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다양한 생리활성을 가지고 있는 천연물 소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중 과실류는 맛과 향은 물론 폴리페놀, 안토시아닌, 비타민 C, 토코페놀, 카로티노이드 등이 함유되어 있으며, 항산화성 등의 우수한 기능성에 대해 보고되고 있다(1,2).
아로니아는 블랙 초크베리(black chokeberry)라고도 하며, 장미과에 속하는 베리류로 북부 아메리카 지역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 또, 시아니딘계열의 안토시아닌, 카테킨, 탄닌, 클로르겐산, 베타카로틴 등의 생리활성물질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다른 베리류들과 비교하였을 때 상대적으로 높은 항산화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5). 아로니아는 토양 적응성이 우수 하여 농촌 소득 향상에 높은 영향을 끼쳐 재배열기가 고조되고 있다(6), 최근 재배 면적이 급증하고는 있으며, 충북 단양, 전북 고창 등이 아로니아 주산지로 주목 받고 있다. 재배되는 주요 품종으로는 ‘Viking’, ‘Nero’, ‘Mckenzie’ 등이며(1,7,8), 전국 주요 재배지의 생산량을 비교했을 때, 바이킹이 54%(656.1 ha), 네로 24%(359.6 ha) 등을 나타내어(7) ‘Viking’ 품종은 국내 재배면적에서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과수는 재배지역에 따라 같은 품종이지만 재배기간 동안 기온, 강우, 일조 등 재배환경으로 인하여 생육시기, 수체 생육 및 과실특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9) 아로니아 또한 기후 특성과 재배 지역에 따라 품질 특성에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아로니아의 품질 특성에 대한 연구로는 아로니아 품종에 관한 연구(10), 아로니아 생육특성 및 아로니아 항산화활성 효과(1,11-13), 충청도에서 재배되는 아로니아 ‘Nero’를 대상으로 재배 환경에 따른 과실 특성 조사(14) 등의 연구가 수행되어 왔지만, 재배환경이 크게 다른 전국에 걸친 아로니아의 품질특성을 비교 분석한 논문은 미비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내 재배 지역에 따른 아로니아의 원료 특성을 알아보고자 아로니아 주산지인 5개 지역에서 수확된 아로니아 ‘Viking’ 품종을 사용하여 품질 특성을 조사하여 보고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본 실험에 사용한 아로니아 ‘Viking’ 품종은 2016년 충청북도 단양군, 경상남도 거창군, 전라남도 강진군, 전라북도 고창군, 인천광역시 강화군에서 생산된 시료를 -20℃에서 동결 저장하여 시험재료로 사용하였다. 실험에 사용한 시료는 아로니아를 압착하고 나온 원료의 즙을 면포(40-60 mesh)로 1차 여과한 후 4℃에서 12,000 ×g, 15분간 원심분리(High-speed refrigerated centrifuge, Hitachi Ltd., Tokyo, Japan)를 하여 분석용 시료로 사용하였다.
pH는 pH meter(Orion 3 star, Thermo Fisher Scientific Inc., Waltham, MA, USA)를 이용하여 측정하였고, 총산 함량은 시료 10 mL를 0.1 N NaOH 용액으로 pH 8.2까지 적정한 다음, 주석산(tartaric acid)의 양으로 환산하여 산출하였다. 가용성 고형분 함량은 굴절당도계(Palette, Atago Co., Ltd., Tokyo, Japan)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적색도, 총 안토시아닌 및 총 폴리페놀 함량 측정은 원액을 증류수로 5배 희석하여 사용하였다. 적색도는 희석액을 2 mm 석영 cell에 담아 분광광도계(JP/UV-2450 spectrophotometer, Shimadzu, Tokyo, Japan) 520 nm에서 흡광도로 측정하였다. 총 안토시아닌 및 총 폴리페놀은 희석액 1 mL에 0.2 M sodium acetate(pH 1.0) 9 mL를 넣어 혼합하고, 2 mm 석영 cell에 담아 분광광도계를 사용하여 총 안토시아닌은 520 nm, 총 폴리페놀은 28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총 안토시아닌은 malvidin-3-glucoside 표준용액 검량선으로, 총 폴리페놀은 gallic acid 표준용액 검량선으로 환산하여 나타내었다.
