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채소는 항산화 물질을 비롯하여 비타민, 식이섬유 및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영양학적 가치는 높으나, 조직이 연해서 저장 기간이 짧고 미생물에 의한 변질이 쉽게 발생한다. 채소의 저장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열, 고주파 처리, 통조림 및 건조 등의 다양한 가공 기술을 적용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바람직하지 못한 채소의 물리화학적 품질 변화를 유발하게 된다(Zia-ur-Rehman 등, 2003). 하지만 미생물의 대사 산물에 의한 생물학적 보존제를 활용한 유산 발효는 유산균이 원료에 함유된 당을 분해하여 각종 유기산을 비롯하여 알코올, 박테리오신 등의 항균 물질을 생산함으로써 부패 세균의 증식 억제와 장기간 저장을 가능하게 한다(Ross 등, 2002). 발효 산물은 병원균과 독성 물질 제거를 통한 식품의 안전성을 높이고, 단백질, 필수 아미노산, 지방산 및 비타민 등의 영양학적 가치를 향상시킨다. 또한, 발효는 식품의 향과 맛, 조직감 등의 관능학적 품질 특성을 개선시키며, 조리 시간 단축과 연료 소모량 감소 등의 잇점으로 이용 가치가 높은 생물공학적 저장 기술이다(Ahams와 Mitchell, 2002; Liu 등, 2011; Van Boekel 등, 2010).
우리나라 대표적인 유산 발효식품인 김치는 원료에 함유된 효소뿐만 아니라, Leuconostoc 속, Lactobacillus 속, Weissella 속 등과 같은 유산균에 의해 발효가 이루어진다. 이들 유산균들은 Generally Recognized As Safe(GRAS) 물질로 등재되어 안전성이 입증되었고, 인체 건강에 유익한 프로바이오틱 균주로서 항균, 항산화, 항노화, 항비만 및 항암 활성 등 다양한 기능적 특성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Kim 등, 2018). 김치의 우점종인 유산균은 비 병원성균이며 다양한 생리활성을 나타내는 유익균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균주들은 발효 과정 중 독성 물질인 바이오제닉 아민(biogenic amines, BA)을 생성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Jin 등, 2019).
BA는 저분자 유기 염기성 물질로서 위산 분비, 체온 조절, 세포 성장과 분화, 면역 반응 및 두뇌 활성화 등 인체 대사 활동에 필요한 생리활성 물질이며, 소량은 장 내에서 아민 산화효소에 의해 분해된다. 하지만 식품을 통해 필요 이상 과량 섭취 시 혈압 상승, 심계항진, 두통, 메스꺼움, 설사, 발진이나 염증 등의 식중독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Suzze와 Torriani, 2015; Swider 등, 2020). 트립타민, 베타-페닐에틸아민, 히스타민, 푸트레신, 카다베린, 스페르민 및 스페르미딘 등의 다양한 BA는 미생물이나 효소의 작용에 의해 단백질이 분해되어 얻어진 유리 아미노산(free amino acid, FAA)의 탈탄산화 혹은 알데히드나 케톤의 아미노화 반응을 통해 생성된다(ten Brink 등, 1990).
Park 등(2019)에 의하면, 배추 김치를 비롯하여 많은 김치류에서 상당량의 BA가 검출되었고, 일부의 김치 시료에서 허용 한계 수준(100 mg/kg)을 초과하는 히스타민과 티라민이 검출되었다고 보고하였는데, 이는 젓갈이나 액젓뿐만 아니라, 기타 원료로부터 기인하거나,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에 의해 생성될 수 있다고 하였다(Barbieri 등, 2019). 김치 제조에 첨가되는 주요 부재료인 까나리 액젓, 멸치 액젓 및 새우젓갈로부터 트립타민(3.3–242.5 mg/kg), 카다베린(불검출–253.0 mg/kg), 히스타민(2.3–1038.9 mg/kg) 및 푸트레신(2.8–41.8 mg/kg) 등의 BA가 검출되었고, 일부 액젓에서는 EU 연합 기준 400 mg/kg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Shin 등, 2019). 김치 제조 시 액젓이나 젓갈의 사용량이 많거나, 저장이나 발효 기간 동안 미생물수가 급증함에 따라 BA 함량이 증가하게 된다(Kalac 등, 1999; Mah 등, 2002).
묵은지는 6개월 이상 발효된 묵은 김치를 뜻하는 말로 장기간 저장하는 동안 유산균과 효모 등이 유기산, 알코올, 비타민이나 방향성 물질을 생산하여 독특한 향미를 부여하나, 발효 후기로 갈수록 산막효모가 증식함에 따라 피막 생성으로 인한 외관 손상과 연부 현상 등으로 인한 변질이 발생하기도 한다(Kang 등, 2019). 한편, 장기간 발효를 거쳐 제조하는 장류, 와인, 치즈 등에 우점종인 유산균이나 효모와 같은 일부의 발효 미생물들의 아미노산 탈탄산 효소 활성에 의해 BA의 독성 물질이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Barbieri 등, 2019; Caruso 등, 2002). 그러므로 아미노산 함량이 풍부한 수산 발효 식품인 액젓이나 젓갈을 첨가하여 담근 김치를 유산균이나 효모로 장기간 발효시켜 제조한 묵은지도 BA로 인한 중독 위험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의 연구 내용은 주로 시판되는 김치나 액젓, 젓갈류의 BA 함량 측정을 중심으로만 진행되었을 뿐이고, 젓갈 종류별로 첨가하여 담근 김치와 장기간 발효시킨 묵은지의 BA 함량 측정 및 BA 함량에 영향을 미치는 미생물의 오염도에 관한 연구 결과는 미비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까나리 액젓, 멸치 액젓 및 새우젓갈을 첨가하여 담근 직후의 김치와 장기간 저장하여 만든 묵은지의 미생물 오염도, 물리화학적 특성 변화 및 BA 함량을 측정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전통 시장에서 구입한 배추는 다듬어서 반으로 자른 후 배추 1 kg 당 10%(w/v) 천일염 용액에 담궈 상온에서 15시간 침지시켰다. 흐르는 수돗물로 3회 씻은 다음 약 3시간 가량 방치하여 물기를 제거하였다. 고춧가루(3.5%), 마늘(2.5%), 생강(0.5%), 양파(3.0%), 찹쌀풀(3.0%) 및 젓갈(2.5%)을 혼합한 다음 분쇄기(SMKANB-4000, PN, Ansan, Korea)로 곱게 갈아서 만든 양념을 절임 배추(85%)에 골고루 묻혀 김치를 담궜다. 젓갈은 부산 전통 시장에서 구입한 까나리, 멸치 및 새우젓을 각각 사용하였으며, 대조구는 젓갈 대신 천일염의 염수(염도 25%)을 넣어 제조하였다. 담근 김치는 비닐백에 넣어 상온에서 하룻밤 정도 방치하여 숙성시킨 다음 2°C로 맞춘 온도에서 최대 12개월간 저장하면서 실험하였다.
