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포도는 주로 생과로 섭취되지만, 잼이나 음료, 포도주 등의 가공식품으로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 포도주는 포도과즙에 효모를 넣어 발효시켜 만든 양조주로 포도로 만들 수 있는 가공품 중 가장 오래되고 널리 알려졌다(Koh, 1986; Kwon, 2014). 특히, 포도주는 기능성 물질로서 페놀계 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알코올음료로 알려져 있다. 포도주에서의 페놀계 물질은 색, 향, 맛과 같은 관능적 요소에 관여하고 있다(Lee 등, 2002; Park 등, 2017). 이렇게 포도 과즙으로 만드는 것이므로 포도주의 품질은 포도의 품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포도의 품질은 포도 품종, 기후, 토양, 재배 기술 등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포도는 용도에 따라 포도주용, 생식용, 및 건포도 등과 같은 가공용으로 구별되는데, 포도주용 품종은 생식용과는 다르게 산도와 당도가 높은 품종이 요구된다(Lee, 1984). 포도 품종은 세계적으로 10,000여 종에이르고 있지만 포도주를 만드는 품종은 50품종 내외로 알려져 있다. 이 중 98% 이상은 유럽계의 포도인 Vitis vinifera 계열이다. 유럽계 포도는 우리나라와 같이 여름이 습하고 겨울에는 비교적 추운 환경에서 재배가 용이하지 않다. 이에 반해 이런 환경에서도 생육이 잘 되고 있는 미국계 포도인 머스캣 베일리 에이(Muscat Baily A, MBA)와 캠벨얼리(Campbell Early)를 이용하여 주로 포도주 제조가 이뤄지고 있다(Heo 등, 2016; Park 등, 2002). 그동안 국내 재배 환경에 적응하고 포도주로서 품질을 갖는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려 하였다. 본 연구는 국내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는 머스캣 베일리 에이와 캠벨얼리를 비롯한 유럽 양조용 품종인 피노 뮈니에와 가메 4종과 2021년 양조용 품종으로 개발한 아그데 품종을 이용하여 포도주를 제조하여 품종에 따른 포도주의 품질 특성을 비교하여 아그데 품종이 양조용으로 적합한지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본 실험에 사용한 포도는 5종의 품종[캠벨얼리(Campbell Early), 머스캣 베일리 에이(Muscat Bailey A, MBA), 피노 뮈니에(Pinot Meunier), 가메(Gamay), 및 아그데(Ageude)]로 2022년 생산한 과실을 이용하였다. 비닐하우스 내에 재식간격 2.5×3 m로 식재된 품종별 2그루의 수체에서 수확한 과실을 양조하였으며 효모는 Saccharomyces cerevisiae (Fermivin, DSM food specialities, Delft, Netherlands)을 사용하였다. 분석에 필요한 시약은 특급시약을 사용하였다.
포도주는 Cavaglia 등(2020)의 micro-vinification법을 변형하여 제조하였다. 즉, 포도송이에서 줄기를 제거하고 으깨기 작업 이전에 폴리페놀의 산화와 잡균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메타중아황산칼륨을 0.02%(w/w) 첨가한 후 으깨고 설탕을 첨가하여 22 °Brix가 되도록 하였다. 아황산염 처리 5시간 후 포도 무게 대비 0.02%(w/w)의 효모를 접종하고 25°C에서 가용성 고형분 수치가 7 °Brix일 때까지 7일간 1차 발효를 진행하였다. 이때 메타중아황산칼륨을 0.01%(w/w) 첨가하여 발효를 정지하였다. 1차 발효가 끝나면 압착하여 침전물을 제거하고 압착한 발효액은 용기에 넣고 15°C에서 1년간 숙성하며 2회 침전물 분리하였다. 숙성된 포도주로 일반적인 품질 및 색, 페놀화합물 함량 등의 포도주 품질특성을 조사하였다.