탄닌 함량은 Folin-Ciocalteu 방법에 따라 원료의 폴리페놀 화합물에 의해 Folin-Ciocalteau’s reagent이 환원되어 청색으로 발색하는 원리로 측정하였다. 원액 1 mL에 증류수 60 mL를 가하고, Folin-Ciocalteu(Sigma-Aldrich Co., St. Louis, MO, USA) 시약 5 mL를 가하여 반응시키며, 15% Na2CO3 15 mL를 첨가한 후 증류수로 100 mL 정용하였다. 2시간 동안 상온에서 방치한 후 765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고, 탄닌산(tannic acid) 표준용액 검량선으로 환산하여 나타내었다.
유기산 분석은 HPLC(LC-20A, Shimadzu Co., Kyoto, Japan)를 이용하였으며 post column방법으로 분석하였다(15). 유기산 분석용 column은 TSKgel ODS-100V(4.6 mm×250.0 mm)로 분석하였다. 이동상은 0.1% phosphoric acid(Sigma-Aldrich Co.) 이며, 0.2 mM bromothymol blue(Sigma Chemical Co.)와 30 mM Na2HPO4(Sigma-Aldrich Co.)로 반응시킨 후 UV 440 nm에서 검출하였다. Flow rate는 이동상 0.5 mL/min, 반응용액 1 mL/min이며, column oven의 온도는 40℃로 하였다. 시료는 4℃에서 12,000 ×g, 15분간 원심분리(CR 22G, Hitachi Koki Co., Tokyo, Japan)하여 상등액을 회수한 다음 여과지(0.2 um, Millipore Ltd., Carrigtwohill, Cork, Ireland)로 여과 후에 사용하였다.
2014-2016년 7-9월 기간 동안의 지역별 기상 요인은 각 지역 또는 인접한 지역의 기상청표준관측소에서 자동기상관측장치(AWS)로 수집된 기상자료(www.kma.go.kr)를 이용하여 아로니아의 성숙시기인 7월에서 9월까지 3개월간에 의하여 3년간의 평균 기온, 평균 강수량, 일조시간을 분석하였다(Fig. 1).
결과 및 고찰
재배지역별 아로니아 ‘Viking’의 과실특성을 분석한 결과(Table 1), pH는 3.86-4.06으로 유의적 차이가 있었으며, 고창의 pH가 가장 높았고 거창이 가장 낮았다. 총산은 0.52-0.66%로 유의적 차이가 있었으며, 강화가 0.66%로 5개 지역 중 가장 높은 함량을 보였고 거창은 0.52%로 낮은 함량을 가지고 있었다. 가용성고형분은 단양-거창과 강화-고창이 각각 유의적 차이가 없었고, 단양-거창은 낮은 가용성고형분 함량을(11.37-11.43 °Brix), 강화-고창은 높은 함량(14.57 °Brix)을 나타내었다. Ahn(13)의 연구에서는 Nero와 Viking 품종의 가용성고형분 함량은 각각 17.6, 15.9 °Brix로 Nero품종이 Viking보다 높은 당도를 나타내었다고 보고하였고, Jeppsson(16)은 2000년대에는 15.8-18.3 °Brix로 나타내었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 재배 지역에 따라 총산, 가용성고형분 함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재배지역별 아로니아 ‘Viking’의 적색도, 총 안토시아닌, 총 폴리페놀, 탄닌의 함량은 Table 2와 같다. 적색도는 강화, 단양, 거창, 강진, 고창 순으로 각각 1.82, 1.81, 1.71, 1.70, 1.60으로 나타났으며 유의적 차이가 있었다(p<0.05). 각 산지의 색도를 측정해 본 결과 대체적으로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게 측정된 시료에서 적색도 함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강화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경도가 높은 순으로 진한 색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Noh 등(17)은 캠벨얼리 포도로 만든 와인의 적색도는 0.52-0.69로 보고하였는데 본 아로니아 과실에서는 2.3-3.5배로 더 높은 특성을 나타내었다. 이는 와인을 만들 때 와인의 색도는 품질을 결정짓는 요소 중의 하나로 와인의 선호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보고에 따르면(18), 아로니아의 짙은 자줏빛 색소는 와인에서도 그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19). 