담근 직후의 김치를 최대 12개월간 발효시켜 만든 묵은지 시료 내 생균수, 유산균수, 효모수는 Lee 등(2018)의 방법에 따르고 BA 생성 유산균의 집락수는 Um과 Park (2015)의 방법에 따라 미생물학적 특성을 조사하였다. 즉, 시료 50 g에 인산완충용액(phosphate buffer saline, PBS, pH 7.0) 450 mL를 가한 다음 약 3분간 스토마커(3 M, Maplewood, MN, USA)로 균질화 하였다. 시료 용액을 십진 희석한 다음 1 mL를 채취하여 Standard Plate Count Agar(PCA, BD Difco Co., Sparks, MD, USA)와 MRS agar(BD Difco Co.)에 각각 접종하여 37°C, 24–48시간 동안 표준한천평판배양법으로 생균수 및 유산균수를 측정하였다. 한편, 균질화된 용액에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penicillinstreptomycin(Gibco, Grand Island, NY, USA) 0.25%(v/v)를 첨가한 후 YM agar(BD Difco Co.) 상에서 30°C, 48시간 동안 배양하여 효모수를 측정하였다. BA 생성 유산균은 Zaman 등(2011)의 방법에 따라 전구체인 아미노산(l-histidine monohydrochloride monohydrate, l-lysine monohydrochloride, l-ornithine monohydrochloride, l-tyrosine hydrochloride, Sigma-Aldrich Co., St. Louis, MO, USA)을 최종 농도 2%(w/v)가 되도록 첨가하여 제조한 탈카르복시화 고체배지(tryptone 0.5%, yeast extract 0.5%, sodium chloride 0.5%, glucose 0.1%, tween 80 0.05%, MgSO4·7H2O 0.02%, CaCO3 0.01%, MnSO4·4H2O 0.005%, FeSO4·7H2O 0.004%, bromocresol purple 0.006%, agar 2%, w/v)에 시료 용액 1 mL를 접종한 다음, 37°C에서 48시간 배양 후 보라색 환을 띄는 집락을 분리하였다. 선발된 집락은 MRS agar(BD Difco Co.)에 1% CaCO3를 첨가하여 제조한 평판배지에 접종하여 37°C, 48시간 배양하여 집락 주변에 투명환을 생성하면 유산균으로 간주하였다. 순수 분리 배양한 유산균은 MRS broth로부터 얻은 배양액을 API 50 CHL system(bioériux, Inc., Marcy I’Etoile, France)으로 동정하여 측정하였다.
시료(100 g)를 잘게 세절한 후 거즈로 착즙하여 얻은 시료 용액을 pH 측정기(Fisher Scientific Inc., Waltham, MA, USA) 및 Mohr법(Doughty, 1924)으로 pH와 염도를 각각 측정하였다. 산도는 시료 10 g에 동량의 증류수를 가한 후 1%(w/v) 페놀프탈레인을 3–4 방울 첨가한 다음 0.1 N NaOH 용액을 사용하였다. 적정 소비량을 계산식에 대입하여 유산(%, w/w) 함량으로 환산하여 나타내었다.
아미노태질소(amino-type nitrogen, AN) 함량은 Formol 법(Shon 등, 2001)으로 측정하였다. 즉, 시료 2 g에 증류수를 가하여 최종 부피 100 mL에 맞추고, 약 30분간 초음파(Q125, Qsonica, Newtown, CT, USA) 처리하였다. 시료 용액 20 mL에 포르말린 용액 20 mL를 혼합한 다음 0.1 NaOH로 pH 8.3으로 적정하고, 다음 계산식에 대입하였다.
휘발성염기질소(volatile basic nitrogen, VBN) 함량은 Conway 미량확산법(Conway, 1950)으로 측정하였다. 즉, 시료 5 g에 증류수를 가하여 최종 부피 100 mL에 맞추고, 약 10분간 초음파(Q125, Qsonica) 처리하였다. 여과지(No.2, Whatman, Maidstone, Kent, UK)로 여과한 여액은 5% 황산으로 중화시킨 다음 Conway unit 외실에는 포화 탄산칼륨 1 mL와 시료 용액 1 mL, 내실에는 0.01 N 황산 1 mL를 주입하였다. 25°C에서 60분간 배양한 다음 0.01 N NaOH로 적정한 다음 식에 대입하여 계산하였다.
BA 함량은 Han 등(2007)의 방법을 일부 변형하여 측정하였다. 즉, 시료(5 g)에 0.1 N HCl(20 mL)을 가하여 균질화 한 다음 원심분리(7,000 ×g, 20분)하여 상등액을 회수하였다. 침전물은 반복 조작을 통해 최종 50 mL에 맞춰 시료 용액으로 사용하였다. 여과 제균(0.45 μm membrane filter, Millipore, Bedford, MA, USA)한 시료 용액에 BA 혼합 표준 용액(cadaverine, histamine, putrescine, tyramine, 500 mg/L)과 0.4 M perchloric acid(9 mL, Merck, Kenilworth, NJ, USA)를 첨가한 다음, 진탕 혼합 후 원심분리(3,000 ×g, 10분)하였다. 상등액을 모아 여과(No.1, Whatman, Maidstone)하고, 그 여액(1 mL)에 2 N sodium hydroxide(200 μL)와 sodium bicarbonate 포화 용액(300 μL)을 가하고, 아세톤에 용해시킨 dansyl chloride(Sigma-Aldrich Co., 10 mg/mL, 2 mL)를 첨가하여 40°C에서 약 45분간 반응시켰다. 25%(v/v) ammonium hydroxide(100 μL)를 가해 잔존하는 dansyl chloride를 제거하고 상온에서 약 30분간 방치하였다. Acetonitrile을 가하여 최종 5 mL에 맞춘 다음 원심분리(2,500 ×g, 5분)하여 얻은 상등액은 0.22 μm membrane filter(Millipore)로 여과하여 dansyl 유도체화 시켰다. Nova-Pak C18 컬럼(150×3.9 mm, 4 μm, Waters, Milford, MA, USA)을 연결한 HPLC(Shimadzu)로 시료 내 BA 함량을 측정하였다. 이동상의 A 용액으로는 0.1 M ammonium acetate와 B 용액으로는 acetonitrile을 사용하였고, 농도구배는 50:50으로 시작하여 19분 후에 A:B=10:90의 비율로 전개하였다. 시료 10 μL로 주입하여 유속은 1 mL/min로 조정하였으며, UV detector를 이용하여 254 nm에서 모니터링 하였다.
