Co., Tokyo, Japan)를 사용하여 상등액을 취해 분석 시료로 사용하였다. pH는 pH meter(Orion 3 star, Thermo Fisher Scientific Inc., Waltham, MA, USA)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산도는 시료 희석액 10 mL를 pH 7.0까지 적정한 0.1 N NaOH의 소비량을 측정하였다. 아미노산도는 시료 희석액 10 mL에 0.1 N NaOH를 사용하여 pH 8.2까지 적정한 후 중성 포르말린 용액 5 mL를 가하고 다시 pH를 8.2까지 중화하는데 소비되는 0.1 N NaOH의 소비량을 측정하였다.
누룩의 효소 활성 측정은 주류 분석 키트(Kikkoman Biochemifa Co., Tokyo, Japan)를 사용하여 당화력, α-glucosidase, glucoamylase, α-amylase, carboxy peptidase 활성을 분석하였고 분광광도계(Cary 60 UV-Vis, Agilent, Santa Clara, CA, USA)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효소 활성 측정을 위한 보리 누룩 추출물 제조를 위해 시료 10 g에 0.5% NaCl이 포함된 10 mM 아세트산 완충액(pH 5.0) 50 mL를 가하고 실온에서 3시간 동안 교반하여 추출한 후 여과지(Filter paper No.2, Whatman Internantional LTD., Maidstone, England)로 여과하여 분석 시료로 사용하였다.
유기산 분석을 위한 누룩 추출물은 분쇄한 누룩 10 g에 증류수 40 mL를 넣고 3시간 동안 실온에서 잘 교반하고 10,000 rpm, 10분, 4°C에서 원심분리하여 상등액을 취한 후 0.2 μm Nylon filter(Milipore Co., Tokyo, Japan)로 여과해 분석 시료로 사용하였다. 유기산 분석 기기는 HPLC(LC-20A, Shimadzu Co., Kyoto, Japan)을 이용하였고, 분석용 컬럼은 TSKgel ODS-100V(5 μm, 4.6 mm ID×25.0 cm, Tosoh Co., Tokyo, Japan)을 사용하였다. 용매 A로 8 mM perchloric acid(Kanto chemical, Tokyo, Japan)를 이용하였고, 용매 B로 0.2 mM Bromothymol blue, 15 mM Na2HPO4, 7 mM NaOH를 이용하였으며 유속은 1.0 mL/min, column oven의 온도는 40°C로 하였다. 컬럼을 통과한 분리물은 이동상 용액 B와 반응한 후 UV detector(440nm)에서 검출하였다.
유리아미노산 분석을 위한 누룩 추출물은 유기산 분석과 동일하게 처리한 추출물 1 mL에 5% Trichloroacetic acid(Sigma Aldrich Co.)를 첨가한 다음 10,000rpm. 10분, 4°C에서 원심분리 하였다. 상등액을 취한 후 0.2 μm Nylon filter(Milipore Co.)를 사용하여 여과해 분석시료를 제조하였다. 분석 기기는 아미노산 자동분석기(L-8900, Hitachi, Ltd., Tokyo, Japan)를 사용하여 분석하였고 컬럼은 PF#2666(4.6 mm×60 mm, Hitachi, Ltd.)을 사용하였다. 컬럼 온도는 57°C, reactor 온도는 136°C로 설정하고 발색에는 ninhydrin solution(Wako pure chemical Industrial, Ltd., Osaka, Japan)을 사용하였다.
보리누룩의 일반세균수, 유산균수, 효모 및 곰팡이 수, 대장균수를 측정하기 위해 누룩 시료를 멸균 생리식염수(3M Diluent 9 mL, 3M Co. Ltd., Seoul, Korea)에 연속 희석하여 건조필름(Petrifilm TM Plate, 3M. Co. Ltd.)에 희석액 1 mL를 분주하여 사용하였다. 일반세균용(AC, aerobic bacteria count plate, 3M. Co. Ltd.). 유산균용(LAB, lactic acid bacteria count plate, 3M. Co. Ltd.), 효모곰팡이용(YM, yeast & mold count plate, 3M. Co. Ltd.), 대장균용(EC, E. coli count plate, 3M. Co. Ltd.) 필름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일반세균, 유산균, 대장균은 35°C에서 1-2일간 배양하여 나타나는 colony를 계수하였고, 효모 및 곰팡이는 28°C에서 2-3일간 배양하여 나타나는 colony를 계수하였다. 미생물 수는 시료 mL당 colony forming unit(CFU/mL)로 나타내었다.