한국와인 생산에서 국내산 포도 원료의 안토시아닌 함량이 낮아 향후 아로니아 와인과 블랜딩 하여 높은 색도를 유지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안토시아닌은 pH에 따라 색소가 바뀌는 식물성 색소로, 아로니아에 함유되어 있는 안토시아닌은 주로 cyanidin-3-galactoside, cyanidin-3-glucoside, cyanidin-3-arabinoside, cyanidin-3-xyloside 등과 결합된 배당체의 형태로 존재한다고 보고된바 있다(20). 안토시아닌은 비만, 당뇨, 심장질환, 식물의 노화 억제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21). 총 안토시아닌 함량은 1,434-1,293 mg/L로 강화-단양과 거창-강진이 각각 유의적 차이가 없었고, 단양이 1,434 mg/L로 가장 높았으며 강진이 1,293 mg/L로 가장 낮았다.
Won(14)의 연구에서는 충청지역의 ‘Nero’ 품종을 재배지별로 총 안토시아닌 함량을 측정했을 때, 단양이 949.7 mg/kg으로 가장 높았고, 옥천과 금산은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으며, 영동이 440.5 mg/kg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와 비교했을 때 낮은 함량을 나타났는데 이는 지역과 품종의 차이로 인해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분석한 지역이 다르지만 공통된 지역인 단양에서 안토시아닌의 합성이 촉진되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또한 Jeong 등(10), Wangensteen 등(21)의 연구에서 안토시아닌 함량은 각각 235.24 mg%, 447 mg%로, Park(22)의 연구에서는 252.82-395.10 mg/100 g으로 본 연구에서보다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아로니아 재배 원산지, 품종, 환경, 시기 등에 따라 안토시아닌 함량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Spayd 등(23)의 연구에서는 일조량이 증가할수록 포도의 안토시아닌 함량이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
총 폴리페놀 함량은 거창, 고창이 각각 2,178.79 mg/L, 2,163.29 mg/L로 가장 높았고, 강화 2,082.33 mg/L, 단양 1,963.98 mg/L, 강진 1,954.99 mg/L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유의적 차이가 있었다. 탄닌 함량은 거창이 3,181 mg/L로 가장 높았고, 강화, 단양은 유의적 차이가 없었으며 강진이 2,178 mg/L로 가장 낮았다. 폴리페놀화합물의 종류는 4,000-7,000종이며 대사산물로는 페놀산(phenolic acids; benzoic acids 및 그 유도체, cinnamic acids 및 그 유도체), 플라보노이드(flavonoids), 탄닌(tannin) 등으로 대별된다(24). 주로, 아로니아에는 phenolic acid, quercetin 유도체 등 다양한 폴리페놀 화합물로 구성되어있고(25), 특히, 폴리페놀은 항산화 활성에 큰 기여를 한다고 보고되고 있다(26). Jeong(27)의 연구에서는 아로니아의 품종 별 총 폴리페놀의 함량을 분석한 결과 ‘Nero’ 품종은 393.73 mg%, ‘Viking’ 품종은 510.60 mg%를 나타내어 바이킹 품종이 더 높은 함량을 나타내었고, 본 연구와 비교했을 때 더 높은 함량을 나타내었다. 이는 아로니아의 품종, 원산지, 재배지, 수확시기 등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또한 Jeong(27) 연구의 시료는 농축된 동결건조 분말을 이용한 것으로 시료 추출 시 추출방법과 시간 등 전처리 과정에 따른 차이에 따라 함량이 다른 것으로 생각된다(29). 총 폴리페놀과 탄닌의 함량은 거창, 고창, 강화, 단양, 강진 순으로 나타났으며, 총 폴리페놀 함량과 탄닌은 비슷한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아로니아는 폴리페놀화합물 중 주로 탄닌의 함량에 의해 결정된다고 유추할 수 있다.