결과 및 고찰
천일염, 까나리 액젓, 멸치 액젓 및 새우젓갈로 각각 담근 직후의 김치와 최대 12개월 간 발효시킨 묵은지의 미생물학적 특성을 조사한 결과는 Table 1과 같다. 천일염으로 담근 직후 김치의 생균수는 액젓이나 젓갈을 첨가한 김치보다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다. 모든 시료에서 담근 직후보다 3개월 발효시킨 김치에서 생균수가 높게 검출되었으며, 새우젓갈(1.2±2.2×108 CFU/g)을 첨가한 시료에서 유의하게 가장 많은 생균수가 측정되었으며, 다음으로는 멸치 액젓(8.0±0.4×107 CFU/g), 까나리 액젓(2.5±0.2×107 CFU/g) 및 천일염(9.5±3.3 ×106 CFU/g) 첨가 순이었다. 천일염과 까나리 액젓을 첨가한 묵은지 내 생균수는 6개월 발효시킨 시료에서 가장 높게 측정되었고, 그 이후부터는 감소되었으나, 멸치 액젓과 새우젓갈을 첨가한 시료에서는 9개월만에 가장 많은 생균수가 검출된 후 서서히 감소되었다.
시료별 유산균수는 생균수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측정되었는데, 천일염과 까나리 액젓으로 담근 묵은지의 유산균은 6개월만에 최대의 균수가 검출된 반면, 멸치 액젓과 새우젓갈로 담근 김치는 3개월 발효시킨 경우 최대의 유산균수가 측정되었다. 그 이후 유산균수는 서서히 감소되었고, 발효 12개월 후 유산균수는 3.9–7.0×106 CFU/g으로 시료간에 유의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담근 직후의 모든 시료 내에서는 효모가 검출되지 않았으나, 3개월 이후부터 효모가 검출되었다. 천일염을 첨가하여 3개월 발효시킨 김치에서는 다른 시료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효모수(8.8±1.5×102 CFU/g)가 측정되었고, 까나리 액젓을 첨가한 김치에서는 5.4±1.0×103 CFU/g, 멸치 액젓을 첨가한 김치에서는 1.5±3.0 ×104 CFU/g이었고, 새우젓갈을 첨가한 김치에서는 이들보다 많은 수의 효모(4.1±1.1×104 CFU/g)가 검출되었다. 까나리 액젓, 멸치 액젓 및 새우젓갈을 첨가하여 제조한 묵은지는 6개월 이후부터 효모수가 감소되었고, 천일염을 첨가한 시료에서는 9개월 이후부터 효모수가 감소되었음을 확인하였다.
김치나 묵은지 내에는 대부분 유산균이 많은 수를 차지하며, 유산균에 의해서도 BA가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BA 생성능을 조사하였다. 천일염으로 담근 직후의 김치에서는 BA 생성균이 검출되지 않았으나, 3개월간 발효시킨 김치로부터는 카다베린(1균주)과 히스타민(1균주) 생성 유산균이 검출되었고, 이들은 12개월된 묵은지에서도 계속 유지되었다. 액젓이나 젓갈을 첨가하여 담근 직후의 김치로부터 BA 생성균은 천일염으로 제조한 김치보다 다소 많이 검출되었다. 까나리 액젓을 첨가한 김치는 담근 직후 카다베린, 히스타민 및 티라민이 각각 1균주씩 검출되었으나, 3개월된 김치부터는 BA 생성 균주수가 증가되어 카다베린(1균주), 히스타민(3균주) 및 티라민(2균주)를 생성하는 균주가 9개월된 시료에서도 유지되었다. 하지만 12개월된 묵은지에서는 히스타민과 티라민 생성 유산균의 일부가 사멸되어 균주수가 감소되었다. 멸치 액젓을 첨가하여 갓 담근 김치에서는 카다베린(1균주), 히스타민(2균주) 및 푸트레신(2균주) 생성 유산균이 각각 검출되었으나, 3개월 이후에는 히스타민과 푸트레신 생성균이 추가적으로 검출되었다. 하지만 9개월된 묵은지에서는 티라민 생성균이 사멸되었고, 12개월 발효시킨 묵은지에는 히스타민과 푸트레신 생성균의 균주수가 감소되었다. 새우젓갈을 첨가하여 담근 직후의 김치에서는 카다베린과 히스타민 생성균은 검출되지 않았지만, 3개월 발효시킨 김치에서는 카다베린이 2균주, 히스타민이 1균주 검출되었고, 이들은 12개월된 묵은지에서도 확인되었다. 반면, 담근 직후에 푸트레신과 티라민 생성균은 각각 1균주씩 확인되었으며 이들은 발효 시간이 진행될수록 계속해서 유지되었다.
