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인체는 노화 방지를 위해 산화 촉진물질과 산화 억제 물질이 균형을 유지하며 방어체계를 이루고 있으나, 자외선, 흡연, 매연, 방사선 및 스트레스 등의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방어체계의 균형이 붕괴된다(Videla과 Fernandez, 1988). 이로 인해 과도하게 생성된 superoxide, nitric oxide, nitrogen dioxide, hydroxyl 및 peroxynitrite 등과 같은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은 산화적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된다(Halliwell과 Aruoma, 1991). 이런 산화적 스트레스는 세포의 구성성분인 지질, 단백질, 당 및 DNA 등에 비가역적으로 파괴를 촉진하여 노화와 관련된 각종 질병을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Jennings과 Barnett, 1988; Fang 등, 2002). 항산화 물질은 체내에서 불안정한 ROS나 자유라디칼을 중화시켜 노화방지 및 성인병 예방 등의 기능을 하는 성분을 말하며, 대표적인 항산화제로 butylated hydroxy anisol(BHA) 및 butylated hydroxy toluene(BHT) 등의 합성 항산화제가 있으나(Rubin과 Peyrot, 1999; Jennings과 Akoh, 2009), 이들을 장기간 복용 시 암 유발 및 지질대사 불균형 등의 부작용 등을 유발시킬 수 있어 사용제한을 권고하고 있다(Scawarz과 Mertz, 1959).
당뇨병은 고혈당 상태가 오랜 시간 지속됨에 따라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및 족부 궤양 등 만성 합병증이 유발하는 매우 위험한 대사성 질환으로 최근 급격한 경제 성장 및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당뇨병의 발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발병연령 또한 점차 낮아지고 있다(Patel 등, 2012). 최근 연구에서 당뇨병과 항산화 작용은 서로 밀접한 상관관계가 보고가 되었는데, 이는 췌장 베타세포의 손상이 산화적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되며, 이는 인슐린 분비 감소로 이어져 항산화 물질이 당뇨병 개선에 관련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Scawarz과 Mertz. 1959). 소장에서 분비되는 α-glucosidase는 단당류를 분해하는 소화효소로 이를 억제하면 탄수화물의 소화를 방해하여 당의 흡수가 지연되므로 혈관 내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아준다 (Kihara 등, 1997; Tsujimoto 등, 2008). 현재까지 잘 알려진 α-glucosidase 저해제로는 acarbose 및 voglibose 등이 있으나, 이들을 장기 복용할 경우 복부 경련 및 팽만과 설사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어 있어 보다 안전하고 효능이 우수한 천연 기능성 소재로부터 α-glucosidase 저해제의 탐색이 필요한 실정이다(Chiasson 등, 1994; Coniff 등, 1995).
핑거루트(Boesenbergia rotunda)는 생강과에 속하는 식물로 말레이시아, 태국 및 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시아 일대가 원산지이며, 뿌리의 모양이 손가락을 닮아서 핑거루트라고 부르고, 생강과 같은 풍미로 인해 조미료로도 많이 이용되어 왔다(Kiat 등, 2006). 인도네시아 전승의학에서 치아 우식증, 감기 및 부종과 같은 염증성 질환 등을 치료하는데 사용되었다(Tuchinda 등, 2002; Yanti 등 2009; Voon 등, 2017; Kim 등, 2018). 이전 연구에서 동남아시아산 핑거루트의 추출물로부터 terpenoid, flavonoid 및 chalcone류 등의 화합물이 구조 동정되었으며, 이들 화합물은 항산화, 항염증, 항돌연변이 및 항바이러스성 활성 등의 다양한 생리활성이 보고되었다(Trakoontivakorn 등, 2001; Isa 등, 2012; Seniya 등, 2013). Wongsa 등(2012)은 태국산 핑거루트 열수 추출물의 5,000 μg/mL 농도에서 6.75%의 저해활성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α-glucosidase 저해능을 보고하였다(Wongsa 등, 2012). 최근 국내에서 핑거루트의 재배가 되고 있으며, 국산 핑거루트의 생리활성 기능에 대한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국산 핑거루트를 다양한 유기용매 및 열수를 활용하여 추출한 후 각 추출물에 대하여 총페놀성 화합물의 함량평가, 항산화 활성과 관련된 hydroxyl 및 2,2’-azino-bis(3-ethylbenzo thiazoline-6-sulfonic acid)(ABTS+) 라디칼 소거활성 및 항당뇨 활성과 관련된 α-glucosidase 저해활성을 수행한 결과, 열수 추출보다 유기용매 추출물에서 매우 우수한 활성을 확인하였기에 이 결과를 보고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본 실험에 시료는 경기도 시흥시에서 2017년 9월에 수확한 건조된 핑거루트(Boesenbergia pandurata)를 사용하였다. 표본시료는 대구대학교의 식품공학과 천연물 화학실험실에 보관하고 있으며, 기능성 평가에 사용된 시약은 gallic acid, ascorbic acid, (+)-catechin, 2,2’-azino-bis(3ethylbenzothiazoline-6-sulfonic acid)(ABTS+), acarbose, deoxyribose 및 Saccharomyces cerevisiae 유래의 α-glucosidase는 Sigma-Aldrich Chemical Co.(St. Louis, MO, USA) 구입하여 사용하였고, 그 외에 사용된 용매 및 시약은 모두 일급 이상의 등급을 사용하였다.