백미(삼광쌀, 2023) 2 kg을 세척 후 2시간 물에 담그고 1시간 물을 뺐다. 이를 증자기에 넣고 1시간 증자한 후 10분간 뜸들여 고두밥을 제조하였다. 고두밥을 40°C로 식힌 후 원료 대비 150%를 가수하고, 제조 누룩 5%, 효모(라빠르장) 0.1%를 접종하였다. 균일한 발효를 위하여 매일 1회 교반하며 25°C에서 7일간 발효하고, 이후 여과해 최종적으로 막걸리를 제조하였다.
알코올 함량은 시료 100 mL를 증류하여, 증류액 80 mL에 증류수를 가해 100 mL까지 정용한 후 간이 알코올 분석기(AL-3, Riken keiki, Tokyo, Japan)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pH는 pH meter(Orion 3 star, Thermo Fisher Scientific Inc.)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총산은 측정한 산도를 citric acid 함량으로 환산하였다. 아미노산도는 시료 희석액 10 mL에 0.1 N NaOH를 사용하여 pH 8.2까지 적정한 후 중성 포르말린 용액 5 mL를 가하고 다시 pH를 8.2까지 중화하는 데 소비되는 0.1 N NaOH의 소비량을 측정하였다. 휘발산은 알코올 증류액 30 mL에 phenolpthalein(Showa chemicals Inc, Tokyo, Japan) 용액을 2-3방울 첨가한 후 0.01 N NaOH를 이용하여 pH 8.2까지 적정한 소비량을 acetic acid 함량으로 환산하였다.
막걸리의 휘발성 향기 성분 분석을 위해 원심분리한 막걸리 시료 상층액 10 mL에 methylene chloride 2 mL를 첨가하여 150 rpm으로 1시간 교반해 용매추출을 진행하였다. 추출이 끝난 methylene chloride 층을 포획한 다음 0.22 μm nylon filter로 여과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GC(GC 2010, Shimadzu Co.)를 사용하여 분석하였고 분석용 컬럼은 DB-WAX (60 m×0.25 mm ID×0.25 μm film thickness, J&W Scientific, Agilent Co.)를 사용하였으며 Flame ionization detector(FID)로 검출하였다. Column Oven의 온도는 45°C(5 min holding), 5°C/min 승온, 100°C(5 min), 10°C/min 승온, 200°C(10 min)로 프로그램하였다. 운반가스(carrier gas)는 질소를 이용하였고 유속은 22 cm/sec(linear veolcity) split ratio는 50:1로 설정하였고 주입기의 온도는 250°C, 검출기의 온도는 280°C로 하였다.
통계 분석은 XLSTAT 2021(Addinsoft, Paris, France)을 사용하여 수행되었다. 보리누룩과 막걸리의 일반성분 분석 결과는 3회 반복측정 하여 mean±SD로 나타내었고, 일원배치 분산분석(one-way ANOVA)과 Duncan’s multiple range test (p<0.05)를 이용하여 누룩 시료 간의 유의적 차이를 검증하였다. 주성분 분석(PCA)을 수행하여 휘발성 향기성분 분석에서 각 누룩 샘플의 위치를 정의하였고, 히트맵(Heatmap) 분석을 수행하여 보리누룩 대사산물 간의 관계를 시각화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보리누룩의 일반성분 분석 결과는 Table 1에 나타냈다. 누룩 제조에서 수분은 세균과 진균 모두의 군집을 변화시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곰팡이의 성장과 2차 대사산물 생성에 필수적이므로 발효 중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Bal 등, 2017; Shuyuan 등, 2022). 본 연구에서는 보리를 분쇄기 간극 1 mm로 하고 포자액을 1% 접종한 누룩(D, 1 mm 1%)이 20.35%로 가장 높은 수분함량을 보였고, 분쇄기 간극을 5 mm로 하고 포자액을 0.1% 접종한 누룩(A, 5 mm 0.1%)이 13.46%로 가장 낮은 수분함량을 보였다. 포자액 1% 접종 누룩은 17% 이상의 높은 수분함량을 보였는데, 일반적으로 포자 접종율이 증가하면 미생물의 대사활동 및 효소 생산이 활발해져 수용성 물질 증가로 수분함량이 증가한다는 결과와 일치하였다(Choi 등, 2019; Kim 등, 2018; Lee와 Park, 2020). 다만 발효가 진행되며 미생물의 대사 활동으로 인한 열 발생, 공기 중으로 수분 증발 등의 이유로 수분이 감소하는데 일반적으로 최종적인 누룩의 수분함량이 14% 이상일 경우 저장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 문제점이 있어 저장 혹은 유통 중 잡균 오염 등의 품질 저하에 대비하여 건조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Lee 등, 2009).