Choi 등(2018)에 따르면 김치 발효 초기에 미생물은 급속하게 증식하다가 저장 기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미생물수는 오히려 감소되는 경향을 나타내었는데 이는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 생성된 유기산의 영향인 것으로 보고한 바 있는데, 본 연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향으로 균수가 감소되었다. 담근 직후 김치의 생균수는 6.11–6.52 log CFU/g으로 멸치 액젓을 첨가하지 않은 대조구에서 가장 높은 균수가 검출되었지만, 발효가 진행될수록 모든 실험구에서 균수는 급격하게 증가되어 28일만에는 7.90–8.12 log CFU/g으로 최대 균수에 이른 다음, 그 이후부터는 균수가 서서히 감소되어 56일 만에 7.41–7.82 log CFU/g으로 확인되었다. 게다가 담근 직후 초기 유산균수는 6.10–6.33 log CFU/g으로 생균수와 유사하게 멸치 액젓을 첨가하지 않은 대조구에서 가장 많은 균수가 검출되었다. 14일만에는 8.59–8.76 log CFU/g으로 최대에 이른 다음, 그 이후에는 유산균수가 서서히 감소되어 56일 만에 7.40-8.10 log CFU/g으로 검출되었으나, 이들 측정값들 사이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므로 멸치 액젓이 김치 내 미생물 증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Choi 등, 2018). 본 연구에서도 12개월된 묵은지 내 생균수, 유산균수 및 효모수가 천일염, 액젓이나 젓갈의 종류별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Choi 등(2018)의 결과에 비해 최대 균수가 더 오랜 기간 동안 유지된 것은 저장 온도가 낮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Lee 등(2018)은 Lactobacillus zymae GU240 스타터를 접종하여 담근 김치 내 생균수는 발효 20주 동안 대조구와 비슷한 수준으로 검출되었으나, 유산균수는 발효 16주 이후부터 서서히 감소되었고, 효모수는 발효 16주까지 대조구에 비해 다소 낮은 균수가 검출되었다고 보고하였다. 발효스타터를 접종하지 않고 담근 김치 내 효모는 발효 14주(5.30×103 CFU/g) 이후에 분리되었고, 발효 기간이 경과될수록 효모수는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고 하였다. 이와 유사하게 본 연구에서도 발효 기간이 진행될수록 pH 감소에 따라 생균수와 유산균수는 감소된 반면, 유산균이 증식하는 동안 생성된 유기산에 의해 효모의 증식이 촉진된 것으로 추정되며, Choi 등(2018)과 Lee 등(2018)의 결과와 본 연구에서 검출된 미생물수의 차이는 김치 제조에 사용된 원료, 배합비율, 제조 환경 및 발효 조건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발효 식품 내에서 BA를 생성하는 아미노산 탈탄산 효소 활성이 강한 세균으로는 그람 음성의 부패세균, micrococci 속 및 Enterobacteriaceae 등에 속하는 균주들로 확인되고 있으며, 이들은 히스타민, 티라민, 푸트레신, 카다베린, 트립타민, 페닐알라닌, 스페르민, 스페르미딘 및 아그마틴 등 다양한 BA를 생성한다(Sarkadi, 2017). 특히 발효 식품 제조의 주체가 되는 유산균도 히스타민, 카다베린, 푸트레신 등의 BA 생성의 주요 원인균으로 확인된 바 있다(Spano 등, 2010). 아미노산의 탈탄산화는 동물이나 식물 세포에 존재하는 내재된 아미노산 탈탄산 효소에 의해 자연스럽게 촉매되기도 하고, 외부로부터 혼입된 미생물이 생산한 외재적 효소에 의해 유발된다. 발효 식품 내 BA 함량은 스타터의 종류,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의 FAA 기질 이용능 및 효소 활성에 영향을 미치는 배양 조건(pH, 온도, 산소, 염농도, 수분활성도 등) 등과 같이 다양한 인자들에 의해 결정된다. FAA는 식품 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거나, 원료 자체에 함유된 내재적 단백질 분해 효소와 미생물이 분비한 효소에 의해 단백질이 가수분해되어 생산된다. 단백질 가수분해에 의해 조직 단백질로부터 아미노산이 유리되고, 이들은 탈탄산 효소 반응을 위한 기질로 이용되어 결국 BA가 생산된다(Gardini 등, 2016; Linares 등, 2012).
Um과 Park(2015)은 시판 까나리 액젓 내 BA 생성균수는 매우 낮은 수준(0–5 colony/plate)이라고 보고하였으며, 이는 제조 공정 중 발효 기간 동안 고농도의 염 상태에서 생존 가능한 균종이 드물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 반면, Mah 등(2004)은 새우젓갈보다 멸치 액젓 내에 과량의 히스타민(1,154.7 mg/kg)이 함유되었고, 무 김치로부터 검출된 히스타민은 첨가된 멸치 액젓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Jin 등(2019)은 깍두기와 총각 김치로부터 분리된 티라민을 생성하는 일부 유산균 중 김치의 숙성이 진행되는 동안 티라민의 양을 증가시키는 균주는 Lactobacillus brevis로 동정되었다고 하였다. 본 연구 결과도 이와 유사하게 천일염을 첨가한 김치보다 액젓이나 젓갈로 담근 직후의 김치에서 BA 생성 유산균이 유의하게 높게 검출되었는데, 이는 수산 발효 식품에 존재하는 다양한 미생물 중 BA 생성능을 가진 유산균의 혼입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담근 직후보다 발효가 진행되는 과정 중에 BA 생성 유산균이 증가되는 것으로 보아 이들이 발효 후기에 우점종으로 나타나는 유산균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묵은지 내 BA 생성 유산균은 초기부터 12개월 동안 균주수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보아 유산균의 증식에 따라 pH가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BA 생성균의 활성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까나리 액젓과 멸치 액젓을 첨가한 묵은지에서는 발효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혼재하는 미생물이 생산한 유기산이나 박테리오신과 같은 항균물질에 의하여 일부 BA 생성균이 사멸된 것으로 추정된다.