건조된 핑거루트 5.0 g을 분쇄기(HMF-3250S, Hanil Electric Co., Seoul, Korea)로 잘게 마쇄하여 사용하였으며, 유기용매 추출에는 80% methyl alcohol(MeOH), 80% ethyl alcohol(EtOH), 80% acetone을 사용하였고, 각 유기용매 200 mL에 마쇄한 핑거루트를 하루 동안 침지 추출을 하였으며, 3회 반복 후 추출물을 얻었다. 열수 추출물은 마쇄한 핑거루트에 증류수 200 mL를 가하여 100°C에서 3시간 동안 추출하였다. 각 추출물은 filter paper로 여과한 후 저온 감압 농축한 뒤 건조하여 80% MeOH 추출물을 430.2 mg, 80% EtOH 추출물을 520.7 mg, 80% acetone을 추출물 621.4 mg 및 열수 추출물을 693.4 mg을 각각 수득하였다(data not shown). 농축된 핑거루트 추출물을 대상으로 총페놀 함량 측정, hydroxyl 및 ABTS+ 라디칼 소거능과 α-glucosidase 저해능 평가를 수행하였다.
총페놀성 화합물의 함량은 Folin-Denis 방법(Gao 등, 2000)에 따라 측정하였으며, 각 용매별 추출물 1.0 mg/mL 농도로 조제한 후, 시료 50 μL와 Folin-Denis 시액 50 μL, 0.7 M 탄산나트륨 포화용액 50 μL를 차례로 넣은 다음 이것을 잘 혼합하여 실온에서 60분 방치한 후 ELISA reader (Infinite F200, Tecan Austria GmBH, Grödig, Austria)로 75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으며, 표준물질은 gallic acid를 이용하여 표준곡선을 작성하여 양을 환산하였다.
건조된 핑거루트의 유기용매 추출물 및 열수추출물의 hydroxyl 라디칼 소거활성은 deoxyribose 방법(Li, 2013)을 변형하여 다음과 같이 측정하였다. 2.5 mM deoxyribose, 1.5 mM H2O2, 100 μM FeCl3 및 100 μM EDTA를 10 mM phosphate buffer(pH 7.4)에 녹인 후 농도 별로 제조한 시료에 첨가한다. 반응 시작 전 100 μM ascorbic acid를 첨가한 후 37°C에서 1시간 동안 반응시킨다. 반응 후 0.5% thiobarbituric acid와 2.8% trichloroacetic acid를 첨가한 후 80°C의 온도에서 20분 동안 가열한다. 이후 급속 냉각시킨 후 ELISA reader를 이용하여 532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한다. 이때 양성 대조군은 천연 항산화제인 (+)-catechin을 사용하였다.
Hydroxyl 라디칼 소거활성의 결과는 첨가군(Asample)과 무첨가군(Ablank)의 흡광도 감소율 차이를 백분율로 환산하여 나타내었다.