보리 누룩의 pH 측정 결과 D(1 mm 1%) 누룩이 4.30으로 가장 낮은 pH 값을 보였고, 분쇄기 간극을 1 mm로 하고 포자액을 0.1% 접종한 누룩(B, 1 mm 0.1%)이 5.66으로 가장 높은 값을 보였다. 아미노산도는 B(1 mm 0.1%)가 1.52 mL/10 mL로 가장 높은 값을 보여 산도와 아미노산도는 분쇄를 곱게 할수록 높은 값으로 나타났다. 곡물을 적절하게 분쇄하여 수분이 균일하게 흡수되고, 곡물 내부의 영양분이 노출되어 미생물의 영양분 접근이 용이해지며, 공기 순환이 가능하여 호기성인 곰팡이의 생장과 효소 생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어 곡물의 분쇄도는 최종 제품의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본 연구에서 분쇄를 곱게 하였을 때, 산과 아미노산 생성이 높을 것을 통해 1 mm 간극으로 제조하는 것이 미생물 생장에 더 적합한 환경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분쇄 크기와 종균 접종율에 따른 보리누룩의 효소활성 측정 결과를 Table 2에 나타냈다. 주류 발효 과정에서 누룩은 원료를 가수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공급하며, 효소에 의해 생성된 대사물질은 효모의 생장원으로 활용된다(Fujita 등, 2003). 특히 곡류를 원료로 제조하는 주류의 경우, 알코올을 생성하기 위하여 원재료의 전분을 효모가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분해하는 당화 과정이 필수적이며, 이 과정은 누룩 미생물이 생성한 효소에 의해 촉진된다(Park 등, 2022). 따라서 당화력은 주류 제조시 누룩의 사용량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본 연구에서 제조한 보리누룩의 당화력은 D(1 mm 1%) 누룩이 699.79 Unit/g으로 가장 높았고, 이는 시판 발효제의 당화력이 698.3 Unit/g인 것과 비교하였을 때도 유사하였다. 반면 A(5 mm 0.1%) 누룩은 당화력이 248.19 Unit/g으로 가장 낮았으며, 시판 발효제보다 낮게 나타났다. 원료 전분질 내의 amylose와 amylopectin의 α-1,4 결합을 가수분해하는 액화 효소인 α-amylase는 누룩별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이를 제외한 전분 분해 효소활성은 분쇄를 곱게 하고, 접종율이 높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Carboxy peptidase는 원료의 단백질을 펩타이드와 아미노산 분해에 관여하며, 이 과정에서 생성된 아미노산은 발효 미생물의 성장과 대사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사용되며, 식품의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친다(Numazawa 등, 2024; Souza 등, 2015). D(1 mm 1%) 누룩이 10,982.77 Unit/g으로 가장 높은 활성을 보였고, 역시 5 mm 분쇄 누룩이 1 mm 분쇄 누룩에 비해 낮은 활성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식품의 발효 중 입자의 크기가 작으면 표면적이 증가하여 미생물들이 영양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발효 효율이 높아지고, 발효 중 생성되는 2차 대사산물의 양이 증가한다(Adebo 등, 2022; Izumi 등, 2010). 따라서 보리누룩 제조 시 원료의 분쇄을 높여 발효 표면적을 높이는 방법을 사용하면 활발한 미생물 대사에 의해 활발한 효소 공급이 일어나 다량의 대사산물을 생성해 최종 막걸리 제품의 품질 특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보리를 5 mm 분쇄한 누룩은 1 mm로 분쇄한 누룩에 비해 보리의 배유부가 적게 드러난 상태에서 곰팡이가 보리의 단단한 세포벽을 뚫지 못해 원재료의 영양분을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A(5 mm 0.1%) 누룩의 경우, 누룩 간의 편차가 심하게 나타나 0.1%를 접종하였을 때, 접종된 곰팡이가 발효 전반에 걸쳐 우점종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발효 과정 중 외부로부터 혼입된 자연 미생물에 의해 