묵은지의 염도, pH 및 산도에 대한 젓갈의 종류 및 발효 기간의 영향을 조사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천일염으로 담근 직후 김치의 염도는 2.37±0.02%로 멸치 액젓으로 담근 김치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측정되었다. 하지만 까나리 액젓과 새우젓갈로 담근 직후의 김치 염도는 이들보다는 다소 낮게 측정되었다. 각각의 시료 염도는 발효 기간이 경과됨에 따라 서서히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근 직후 김치의 pH는 5.79±0.04–5.99±0.02로 천일염으로 제조한 김치에서 가장 높았던 반면, 멸치 액젓으로 제조한 김치의 pH가 가장 낮게 측정되었다. 발효 기간이 진행됨에 따라 모든 시료의 pH는 급격하게 감소되었고, 12개월 발효된 묵은지의 pH는 새우젓갈로 담근 시료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각각 시료의 산도는 pH가 낮을수록 산도는 높게 측정되었고, 담근 직후는 새우젓갈로 담근 김치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모든 시료는 발효가 진행될수록 점진적으로 증가되어 새우젓갈을 첨가하여 12개월 발효시킨 묵은지는 천일염이나 까나리 액젓을 첨가한 김치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Hur 등(2015)은 발효 기간 6개월과 8개월인 묵은지의 염도는 각각 2.42±0.10%와 2.45±0.09%로 측정되었고, 또 다른 업체에서 제조된 묵은지의 발효 기간이 1년, 2년 및 3년된 시료의 염도는 각각 1.94±0.08%, 2.04±0.01% 및 2.13±0.02%로 발효 기간에 따라 염도가 높아졌다고 보고하였다. Moon 등(2019)은 1–2°C에서 6–25개월 발효시킨 시판 묵은지 30종의 염도를 조사한 결과, 1.96–4.20%로 측정되었는데, 본 연구의 결과에서는 천일염, 까나리 액젓 및 멸치 액젓을 첨가한 경우는 이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새우젓갈을 첨가한 묵은지는 이보다 염도가 낮았다. 이는 까나리 액젓(23.6%)과 멸치 액젓(24.3%)에 비해 새우젓갈(20.1%) 자체의 낮은 염도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김치의 염도가 담근 직후보다 발효 기간이 경과될수록 감소하는 이유는 삼투압 현상 때문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절임 배추에 발효스타터와 양념을 첨가하기 위해 절단함으로써 크기가 작아지면 삼투압에 의해 배추로부터 수분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저장하는 동안 김치 시료의 염도가 낮아지게 된다(Choi 등, 2018). 식염은 김치의 저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데, 첨가량에 따라 부패 미생물의 증식이 억제되어 안정된 젖산 발효가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므로 특히 장기간 저장하는 묵은지의 경우는 적숙기의 염도보다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Mhee와 Kwon, 1984). Ko 등(2015)은 김치 발효에 관여하는 유산균은 염도가 낮을 때 급속적으로 증식하여 다량의 유산을 생성하므로 염도가 낮을수록 유산균수와 산도가 높게 나타난다고 보고하였는데, 본 연구의 결과도 이와 유사하게 염도가 낮은 새우젓갈을 첨가한 김치나 묵은지에서 생균수와 유산균수가 높게 측정되었다.
Hur 등(2015)은 6개월과 8개월 발효시킨 묵은지의 pH는 각각 3.82±0.12와 3.69±0.04이었고, 산도는 1.83±0.05% 및 2.94±0.05%로 나타났으며, 다른 제조 업체에서 구입한 묵은지 시료에서도 발효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pH가 유의하게 감소된 반면 산도는 증가되었는데, 본 연구에서도 이와 유사한 경향을 나타내었다. 이러한 결과는 발효 기간이 길어질수록 각종 미생물과 효소 등의 작용에 의해 생성된 유기산의 영향으로 배추 김치의 적숙기인 pH 4.3과 산도 0.6%보다는 낮은 pH와 높은 산도를 나타내었으며, 시료별 pH와 산도의 차이는 배합 원료의 종류 및 첨가량, 발효 조건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Choi 등(2018)은 멸치 액젓의 총 질소 함량에 따른 김치의 pH를 측정한 결과, 담근 직후에는 5.88–5.97 정도이지만, 발효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김치의 pH는 낮아지게 되어 저장 28일 만에 4.30–4.37, 56일 저장 후 pH는 4.09–4.19 이하로 나타났으며, 이는 멸치 액젓 대신 22% 염수를 가하여 담근 대조구의 pH와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는 달리 본 연구 결과에서는 천일염으로 담근 김치의 pH가 다소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액젓이나 젓갈 내에 존재하는 유산균의 유기산 생성량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Choi 등(2018)은 담근 직후 김치의 산도는 0.35–0.41%이지만, 발효 기간이 길어질수록 산도는 급속하게 증가되어 14일 저장 시 0.60–0.67%, 28일만에 0.83–0.97%, 56일 후에는 1.01–1.11%에 이르렀는데, 이때 멸치 액젓을 첨가하지 않은 대조구의 산도는 가장 낮은 반면, 총 질소 함량이 가장 높은 멸치 액젓을 가했을 때 산도는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것은 멸치 액젓이 김치 발효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분석하였는데, 본 연구 결과도 이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Kim과 Kim(1994)은 발효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김치의 pH는 감소한 반면, 총산 함량은 증가되다가 발효 후기에는 증가 정도가 완화되었으며, 발효 전반에 걸쳐 새우젓갈, 멸치 액젓 및 대조군의 김치 순서로 산도가 높게 측정되었다고 하여 본 연구 결과도 이와 유사하였다.
김치가 발효되는 동안 배추를 비롯한 각종 양념에 함유된 주 성분은 미생물의 다양한 효소들에 의해 분해되거나 합성된다. 특히 당이 분해되면 김치에 독특한 향미를 부여하는 각종 유기산이 생성되므로, pH, 산도 및 유기산은 김치의 품질과 저장 기간을 결정하기 위한 중요한 품질 지표이다(You 등, 2017). 발효되는 동안 미생물에 의해 생산된 유기산으로 인해 김치의 pH는 낮아지는 반면 산도는 높아지게 되며, 이는 당 함량, 염 농도 및 발효 온도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고, 단백질과 아미노산의 완충 작용에 의해 유발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Mhee 등, 1981). 김치의 pH 변화는 S자 모양의 곡선으로 초기에는 pH 5.4 정도까지 서서히 감소되다가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 중기에는 pH 4.2–4.4에 이르고, 후기에는 pH 4.0 이하로 떨어진다(Ku 등, 1988). 게다가 김치의 pH 변화는 염도보다는 발효 온도와 상관성이 크므로 온도가 김치의 풍미를 좌우한다고 보고되었다(Lee 등, 1994).