다양한 유기용매와 증류수를 사용하여 추출된 핑거루트 각 추출물에 대하여 2,2’-azinobis-3-ethylbenzothiazoline6-sulfonic acid(ABTS+) radical 소거활성을 Re 등(1999)의 방법을 변형하여 다음과 같이 측정하였다. 7 mM ABTS+와 2.4 mM K2O8S2 동량을 혼합 후 암실에서 12시간 방치하여 라디칼의 생성을 유도한 후 ABTS+ 라디칼 용액을 희석하여 734 nm에서 O.D 값이 0.7–0.8 정도가 되도록 희석한 후 사용하였다. 희석한 ABTS+ 라디칼 용액 100 μL와 시료 100 μL를 혼합하여 실온에서 7분간 반응시킨 후 ELISA reader로 734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이때 양성 대조군으로는 (+)-catechin을 사용하였다.
ABTS+ 라디칼 소거활성의 결과는 첨가군(Asample)과 무첨가군(Ablank)의 흡광도 감소율 차이를 백분율로 환산하여 나타내었다.
α-Glucosidase 저해능은 Eom 등(2012)이 행한 방법을 변형하여 효소-기질반응을 이용한 분광학적 방법으로 측정하였다. 즉, 1 U/mL α-glucosidase 90 μL에 시료 혹은 0.1 M sodium phosphate buffer(pH 6.8) 10 μL를 첨가하여 혼합한 후 37°C에서 15분 동안 incubation 시켰다. 반응 후 기질인 1 mM p-NPG(p-nitrophenyl-α-D-glucopyranoside) 100 μL를 첨가한 후 5분간 반응시키고, 405 nm에서 ELISA reader를 이용하여 흡광도를 측정함으로써 기질로부터 유리되어 나오는 p-nitrophenol을 측정하였다. 양성대조군으로는 α-glucosidase 저해제로 알려진 acarbose를 사용하였다.
α-Glucosidase 저해활성의 결과는 첨가군(Asample)과 무첨가군(Ablank)의 흡광도 감소율 차이를 백분율로 환산하여 나타내었다.
결과 및 고찰
국산 핑거루트를 유기용매 및 열수를 이용한 각 추출물을 대상으로 총페놀성 화합물의 함량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핑거루트 80% EtOH 추출물과 80% acetone 추출물의 페놀 함량은 각각 92.3±1.2 mg GAE/g, 99.7±1.1 mg GAE/g을 함유하는 것으로 나타내었으며, 80% MeOH 추출물에는 총페놀성 화합물의 함량이 106.0±1.7 mg GAE/g으로 EtOH 및 acetone 추출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페놀성 화합물을 함유하는 것으로 나타내었다. 하지만 열수 추출물의 총페놀성 화합물의 함량은 37.2±1.6 mg GAE/g으로 유기용매 추출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페놀성 화합물의 함량을 확인하였다(Table 1). 이상의 연구 결과, 핑거루트의 페놀성 화합물을 추출은 열수 추출보다는 유기용매를 이용한 추출이 조금 더 효과적인 추출방법임을 확인하였다.
Samples | Total phenolic contents (mg GAE/g)1) |
---|---|
80% MeOH ext. | 106.0±1.72)a |
80% EtOH ext. | 92.3±1.2b |
80% Acetone ext. | 99.7±1.1b |
Hot water ext. | 37.2±1.6c |
다양한 유기용매 및 열수를 이용하여 국산 핑거루트를 추출한 후, 항산화 활성과 관련된 hydroxyl 라디칼 소거 활성 평가를 수행하였다. 80% MeOH를 이용하여 추출한 핑거루트 추출물의 IC50 값이 82.3±2.8 μg/mL로 가장 우수한 hydroxyl 라디칼 소거활성을 나타내었다. 다음으로 80% acetone 추출물의 IC50 값이 123.4±1.3 μg/mL, 80% EtOH 추출물의 IC50 값이 179.0±1.2 μg/mL 순으로 hydroxyl 라디칼 소거활성을 나타내었다. 열수를 이용한 핑거루트 추출물의 IC50 값은 400 μg/mL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라디칼 소거 활성을 나타내었다. 이상의 연구 결과로 핑거루트는 유기용매 추출물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hydroxyl 라디칼 소거활성을 나타내었으며, 특히 80% MeOH 추출물에서 가장 강한 라디칼 소거능을 확인하였다(Table 2). 이전 연구에서 동남아시아에 자생하는 Ricinus communis 뿌리의 MeOH 추출물에서 우수한 hydroxyl 라디칼 소거능이 보고가 되었고(Ilavarasan 등), Caesalpinia digyna 뿌리 추출물로부터 강한 hydroxyl 라디칼 소거활성을 나타내는 페놀 유도체가 구조 동정되었다(Srinivasan 등, 2007).
