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국내의 ‘신고’ 배(Pyrus pyrifolia Nakai) 품종은 과실의 품질과 저장성이 우수하여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 배 재배면적의 85.8%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신고’ 배는 해마다 추석 명절에 홍수 출하가 되기도 하고, 특히, 추석이 빠른 해에는 조기수확에 따른 미숙과 수확으로 당도가 저하되는 등 소비위축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KOSIS, 2021; KREI, 2020).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조·중생종 배 품종 재배를 확대하는 등 재배체계 개선이 필요하지만 ‘신고’ 품종의 과실품질과 저장성을 고려할 때 구조적 개선이 어렵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지베렐린을 사용하여 과중 향상과 생산시기를 조절하는 방법이 적용되고 있다(Shim 등, 2007). 지베렐린은 식물의 생장에 관여하며, 또한 과실의 미숙종자에서 생성되어 과실비대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Hedden과 Phillips, 2000) 국내에서는 ‘신고’ 배의 조기출하와 대과생산을 목적으로 식물생장조절제인 지베렐린(gibberellin, GA)-paste를 사용하고 있다. 배의 GA-paste 처리 시기는 품종에 따라 세포분열 정지기인 만개 후 25일-35일 사이에 과경 도포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공급됨으로써 과실비대 및 당도 향상을 유도하고, 숙기가 5-7일 정도 당겨지는 효과가 있다(Kim과 Lee, 2009). 특히, ‘신고’ 배 과경에 GA-paste 처리는 과실 세포 수 증가와 더불어 과경부 비대에 따른 통도조직의 발달도 간접적 영향을 미치면서(Choi, 2004; Zhang 등, 2005; Zhang 등, 2007a; Zhang 등, 2007a) 과중 증가 및 숙기촉진으로(Youn 등, 2000b) 현장에서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저장의 경우 과실의 경도가 저하되고, 바람들이 현상이 증가하는 등 상품성을 저하시키는 피해도 보고되었다(Choi 등, 2011). 그러나 국내에서는 GA-paste 성분의 조합과 함량이 다른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지만 이들 제품들의 효과에 대한 차이는 구명된 바가 없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4종의 GA-paste 제품을 ‘신고’ 배에 처리하여 수확 시 과실품질과 저장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영농현장에 효율적인 적용방법을 검토하고자 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본 실험은 경북 상주시 외서면의 농가에서 관행적인 방법으로 재배하고 있는 ‘신고’(16년생) 배 품종을 대상으로 하였다. 그리고 지베렐린 페이스트(GA-paste) 처리는 수세가 안정된 나무를 대상으로 각 처리당 5주 3반복으로 처리하였다. 과실 수확은 관행적인 수확기를 기준으로 2주일 빠른 9월 16일에 조기 수확하였고, 시험은 2년간(2014-2015년) 수행하였다. 저온저장 과실은 수확된 과실들에서 병해충 피해과 및 상처과들을 제외하고 실험재료로 사용하였다.
GA-paste 처리는 현장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동부GA골드(2.5% GA3+0.2% GA4+7, FarmHannong Co., Seoul, Korea), 네배커(2.4% GA4+7, Yooill Co., Seoul, Korea), 부사(1.35% GA3+1.35% GA4+7, Samsanseong Co., Zhumadian, China), GA협화(2.5% GA3+0.2% GA4+7, Kyowa Co., Tokyo, Japan) 등 GA 함량이 다른 4개사의 제품을 사용하였다. GA-paste 처리시기는 2014년에는 만개 후 35일인 5월 15일에, 2015년에는 만개 후 37일인 5월 20일에 각각 과경에 약 25 mg 정도되도록 도포하였다. 저장조건은 온도 0±0.5°C, 상대습도 90%로 설정하여 180일간 저장하면서 45일 간격으로 과실특성을 분석하였다.