묵은지의 AN 및 VBN 함량에 대한 젓갈의 종류 및 발효 기간의 영향을 조사한 결과는 Fig. 1과 같다. 천일염 및 액젓이나 젓갈을 첨가하여 담근 직후의 김치 내 AN 함량은 93.4±2.30–109.5±0.49 mg%로 천일염을 가한 시료에서 AN 함량이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으나, 액젓이나 젓갈을 첨가한 김치 시료간에는 서로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천일염으로 제조한 김치는 6개월이 지난 묵은지(147.9±2.7 mg%)보다 12개월 발효시킨 묵은지(168.5±1.6 mg%)의 AN 함량이 더 높아서 발효 기간이 진행될수록 AN 함량은 꾸준하게 증가되었다. 까나리 액젓으로 담근 3개월 된 김치(133.23±1.60 mg%)에 비해 12개월 된 묵은지(157.32±0.85 mg%)에서도 AN 함량이 다소 증가되었다. 멸치 액젓이나 새우젓갈로 담근 묵은지의 AN 함량은 발효 기간이 진행됨에 점진적으로 증가되어 12개월 발효시킨 묵은지에서 각각 189.42±0.25 mg%와 199.25±0.60 mg%로 최대량이 검출되었다. 모든 시료 내 AN 함량은 담근 직후부터 3개월 이내에 급격하게 증가되었고, 그 이후부터는 증가량이 서서히 높아졌는데, 이는 김치의 원료 내 단백질 성분이 프로테아제 효소 생성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분해됨으로써 AN 함량이 증가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VBN 함량을 측정한 결과, 담근 직후 김치 내에서 12.5±1.47–17.41±0.36 mg%로 천일염을 첨가한 시료에서 가장 낮게 나타난 반면, 멸치 액젓으로 담근 김치에서 가장 많은 양이 검출되었다. 모든 시료의 VBN 함량은 3개월까지는 급격하게 증가되었으나, 그 이후부터 증가량이 다소 완화되었다. 12개월 발효된 묵은지의 VBN 함량은 멸치 액젓(34.55±1.47 mg%)을 첨가한 시료에서 가장 높았고, 까나리 액젓(29.94±0.77 mg%), 새우젓갈(28.41±1.63 mg%) 및 천일염(24.60±0.87 mg%) 순으로 나타났다.
AN 함량은 유리 아미노기로 존재하는 화학적 형태의 질소이며, 말단 아미노기를 가지는 물질의 총량과 관련하여 식품 품질의 지표로서 사용될 수 있다. 다량의 AN 함량은 미생물이나 자가 분해 효소에 의해 시료 내 단백질을 저분자 펩타이드로 분해하여 생성된 다량의 아미노산과 관계 있다(Jang 등, 2004). Hur 등(2015)은 멸치 액젓을 첨가하여 담근 직후 김치의 AN 함량은 89.24–113.39 mg%, 14일 후에는 103.51–125.58 mg%, 28일 후에는 124.43–146.96 mg%, 56일 후에는 138.15–151.17 mg%로 높아졌는데, 멸치 액젓 내 총 질소 함량이 많을수록 AN 함량도 증가되었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 결과도 이와 유사하게 발효 기간이 경과됨에 따라 AN 함량은 증가되었으나, 젓갈을 비롯한 김치 원료에 함유된 아미노산의 함량 및 발효 미생물의 단백질 분해 효소의 활성에 따라 AN 함량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천일염보다 액젓이나 젓갈 내 다양한 미생물이 존재함에 따라 이들의 아미노산 생성능으로 인해 AN 함량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VBN 함량은 어패류의 신선도를 판별하는 결정하는 인자로서 냄새와 관계있을 뿐만 아니라, 부패와 같은 비정상적인 발효 판정에 대한 지표로 사용된다. VBN 함량이 객관적인 품질 지표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발효 연구에 있어 지표 성분으로서 사용된다(Jang 등, 2004).
Choi 등(2018)에 따르면 담근 직후 김치의 VBN 함량은 15.51–18.74 mg% 정도로 측정되었으나, 발효가 진행될수록 함량은 점점 증가되기 시작하여 28일 저장 후에는 22.71–26.76 mg%, 42일만에는 24.96–29.04 mg%, 56일 발효시킨 김치 내에 VBN 함량은 27.26–31.21 mg%에 이르렀는데, VBN 함량은 멸치 액젓을 첨가하지 않은 시료에서 가장 낮은 반면, 총 질소 함량이 높은 멸치 액젓을 첨가한 시료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VBN 함량의 증가는 tetramethylammonium oxalate(TMAO)의 환원으로부터 생성된 trimethylamine(TMA)와 같은 약염기성 물질의 존재, 세균의 증식에 따른 단백질 분해로부터 생성된 암모니아성 질소뿐만 아니라, 저장기간 동안 인지질의 산화와도 관계있다고 고찰하였다. 한편, VBN은 비린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김치로부터 생성된 VBN의 함량은 발효기간 동안 첨가된 생선 젓갈의 질소량과 상관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도 이와 유사하게 액젓이나 젓갈로부터 유래된 다량의 질소화합물 함유량에 따라 천일염에 비해 VBN 함량이 높았고, 발효 기간이 길어질수록 미생물수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이 생산한 대사산물로 인하여 VBN의 함량도 증가됨을 알 수 있었다.
천일염, 액젓 및 젓갈을 첨가하여 제조한 김치와 장기간 발효시켜 만든 묵은지 내 BA 함량은 Fig. 2와 같다. 천일염으로 담근 직후의 김치는 발효 12개월 동안 내내 푸트레신 및 티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카다베린과 히스타민은 3개월된 김치로부터 검출되어 발효가 진행될수록 생성량이 증가되어 12개월된 묵은지에서 각각 105.16±5.07 mg/kg과 326.82±0.75 mg/kg으로 측정되었다. 까나리 액젓을 첨가하여 담근 직후의 김치의 카다베린의 함량은 발효가 진행될수록 점진적으로 증가되었지만, 히스타민의 함량은 6개월 이후부터는 오히려 감소되었고, 티라민의 함량은 9개월 이후부터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멸치 액젓으로 담궈 발효시킨 묵은지의 카다베린, 푸트레신 및 티라민의 함량은 발효 9개월 이후부터는 증가되지 않았으나, 히스타민의 함량은 발효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유의하게 증가되었다. 특히 히스타민의 함량은 발효 12개월 된 묵은지에서 800 mg/kg 이상이 검출되었는데, 이는 멸치와 같은 붉은 살 생선 내 다량의 히스티딘 함량에서부터 미생물의 탈탄산효소의 작용을 받아 많은 양의 히스타민이 검출된 것으로 사료된다. 새우젓갈을 넣어 발효시킨 묵은지는 6개월 이후에 카다베린의 함량이 급증하였고, 히스타민과 티라민의 함량도 꾸준하게 증가되었다.