2014-2016년 7-9월 기상요소 중 평균기온, 강수량 및 일조시간과 아로니아 ‘Viking’의 이화학적 특성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Table 3). 강수량과 적색도(-0.552, p<0.05)는 음의 상관을 나타냈고, 일조시간과 pH(0.653, p<0.01), 가용성고형분(0.634, p<0.05)은 양의 상관을 보였다. 이는 아로니아 ‘Nero’의 누적 일사량과 가용성고형분이 높은 양의 상관을 보인 연구와 비슷한 결과를 가진다(14).
당도와 총산은 주로 기온의 영향을 받으며 기온이 증가할수록 과실의 당도는 증가하고 총산은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28,29). 그러나 본 연구에서 평균기온은 기상요소인 강수량(0.616, p<0.05)만이 양의 상관을 보였고, 원료특성과는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Won(14)의 연구에서는 아로니아의 당도는 저지대가 고지대보다 유의적으로 높았으며, 산도는 고지대가 저지대보다 유의적으로 높게 조사되었다는 결과를 보았을 때, 과실의 특성은 기온, 강수량 뿐만 아니라, 재배지의 고도에 따라 식물의 생육 및 과실특성은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30).
과실의 안토시아닌은 광질, 기온, 수분 등의 영향으로 생합성이 촉진된다고 보고되었는데(31-33), 본 연구에서는 아로니아의 안토시아닌과 평균기온, 강수량, 일조시간 간의 어떠한 상관관계도 나타나지 않았다. 아로니아의 안토시아닌 함량은 수확시기가 경과함에 따라 9월 초까지 증가하고, 이후 급감하였다고 보고된바 있으며(34), 향후 아로니아 바이킹 품종의 수확시기에 따른 안토시아닌 생합성에 관한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과실 특성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분석하였다(Table 3). pH는 총산(0.530, p<0.05), 가용성고형분(0.830, p<0.01)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고, 총산은 가용성고형분(0.644, p<0.01), 총 안토시아닌(0.543, p<0.05)과 양의 상관을 가지고 탄닌(-0.709, p<0.01)과는 음의 상관관계를 가졌다. 총 폴리페놀과 탄닌(0.895, p<0.01)은 높은 양의 상관을 가져, 총 폴리페놀과 탄닌의 함량은 서로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재배지역별 아로니아의 유기산 함량을 HPLC로 분석한 결과는 Table 4에서 나타내었다. 5개 지역의 아로니아에서 주석산(tartaric acid), 사과산(malic acid)이 공통적으로 검출되었고, 강화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구연산(citric acid)이 추가적으로 검출되었다. 유기산은 신맛을 나타내는 주요성분으로 포도에서는 주로 tartaric acid, malic acid, citric acid 등이 주로 분포 되어 있고, 와인으로 발효되면서 lactic acid, acetic acid 등이 생성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는데(35), 본 연구의 아로니아의 유기산 종류도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Yoon 등(19)의 아로니아 와인의 품질특성에서 유기산 조성은 tartaric acid, malic acid, citric acid, lactic acid, acetic acid으로 나타났는데, 유기산 조성의 차이는 아로니아 와인이 발효되면서 미생물에 의해 lactic acid, acetic acid 등이 생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5개 지역의 아로니아에서 사과산, 주석산, 구연산 순으로 높은 함량을 나타났지만, 경상남도 산청군의 아로니아에서는 구연산, 초산(acetic acid), 사과산, 주석산 순으로 검출되었다(36).
강화에서 사과산 543.0 mg%로 가장 많이 검출되었으며, 총산에서도 0.66%로 가장 많은 함량을 나타냈다. 반면, 거창 지역에서는 336.3 mg%로 가장 적게 검출되었으며 총산에서도 0.52%로 가장 적은 함량을 보였고, 이는 나머지 지역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아로니아의 주요 유기산은 사과산이며, 총산 함량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