오염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러한 오염은 발효 조건의 제어가 어려운 상황에서 더욱 심화될 수 있으며, 이는 최종 발효물의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분쇄 크기와 종균 접종율에 따른 보리누룩의 유기산 10종(citric acid, succinic acid, malic acid, lactic acid, acetic acid, tartaric acid, propionic acid, formic acid, ascorbic acid, fumaric acid)을 분석하였으며, 검출된 주요 유기산은 malic acid, lactic acid, acetic acid, citric acid, succinic acid 등 5종으로 Table 3에 나타내었다. 누룩의 발효 과정에서 다양한 유기산이 미생물의 당 대사 작용을 통해 생성되며, 이는 주류 제조 초기 투입 시 효모 이외의 균주가 번식하는 것을 억제하고 최종 제품의 향미에 큰 영향을 미친다(Bangar 등, 2022; Woo 등, 2010). 본 연구에서 제조한 보리 누룩은 분쇄 크기와 종균 접종량에 따라 유기산 함량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p<0.05). B(1 mm 0.1%) 누룩은 citric acid(939.97 mg/100 mL), malic acid(663.92 mg/100 mL), lactic acid(441.82 mg/100 mL), acetic acid(276.01 mg/100 mL) 모두에서 가장 높은 농도를 보였다. 반면 1% 접종 누룩은 전반적으로 유기산 농도가 낮았으며, 특히 D(1 mm 1%) 누룩에서 malic acid(317.54 mg/100 mL)와 acetic acid(133.86 mg/100 mL)의 농도가 가장 낮았다.
전체적으로 0.1% 접종 누룩에서 검출된 유기산 함량이 낮게 나타났으나 pH, 산도의 결과와 상이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Baek 등, 2011; He 등, 2019) isobutyric acid, butane diacid, ethylic acid, oxalic acid 등이 높게 검출되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해당 유기산들을 분석하지 않음에 따라 분석한 10종 이외의 성분이 산도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분쇄 크기와 종균 접종율에 따른 보리누룩의 유리아미노산 함량은 Fig. 1에 나타냈다. 보리누룩에서 검출된 주요 아미노산은 leucine, glutamate, alanine, tyrosine, phenylalanine 등 18종으로 나타났다. 누룩의 발효 과정에서 전분 및 단백질과 같은 고분자 물질들이 미생물이 생성한 효소에 의해 가수분해되어 당, 펩타이드 및 아미노산이 생성된다(Lin 등, 2016). 일부 아미노산은 제품의 향미 형성에 크게 기여하고, 휘발성 화합물 합성을 위한 전구체로 이용된다. 즉, 아미노산 중 aspartate와 glutamate는 감칠맛, alanine은 단맛, leucine과 isoleucine은 쓴맛 성분으로 주류에 균형 있게 함유되어 있으면 기호도를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된다(Park과 Chung, 2014). 분지형 아미노산인 valine, leucine, isoleucine은 ehrlich pathway에 따라 효모에 의해 직접 동화될 수 있으며 여기서 aldehyde, fusel alcohol 및 fusel acid와 같은 방향족 및 휘발성 화합물로 전환되어 최종 주류의 향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Hazelwood 등, 2008; Kang 등, 2014; Wong 등, 2023). 본 연구에서는 보리를 1 mm로 분쇄한 누룩에서 전반적으로 유리아미노산 함량이 높았으며, 특히 D(1 mm 1%) 누룩에서는 약한 쓴맛을 나타내는 arginine과 감칠맛을 나타내는 glutamate, 쓴맛 성분인 leucine 성분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B(1 mm 0.1%) 누룩에서는 함 황 아미노산인 cystein과 methionine이 높은 함량을 보였는데, 이 성분들은 효모에 의하여 dimethyl sulfide(DTMS)로 변하여, 다량 생성될 경우 주류에 효모/누룩취를 생성해 낼 수 있다(Choi 등, 2014; Tamaki, 1986).