과실 경도는 직경 11 mm plunger를 이용하여 과실경도계(Compac-100 Ⅱ, Sun Scientific Co., Tokyo, Japan)로 과실적도부의 껍질을 제거 후 과실당 3회 측정값의 평균을 Newton(N)으로 표기하였다. 적정 산도는 전위차 적정기(DL-15, Mettler Toledo, Greifensee, Switzerland)를 이용하여 과즙 5 mL에 증류수 45 mL를 채워 0.1 N NaOH로 적정 후 사과산으로 환산하였고, 가용성고형물 함량은 과즙을 디지털당도계(PR-201α, Atago Co., Ltd., Tokyo, Japan)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에틸렌 발생량은 과실을 3.2 L 용기에 넣고 밀폐시킨 다음 2시간 후 headspace에서 1 mL 가스를 채취한 후 flame ionization detector (FID)와 Porapak Q column(G3591-70014, Agilent Technologies Inc., Santa Clara, CA, USA)을 장착한 gas chromatography(GC 7820A, Agilent Technologies Inc., Santa Clara, CA, USA)로 측정하였다. 분석조건은 injector, oven, detector 온도는 각각 100, 90, 200°C로 설정하고, carrier gas는 He, flow rate는 25 mL/min으로 하였다. 호흡량은 에틸렌 발생량의 측정과 동일한 방법으로 1 mL 가스를 채취한 후 thermal conductivity detector (TCD)와 Porapak Q column(G3591-70014, Agilent Technologies Inc.)을 이용하여 gas chromatography (GC2010, Shimadzu Co., Kyoto, Japan)로 측정하였다. 분석조건은 injector, oven, detector 온도는 각각 100, 90, 100°C로 설정하고, carrier gas는 He, flow rate는 12 mL/min으로 하였다. 과실특성 조사는 과중은 나무당 50과씩 5반복(250과)으로 조사를 하였고, 나머지 과실특성은 5개 과실을 3반복(15과)으로 측정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상주지역의 2014년과 2015년의 5월 상순부터 9월 상순 수확 시까지 강수량과 일조시간을 보면(Fig. 1(A) and (B)), 배 과실의 2차 비대기인 7월 하순부터 8월 하순의 강수량은 2014년에는 440.4 mm, 2015년에는 80.1 mm로 많은 차이를 보였고, 일조시간은 2014년에는 209.9시간이었고, 2015년에는 299.7시간으로 90시간 더 길었다. 그리고 온도의 변화를 보면(Fig. 1(C)), 2014년과 2015년에 평균기온은 5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7월 하순부터 8월 하순의 평균기온은 2014년에는 23.9°C였고, 2015년에는 26.2°C로 2.3°C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배 과종의 경우 세포분열 정지기 후의 과실비대는 온도보다는 일조시간에 따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어(Han 등, 2013), 2015년이 일조시간이 90시간 더 길어져 과실의 비대에 다소 유리한 환경조건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신고’ 배에 GA-paste 제품인 동부GA골드(2.5% GA3+ 0.2% GA4+7, Korea), 네배커(2.4% GA4+7, Korea), 부사(1.35% GA3+1.35% GA4+7, China), GA협화(2.5% GA3+ 0.2% GA4+7, Japan)를 과경에 도포한 후 수확 시 과실품질을 조사하였다(Table 1). 과중은 2014년에는 무처리구는 620.8 g이었고, GA-paste 처리구들은 699.9-736.5 g으로 과중이 무처리구에 비하여 6.2-15.7% 증가하였고, 특히 네배커 처리구가 736.5 g으로 가장 많은 증가를 보였다. 그리고 2015년에도 무처리구의 과중은 624.9 g이었고, GA-paste 처리구들은 716.9-793.9 g으로 2014년에 비하여 12.8-21.3% 과중이 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배 과실에 GA-paste 처리는 ‘신고’ 배 과경에 도포하면 GA 성분이 지속적으로 공급됨으로써(Youn 등, 2000a; Youn 등, 2000b), 과실 세포 수 증가와 더불어 과경부 비대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과실의 발육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으나(Choi, 2004; Nakagawa 등, 1973; Yuda 등, 1984; Zhang 등, 2005; Zhang 등, 2007a; Zhang 등, 2007b), GA 종류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고 하였다(Kim과 Lee, 2009). 그리고 세포분열 정지기 이후의 과실비대는 온도보다는 일조시간에 따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Han 등, 2013). 그러므로 GA 처리구들에서 무처리구에 비하여 과중은 증가하였고, 2014년에 비하여 2015년도에 과중이 다소 증가한 것은 재배환경, 수세관리, 토양 관리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지만 2015년도 8월 초중순에 온도가 높고, 일조량이 많았던 것으로(Fig. 1(B) and (C)) 2015년도 기상조건이 배 과실의 비대에 유리한 환경조건이 되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1) Different letters indicate statistically significant differences at p⟨0.05 based on Duncan’s multiple range test. Values represent the mean±SE (fruit weight, n=250, firmness et al., n=15).