발효 12개월된 묵은지의 BA 함량 중 카다베린은 새우젓갈을 첨가한 시료(436±8.4 mg/kg)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멸치 액젓을 첨가한 시료에서는 히스타민(815±5.5 mg/kg)과 푸트레신(310±3.0 mg/kg) 함량이 최대에 이르렀으며, 티라민은 까나리 액젓 및 새우젓갈을 첨가한 시료에서 약 400 mg/kg으로 가장 많은 양이 측정되었다. 이처럼 일부의 시료를 제외한 대부분은 발효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BA 함량이 증가되었고, 발효 12개월된 묵은지 내 BA의 종류와 함량은 시료에 따라 상이하였다.
Swider 등(2020)은 발효 채소류에는 푸트레신(42%), 티라민(20%), 카다베린(18%) 및 히스타민(8%)이 전체 BA 중에서 88%를 차지할 만큼 많은 양이 검출되었다고 하였다. BA의 양은 염농도, pH, 발효 온도와 제조 공정이나 환경, 원료의 품질, 아미노산 탈탄산 효소 생성 미생물의 존재 유무와 FAA의 이용능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Linares 등, 2012). Lee 등(2019)은 시판하는 13종의 파 김치 내에서는 트립타민(0–15.95 mg/kg), 베타-페닐에틸아민(0–5.97 mg/kg), 푸트레신(0–254.47 mg/kg), 카다베린(0–123.29 mg/kg), 히스타민(8.67–386.03 mg/kg), 티라민(0–181.10 mg/kg), 스페르미딘(2.32–18.74 mg/kg) 및 스페르민(0–33.84 mg/kg) 등이 검출되었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갓김치 내에서는 트립타민(0–26.74 mg/kg), 베타-페닐에틸아민(0–15.75 mg/kg), 푸트레신(1.89–720.82 mg/kg), 카다베린(2.12–52.43 mg/kg), 히스타민(3.30–232.10 mg/kg), 티라민(1.28–142.06 mg/kg), 스페르미딘(12.26–32.62 mg/kg) 및 스페르민(0–61.94 mg/kg) 등이 검출되었는데, 이들의 BA 함량은 배추 김치(Cho 등, 2006; Kang, 2013) 내에서의 검출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였다.
Jin 등(2019)은 담금 30일 이내인 깍두기와 총각 김치를 소매점으로부터 구입 후 BA 함량을 조사한 결과, 모든 시료에서 티라민은 100 mg/kg 이하, 트립타민, 베타-페닐에틸아민, 스페르미딘, 스페르민은 약 30 mg/kg으로 검출되었으므로 섭취하기에 안전한 수준임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깍두기로부터 히스타민이 127.78±26.78 mg/kg으로 검출되었으며, 또 다른 시료에서는 푸트레신과 카다베린이 각각 982.32±19.4 mg/kg, 124.60±108.78 mg/kg으로 총 BA 함량의 최대 허용 한계치인 1,000 mg/kg 이상 검출되었으므로 독성 유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ten Brink 등, 1990). 한편, 총각 김치에서도 히스타민(131.20±7.90 mg/kg), 푸트레신(853.7±36.90 mg/kg), 카다베린(112.10±3.60 mg/kg) 총량이 허용 한계치를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총각 김치와 깍두기 내 BA 함량은 무 김치의 함량(Tsai 등, 2005)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였고, 멸치 액젓은 이들 김치 내 히스타민과 카다베린 함량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이와는 달리 Mah 등(2004)은 총각 김치와 깍두기로부터 낮은 함량의 푸트레신, 카다베린, 히스티민, 티라민, 스페르미딘, 스페르민이 검출되었으나, 일부 BA의 함량은 발효가 진행될수록 높아졌다고 보고한 바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이들의 결과와 유사하게 담근 직후에서 3개월 정도까지 발효된 김치에서는 BA 함량에 있어서 큰 문제는 없으나, 발효 기간이 길어질수록 일부의 BA가 유의하게 증가되었다.
김치 제조에 중요한 양념으로는 수산 발효 식품인 젓갈이나 액젓을 첨가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멸치 액젓은 대개 깍두기에 2–4%, 총각 김치에 2–5%, 파 김치에 8–15%, 갓 김치에 5–9% 정도 첨가하여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Jin 등, 2019; Lee 등, 2019). Shin 등(2019)에 의하면, 시판용 까나리 액젓으로부터 푸트레신(30.8–43.8 mg/kg), 카다베린(52.5–168.3 mg/kg), 히스타민(183.4–1,038.9 mg/kg) 및 티라민(155.7–252.4 mg/kg)이 검출되었고, 멸치 액젓으로부터는 푸트레신(41.8–173.3 mg/kg), 카다베린(100.0–253.0 mg/kg), 히스타민(196.0–393.2 mg/kg) 및 티라민(211.4–446.0 mg/kg)이 검출되었으며, 새우젓갈에는 푸트레신(2.8–5.4 mg/kg), 카다베린(불검출–1.5 mg/kg), 히스타민(2.3–12.7 mg/kg) 및 티라민(1.4–7.4 mg/kg)이 검출되었다고 보고하였다. 까나리 액젓 및 멸치 액젓 내 BA 함량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김치 제조 시에 소량 첨가되므로 위해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까나리 액젓에서는 푸트레신(5.4±1.2 mg/kg), 카다베린(192.4±10.1 mg/kg), 히스타민(316.7±5.8 mg/kg) 및 티라민(12.4±1.7 mg/kg)이 검출되었고, 멸치 액젓에서는 푸트레신(331.9±20.4 mg/kg), 카다베린(221.6±16.9 mg/kg), 히스타민(201.3±0.9 mg/kg) 및 티라민(8.9±0.2 mg/kg)이 검출되었으며, 새우젓갈에는 카다베린과 히스타민은 검출되지 않았던 반면, 푸트레신(152.3±13.7 mg/kg)과 티라민(342.1±22.4 mg/kg)이 각각 검출되었다(data not shown). 이는 Shin 등(2019)이 보고한 액젓과 젓갈의 BA 함량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는데, 원료, 제조 및 발효 방법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Cho 등(2006)에 의하면 멸치 액젓 내에는 많은 양의 히스타민, 티라민, 푸트레신 및 카다베린이 함유되었고, 파 김치와 갓 김치로부터 이들 과량의 BA가 검출되는 것은 액젓으로부터 유래되는 것으로 보고하였고(Lee 등, 2019), Tsai 등(2005)도 김치로부터 검출된 과량의 히스타민은 액젓의 첨가로부터 유래되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히스타민 함량은 멸치 액젓을 첨가하지 않은 배추 김치(77.13±0.39 mg/kg)보다 액젓을 첨가한 시료(592.78±3.43 mg/kg)에서 더 높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되었다(Kang, 2013). 이와 유사하게 본 연구 결과에서도 천일염으로 제조한 묵은지에서는 12개월이 되어도 카다베린, 히스타민, 푸트레신 및 티라민 총량이 500 mg% 이하였다. 하지만 액젓이나 젓갈을 첨가하여 제조한 김치에서는 대체적으로 6개월 이내까지는 안전한 수준이었으나, 묵은지 상태가 되었을 때에는 허용 한계 수준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높아졌으므로 이들 원료로부터 유래된 BA 생성균에 의해 묵은지 내에서 다량의 BA가 검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일부 시료에서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 BA 함량이 더 이상 증가되지 않는 것은 BA 분해능이나 항균 물질 생성능이 있는 미생물의 영향인 것으로 추정된다. Tabanelli 등(2014)과 Lim(2018)은 치즈나 장류 등 발효 식품 내 BA 생성균에 대한 유산균 박테리오신의 항균 활성을 보고한 바 있다.