보리의 분쇄 크기와 종균 접종율과 유리아미노산 함량의 상관성은 Fig. 2과 같다. 분쇄를 곱게하여 보리 입자의 크기가 작아지면 aspartate, serine, valine을 제외한 아미노산의 함량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glutamate, histidine, methionine, phenylalanine는 보리의 입자와 아미노산 함량의 반비례 경향이 크게 나타났다. 반면 종균 접종율은 proline, tyrosine, cysteine, histidine, methione을 제외한 유리아미노산에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으며, valine과 GABA를 제외한 유리아미노산은 접종량과 0.6 이상의 높은 상관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입자의 크기가 작으면 표면적이 증가하여 미생물들이 영양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발효 효율이 높아지고, 2차대사산물의 양이 증가한다(Adebo 등, 2022; Izumi 등, 2010). Papagianni 등(2006)에 따르면 균주 접종량을 늘리면, 아미노산, 유기산 등 대사산물의 생성이 증가하고, glucose, glycerol 등 당류 역시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본 연구에서도 대부분의 아미노산이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Papagianni 등, 2006). 따라서 보리 누룩 제조 시 원료의 분쇄율을 높이고 접종량을 높일 경우 누룩의 전반적인 유리아미노산 함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쇄 크기와 종균 접종율에 따른 보리누룩의 미생물 종류별 분포를 파악하기 위해 일반세균, 대장균, 유산균, 효모 수를 측정하여 Table 4에 나타내었다. 일반세균과 대장균은 1% 접종 누룩에 비해 0.1% 접종구에서 유의하게 높은 수치를 보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균주 Aspergillus luchuensis는 발효 과정 중 citric acid를 다량 생성하여 발효 과정의 pH를 낮게 유지함으로써 잡균 및 병원성 미생물의 오염을 방지하는 특성을 가진다(Yamada 등, 2016). 종균 접종율 0.1%와 1%의 pH를 비교한 결과, 0.1% 접종 누룩은 각각 5.08 및 5.66의 pH를 나타낸 반면, 1% 접종 누룩은 4.77 및 4.30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pH값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0.1% 접종 누룩에서 곰팡이의 초기 생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 발효 초기 단계에서 접종된 균주가 우점하지 못하고 접종한 균주 이외의 미생물 생육이 가능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효모 수의 경우, 두 처리구 모두에서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발효 종료 시 미생물 군집은 세균류보다 진균류가 우점해야 하므로, 1% 접종 누룩이 더 적합한 처리 조건으로 사료된다.
Sample1) | Yeast | Aerobic bacteria | Lactic acid bacteria | E. coli |
---|---|---|---|---|
A | 7.0×107b2) | 4.7×108a | ND3) | 3.3×107a |
B | 2.6×107b | 2.2×105b | ND | 5.3×107a |
C | 1.2×108a | 3.1×103c | ND | 1.6×102b |
D | 4.1×107b | 4.6×102c | 7×10a | 2.2×102b |
A, 5 mm, 0.1%; B, 1 mm, 0.1%; C, 5 mm, 1%; D, 1 mm, 1%; Barley grinding size: 5 mm, coarsely milled; 1 mm, finely milled. Inoculation rates: 0.1%, 0.1% by volume of raw materials; 1%, 1% by volume of raw materials.
보리누룩을 활용한 막걸리의 일반성분 분석 결과를 Table 5에 나타냈다. 막걸리의 pH는 발효 과정과 알코올 생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알려져 있으며(Kim 등, 2014) 발효 중 유기산, 탄산가스, 아미노산과 같은 산성 물질들의 생성이 이에 영향을 미친다(Song 등, 1997). 선행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한국 전통 막걸리의 pH 범위는 3.4에서 4.5 사이로 보고되고 있다(Jung 등, 2014; Kang 등, 2014; Park 등, 2011). 본 연구에서 C(5 mm 1%) 막걸리(pH 3.30)를 제외한 모든 막걸리 샘플의 pH값은 이 범위 내에 있었다. 또한, 총산 함량과 아미노산도의 경우 C(5 mm 1%) 막걸리에서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알코올 함량은 3.70%로 다른 막걸리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았다. 휘발산 함량 또한 777.60 mL/L로 다른 샘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값을 보였다. 막걸리에서 산도는 주류의 풍미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과도한 산도는 이상 발효를 초래하여 신맛을 유발할 수 있다(Lee 등, 2004). Liang 등(2020)의 연구에 따르면, 발효 초기 총산 함량이 빠르게 증가할 경우 알코올 생성이 억제된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Liang 등, 2020). 분석 결과, C(5 mm 1%) 막걸리에서 급격한 총산 증가로 인해 이상 발효가 진행되었고, 이로 인해 알코올 함량이 낮고 휘발산 함량이 높아져 불쾌한 향미가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사료된다.