과실의 경도는 2014년도에는 무처리구는 70.6 N에 비하여 GA-paste 처리구들은 과중 증가에 따라 54.4-64.6 N으로 모두 감소하였으나, 2015년도에는 과중이 증가하였음에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네배커 처리구에서만 2년간 경도가 54.4와 44.4 N으로 모두 감소하였다. 그리고 적정 산도의 경우도 2014년도에는 무처리구가 0.23%였으나 GA-paste 처리구들에서는 0.15-0.17%로 모두 감소하였고, 2015년도에는 네배커 처리구에서만 적정 산도는 0.13%로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그리고 가용성 고형물 함량은 2014년도에는 미미한 차이를 보였고, 2015년도에는 무처리구에 비하여 동부GA골드와 GA협화 처리구에서 증가하였고, 다른 GA-paste 처리구들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GA-paste 처리구들에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과실의 경도와 적정 산도의 경우 2015년도에 비하여 2014년도에서 모두 감소한 것은 8월에 강우량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일조량이 부족하여 발생한 현상으로 추정되었다. 그리고 가용성 고형물 함량이 GA-paste 처리구들에서 다소 증가한 것은 과실비대 촉진과 함께 성숙도 다소 촉진된 것으로 판단되었다(Hedden과 Phillips, 2000; Nakagawa 등, 1973; Yuda 등, 1983; Yuda 등, 1984). 또한, 에틸렌 발생량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고, 호흡량은 처리 간에 차이를 보이지 않아 호흡비급형 과실의 특성을 보였으며(Jeong 등, 1998), 과피와 과육 내부의 이상 증상은 발생하지 않았다(자료 미제시).
따라서 본 시험에 사용된 4개사에서 생산한 GA-paste 제품들은 2년간의 실험 결과 ‘신고’ 배 과실의 과중과 가용성 고형물 함량은 증가하였지만, 경도와 적정 산도는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 숙기가 촉진되었다. 그리고 GA-paste 제품들 간에 배 과실 품질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여 현장적용 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GA-paste 처리에 따른 수확 후 ‘신고’ 배 과실의 저장 기간에 따른 과실의 품질변화 양상을 조사하였다. 과실의 경도 변화를 보면(Fig. 2(A) and (B)), 저장 기간이 길어질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고, 2014년도는 저장 90일까지는 무처리 과실의 경도가 높았고, GA-paste 처리구들은 감소하였으며 이후에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네배커 처리구는 저장 135일 이후에는 39.4 N으로 가장 낮은 경도를 보였으며, 그리고 2015년에도 네배커 처리구에서 역시 낮은 경도를 보여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신고’ 배에서 GA4+7, GA3, GA3+GA4+7 paste 처리 시 저장 중 과실의 경도는 GA4+7에서 가장 낮았고, GA3+GA4+7 혼용처리구는 무처리보다 다소 낮았다고 하였다(Lee 등, 2017). 따라서 2년간의 GA-paste 처리구 간의 저장 중 과실의 경도는 네배커 처리구를 제외하고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무처리구에 비하여 감소한 것은 과중 증가에 따른 원인이라고 판단되며, Choi(2004)의 연구결과에서도 GA-paste 처리 과실들에서 과실의 경도가 무처리구에 비하여 감소하였다고 하였다.