식품 중 BA 함량은 전구체인 FAA의 이용 능력, 탈탄산 효소를 생산하는 미생물의 존재, 세균의 증식과 효소 활성에 적합한 발효 조건 등에 영향을 받는다. 아미노산을 더 작은 단위로 분해시키는 대사적 경로로는 미생물의 탈탄산화, 아미노기전이 반응, 탈아미노 반응, 탈황 등이 있다(Anli와 Bayram, 2008). 기질의 종류와 효소 반응을 위한 식품의 구성성분, pH, 발효 조건 등과 관련된 인자들은 미생물의 FAA 이용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효소의 활성은 미생물의 종류, 증식 속도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런 인자들은 상호 의존적이고 식품 성분 분해물의 종류 및 저장 조건 등과 관련된 기술적 과정에도 영향을 받는다. 기질과 효소의 존재 유무와 활성에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이러한 상호작용으로 BA의 최종 생성량이 주로 결정된다(Anli와 Bayram, 2008).
과량의 히스타민 섭취는 편두통, 발한 및 저혈압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으며, 과도한 양의 푸트레신과 카다베린은 장내 diamine oxidase와 histamine-N-methyltransferase를 저해함으로써 히스타민의 독성을 강화시킬 수 있으므로 이전 연구를 통해 깍두기와 총각 김치 시료로부터 히스타민, 푸트레신 및 카다베린의 함량이 위험 수준에 이르므로 이들에 대한 BA 함량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저감화를 위한 방법 모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된 바 있다(Jin 등, 2019). 김치 내 BA 저감화를 위해선 BA 함량이 낮은 멸치 액젓을 사용하거나, 멸치 액젓의 첨가량을 줄이거나, 멸치 액젓을 대체할 수 있는 부원료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알려진 바 있다(Lee 등, 2019). Jin 등(2019)과 Lee 등(2019)은 깍두기, 총각 김치, 파 김치 및 갓 김치의 생균수, 유산균수, pH, 염도, 적정 산도, 수분활성도 등 미생물학적 및 물리화학적 특성과 BA 함량 간 상관성은 다소 낮은 반면, 멸치 액젓을 포함한 복합적인 요소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하였다. Cho 등(2006)은 새우젓갈(최대 7.0 mg/kg)보다 멸치 액젓(최대 263.6 mg/kg) 내에서 카다베린이 유의하게 많은 양이 검출되었다고 하였고, Mah 등(2003)은 멸치 액젓으로부터 카다베린을 생성한 Bacillus속을 분리한 바 있다. 한편, 와인으로부터 분리된 Pichia membranaefaciens H227는 티라민, Schizosaccharomyces pombe K81는 푸트레신, 티라민, 에틸아민, H337는 에틸아민, Zygosaccharomyces rouxii는 티라민과 에틸아민을 생성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발효 식품 제조에 활용되는 효모에 의해서도 다양한 BA가 생성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Baumlisberger 등, 2015). 따라서 본 연구에서 분리된 유산균뿐만 아니라, 효모도 BA 생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어 향후에는 본 연구의 묵은지로부터 BA 생성 및 분해 활성을 나타내는 유산균과 효모의 분리 동정에 관한 연구를 계속 이어갈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발효 침채류인 김치를 담글 때 풍미 향상을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양념 중에 하나인 액젓이나 젓갈은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영양학적으로 우수하기는 하나, 유해 아민 생성을 위한 전구체의 함량이 높으므로 독성 유발 가능성이 높다. 본 연구 결과에서 볼 때, 천일염에 비해 액젓이나 젓갈로 담근 김치나 묵은지에서 BA 함량이 유의하게 높았으며, 특히 원료나 외부로부터 혼입된 아미노산 탈탄산 효소 생성능이 있는 유산균으로 인해 발효 기간이 경과될수록 BA 생성량은 유의하게 증가될 수 있으므로 묵은지에 대한 지속적인 BA 함량 모니터링과 함께 원료 개선, 발효 조건 최적화 등을 통한 저감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유산균의 아미노산 탈탄산 효소가 발효 식품 내 BA 생성의 주요 원인이므로 안전한 묵은지 제조를 위해선 미생물 오염도가 낮은 원료를 사용하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제조하여 BA 생성균의 혼입을 막아야 한다. 게다가 BA 분해 효소 생성능이 있거나 BA 생성균에 대한 항균 활성이 있는 유산균 발효 스타터를 활용함으로써 BA에 대한 독성 위험을 낮춘 안전한 발효 식품 제조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