본 연구에서는 국산 핑거루트를 각종 유기용매 및 열수를 활용하여 추출한 뒤 항산화 활성과 관련된 ABTS+ 라디칼 소거활성 평가를 수행하였다. 열수를 이용하여 추출한 핑거루트 열수 추출물의 IC50 값은 200 μg/mL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ABTS+ 라디칼 소거 활성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유기용매를 이용하여 추출한 80% EtOH 및 acetone 추출물에서는 ABTS+ 라디칼 소거활성의 IC50 값이 각 88.9±3.3 μg/mL, 85.5±3.2 μg/mL로 열수 추출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라디칼 소거활성을 확인하였다. 핑거루트 80% MeOH 추출물의 IC50 값이 75.0±2.4 μg/mL로 가장 우수한 ABTS+ 라디칼 소거 활성이 나타내었으며, hydroxyl 라디칼 소거활성 평가와 같은 양상을 나타내었다(Table 3). Hydroxyl 라디칼 소거능에서 가장 우수한 활성을 나타낸 80% MeOH 추출물은 ABTS+ 라디칼 소거활성 평가에서도 다른 추출방법에 비해 가장 강한 활성을 확인하였으며, 총페놀 화합물이 상대적으로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는 80% MeOH 추출물에 라디칼을 효과적으로 소거하는 물질의 존재가 시사되었다. 최근 연구에서 동남아시아에 흔히 자생하는 천연물인 Inula racemosa의 뿌리 추출물에서 우수한 ABTS+ 라디칼 소거활성이 보고가 되었으며(Mohan과 Gupta, 2017), 구지뽕나무(Cudrania tricuspidata) 뿌리 추출물로부터 강한 ABTS+ 라디칼 소거능을 나타내는 새로운 prenyled flavanone이 구조 동정되었다(Lee 등, 2006). 이상의 연구 결과, 국산 핑거루트 80% MeOH 추출물에서 가장 강한 ABST+ 라디칼 소거활성을 확인하였으며, 이 활성을 추출물 상태의 활성으로 향후 각종 칼럼크로마토그래피 및 기기분석을 활용하여 80% MeOH 추출물에 함유되어 있는 우수한 라디칼 소거활성 물질의 구조 동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국내에서 재배된 핑거루트를 유기용매 및 열수를 활용한 추출물을 대상으로 항당뇨 활성과 관련된 α-glucosidase 저해활성 평가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라디칼 소거능에서 낮은 활성을 나타낸 열수 추출물의 IC50 값이 500 μg/mL 이상으로 α-glucosidase 저해능에서도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활성을 나타냈다. 핑거루트 80% EtOH 및 acetone 추출물의 IC50 값이 306.7±2.9 μg/mL, 281.9±2.3 μg/mL로 양성대조군인 acarbose(IC50=281.9±1.6 μg/mL)와 유사한 αglucosidase 저해활성을 나타내었다(Table 4). 핑거루트 80% MeOH 추출물의 IC50 값은 151.6±3.1 μg/mL로 우수한 α-glucosidase 저해활성을 나타내었으며, 라디칼 소거능에서 가장 강한 활성을 나타낸 80% MeOH 추출물이 α- glucosidase 저해능 평가에서도 역시 다른 추출방법에 비해 가장 강한 저해활성을 확인하였다. 이전 연구에서 더덕 (Codonopsis lanceolata) 추출물에서 우수한 α-glucosidase 저해활성을 나타냄이 보고가 되었고(Jung 등, 2006), 상백피(Morus alba L.)의 MeOH 추출물로부터 α-glucosidase를 효과적으로 저해하는 chalcone 유도체가 구조 동정되었다 (Ha 등, 2018). 본 연구에서는 국내에서 재배된 핑거루트에 대한 α-glucosidase 저해활성 평가는 처음으로 수행하였으며, 80% MeOH 추출물에서 가장 우수한 저해능을 확인하였다. 향후 α-glucosidase 저해활성을 나타낸 80% MeOH 추출물로부터 활성물질의 구조 동정이 필요하며, 세포 및 동물실험 등의 추가적인 효능 검증을 실시하여 새로운 α-glucosidase 저해제로서의 가능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