적정 산도는 2014년의 경우 수확 시에는 무처리구가 0.23%였고, 저장 180일 이후에는 0.19%로 다소 감소하였다. 그러나 GA-paste 처리구들은 수확 시에 0.14-0.17%로 무처리구에 비하여 현저히 낮았고, 저장 180일 후에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네배커 제품이 0.12%로 현저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Fig. 2(C) and (D)). 그러나 2015년에는 2014년과 달리 모든 처리구들 간에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않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가용성 고형물 함량은(Fig. 2(E) and (F)) 저장 기간이 길어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2014년에는 저장 135일 이후에 GA협화와 동부GA골드 처리구들이 13 °Brix 이상으로 높았으나 다른 처리구들은 12.5 °Brix 이하였다. 그리고 2015년에는 무처리구에 비하여 모든 GA-paste 처리구들이 높았고, 특히 GA협화 제품이 13.2 °Brix로 가장 높은 경향을 보였다. Lee 등(2017)의 연구결과에서는 ‘신고’ 배에서 GA3+GA4+7 처리구는 무처리구와 차이가 없었고, GA4+7 처리구에서는 오히려 낮은 경향을 보였다고 하여 본 연구결과와는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GA-paste 처리에 따른 숙기촉진 시 가용성 고형물 함량에 미치는 영향도 있지만, 특히, 온도, 일조시간, 수세, 그리고 광합성을 담당하는 잎의 상태와 엽면적 지수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발생한 차이라고 추정이 되었다.
에틸렌 발생량(Fig. 3(A) and (B))과 호흡량(Fig. 3(C) and (D))은 수확 시와 저장 기간 동안 그 발생량도 미미하였고 모든 처리구들 간에도 차이가 없었다. ‘신고’ 배는 호흡비급등형 과실로 분류되어 있어(Jeong 등, 1998) 에틸렌과 호흡량은 무처리구와 GA-paste 처리구들에 수확 시 차이가 없었고, 저장 기간 동안에도 일정수준을 유지하는 양상을 보여 호흡비급등형의 ‘신고’ 배 특성을 보였다. 그리고 배 과실의 경우 GA-paste 처리 후 장기저장 동안 바람들이 현상이 발생하여 상품성을 저하시키는 피해도 보고되었지만(Choi 등, 2011), 본 결과에서는 이상 증상은 발생하지 않았다(자료 미제시).
따라서 연구결과를 종합해 보면, ‘신고’ 배의 성숙촉진 및 과실비대를 위하여 GA-paste를 사용할 경우 네배커(2.4%, GA4+7) 제품은 과실 성숙은 촉진되나 저장 중 경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 추석이 이른 해에는 단경기 출하용으로 적용할 수 있으며, GA협화와 동부GA골드(2.5% GA3+0.2% GA4+7) 제품은 수확 시와 저장 45일에서도 가용성 고형물 함량과 경도가 높게 유지되는 경향으로 중기저장을 목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리고 부사 제품(1.35% GA3+1.35% GA4+7)의 경우는 과실품질 측면에서 다른 처리구들과 특이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현장적용 시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따라서 ‘신고’ 배를 장기저장을 목적으로 한다면 GA-paste를 처리하지 않고 정상적인 성숙기에 수확하여 저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되고, 추석 단경기용 혹은 단기저장을 목적으로 할 경우 GA-paste 사용은 출하계획에 따른 선택적 처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