Gas-chromatography를 활용한 막걸리의 휘발성 향기성분 분석 결과를 PCA(principle component analysis)로 분석한 결과를 Fig. 3에 나타내었다. 제조 막걸리의 주요 향기성분으로는 alcohol 7종, ester류 7종, aldehyde류 2종, acid류 2종, ketone류 1종으로 총 19종이 검출되었다. 대부분의 휘발성 향기 성분들은 1% 접종 막걸리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막걸리의 휘발성 향기성분 중 알코올류는 향미 프로필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퓨젤 알코올류는 분지쇄 아미노산인 valine, Isoleucine, leucine과 방향족 아미노산인 phenylalanine, tyrosine, tryptophan이 효모의 ehrlich 경로를 통해 동화되어 전환된다(Hazelwood 등, 2008; Kang 등, 2014).
본 연구에서 고급 알코올(isoamyl alcohol, isobutanol, 1-propanol, 1-pentanol, methionol)은 1% 접종 막걸리(C, 5 mm 1%; D, 1 mm 1%)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과일, 알코올 향을 가진 1-propanol과 단 향을 가진 isobutanol이 D(1 mm 1%) 막걸리와 상관관계를 가진 반면에, 발효 향, 곰팡이 향을 나타내며 발효 주류에 과한 농도로 존재할 시 감각적으로 부정적인 향을 형성(Mateo 등, 2001)하는 isoamyl alcohol은 1% 접종 막걸리와 더 관련이 있었다. 또한, 맥주와 와인의 이취 원인 물질이고(Seow 등, 2010), 세균과 효모에 의한 메티오닌 대사로부터 생성되는 methionol과 날카로운 곰팡이 향을 가진 1-Pentanol 역시 C(5 mm 1%) 막걸리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Che 등, 2020).
막걸리에서 바나나, 과일향의 대표적인 성분인 isoamyl acetate는 D(1 mm 1%) 막걸리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 반면에, 알코올과 lactic acid의 에스터화 반응으로 형성되는 휘발성 화합물인 ethyl lactate는(Ren 등, 2020) A(5 mm 0.1%) 막걸리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Isovaleric acid는 분지형 아미노산인 leucine이 대사 과정에서 탈 아미노화와 탈탄산화 반응을 거쳐 생성되는 주요 휘발성 화합물으로, 이 과정은 주로 유산균 등 세균에 의해 촉진된다(Thierry 등, 2004). 발효취, 치즈, 썩은냄새 등 불쾌한 향을 나타내는 Isovaleric acid는 C(5 mm 1%) 막걸리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썩은 버터, 치즈 향을 유발하여 막걸리의 품질을 저하시키는 butyric acid 역시 C(5 mm 1%) 막걸리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Acetoin은 발효 과정 중 효모 또는 유산균과 같은 미생물이 Citric acid와 피루브산을 대사하여 생성된다(Axelsson, 2004; Muyanja 등, 2003). Acetoin은 맥주의 간접적인 이취 물질로, acetoin 생성 경로의 부산물인 diacetyl 버터 향을 형성하며 과하게 함유되어 있을 경우 주류의 향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Elena 등, 2006; Romano와 Suzzi, 1996). 이 성분은 D(1 mm 1%)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4. 요약
본 연구에서는 보리 원료의 분쇄 크기와 종균 접종량을 달리하여 누룩을 제조하고, 그에 따른 품질 및 대사산물 변화를 분석하였다. 또한, 보리 누룩을 활용하여 제조한 막걸리의 향기성분을 분석함으로써 이취가 적고 품질이 우수한 막걸리를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누룩 조건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1 mm 분쇄 크기와 종균을 1% 접종한 누룩에서 높은 수분 함량, 산도 및 아미노산도가 관찰되었으며, 당화력과 carboxy peptidase 활성이 활발하여 원료 전분 및 단백질의 분해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1% 접종 누룩에서는 일반세균 수가 낮아 잡균 오염이 적게 발생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막걸리의 경우, D(1 mm 1%) 누룩을 사용하여 제조한 막걸리에서 isoamyl acetate와 isobutanol과 같은 긍정적인 향미 성분이 다량 검출된 반면, C(5 mm 1%) 누룩을 사용한 막걸리에서는 isovaleric acid와 butyric acid와 같은 불쾌한 향미 성분이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본 연구의 결론적으로, 보리 원료의 분쇄 크기를 곱게 조절하고(1 mm), 종균 접종량을 높게 설정하는(1%) 조건이 누룩의 효소 활성 및 대사산물 생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최종적으로 우수한 품질과 향미를 갖춘 막걸리를 제조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주류 제조 과정에서 원료 처리 및 발효 조건을 최적화 하는 데 있어 중요한 방향을 제공하며, 향후 현장 실용화 과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