알코올 함량은 국세청 주류 분석 시험법에 따라 측정하여 Gay-Lussac 주정환산표로 보정하였다(National Tax Service Liquors License Support Center, 2014). 즉, 시료 100 mL에 증류수 50 mL를 혼합하여 증류하였다. 증류액을 약 90 mL를 받아 증류수로 100 mL를 정용한 후 15°C에서 주정계(Daekwang Inc., Seoul, Korea)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휘발산 함량은 알코올 측정을 위해 받은 와인 증류액 30 mL를 취해 0.01 N NaOH로 pH 8.2가 될 때까지 적정하여 초산(mg/L)의 양으로 환산하여 나타내었다. 가용성 고형분 함량은 디지털 당도계(Atagio PR-101, Japan)를 이용하였으며, pH 및 총산 함량은 자동 적산계(Schott Titroline alpha, Mainz, Germany)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즉, pH는 포도주 10 mL를 넣은 다음 초기 pH를 측정한 값으로 하였고 총산은 0.1 N NaOH로 pH 8.2까지 적정하여 주석산(tartaric acid, g/100 mL)으로 환산하였다.
포도주의 색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분광광도계(Multiscan GO, Thermo Fisher Scientific, Waltham, MA, USA)를 사용하여 420 nm, 520 nm, 및 62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적색도는 520 nm에서의 흡광도값으로 나타내었고, hue값은 420 nm에서의 흡광도와 520 nm에서의 흡광도 비(A420 nm/A520 nm)로 나타내었으며, color intensity는 420 nm, 520 nm, 및 620 nm에서의 흡광도 합(A420 nm+A520 nm+A620 nm)으로 나타내었다.
총페놀화합물 함량은 Folin-Ciocalteu 방법에 따라 Folin-Ciocalteu’s reagent가 포도주의 폴리페놀 화합물에 의해 환원된 결과, 청색으로 발색하는 원리로 측정하였다(Chae, 2021; Hossain 등, 2015; Singleton과 Rossi, 1965). 즉, 분석에 앞서 포도주 시료를 농축하여 용매를 모두 제거한 후 dimethyl sulfoxide(DMSO)에 녹여 분석 시료로 사용하였다. 분석 시료 0.1 mL에 0.4 mL Folin-Ciocalteu working solution을 첨가하고 0.5 mL의 20% sodium carbonate(Na2CO3)를 넣고 잘 혼합한 다음 40°C의 shaking water bath(MaXturdy, Daehan Scientific Co., Ltd., Seoul, Korea)에서 2시간 동안 shaking 하면서 반응시켰다. 200 μL의 반응용액을 취하여 96-well micro plate의 well에 넣은 후 microplate reader(Multiscan GO, Thermo Fisher Scientific)를 이용하여 blank solution을 blank로 하여 76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공시험의 경우, 0.1 mL DMSO를 취하여 이하 같은 방법으로 하였다. 총페놀화합물 함량은 갈릭산(gallic acid) 검량선을 이용하여 산출하였다.
총안토시아닌 함량은 pH-differential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Chae, 2021; Harbertson 등, 2015). 50 μL의 시료를 96-well micro plate의 두 개의 well에 넣은 후 하나의 well에는 100 μL의 0.025 M potassium chloride buffer(KCl, pH 1.0)와 또 다른 well에는 0.4 M sodium acetate buffer(CH3COONa, pH 4.5)를 각각 첨가하였다. 96-well micro plate를 microplate reader(Multiscan GO, Thermo Fisher Scientific)에 넣고 4분 동안 배양 후 52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pH 1.0 buffer의 흡광도값에서 pH 4.5 buffer의 흡광도 값을 감하여 총안토시아닌 함량을 산출하는 데 이용하였다. 총안토시아닌 함량은 시아니딘-3-글루코시드(cyanidin-3-glucoside, C3G) 검량선에 대입하여 산출하였다.
프로안토시아니딘 함량은 vanillin-acetic acid법에 따라 측정하였다(Butler 등, 1982). 즉, 30 μL의 시료를 96-well micro plate의 well에 넣은 후 하나의 well에는 150 μL의 0.5% vanillin working solution을 첨가하고 또 다른 하나의 well에는 30 μL의 시료에 4% HCl/acetic acid solution을 첨가한 후 sealing cover를 덮고 곧바로 microplate reader(Multiscan GO, Thermo Fisher Scientific, Waltham, MA, USA)에 넣고 25°C에서 20분 동안 반응시킨 후 50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공시험의 경우, 30 μL의 시료에 25 μL의 0.5% vanillin working solution을 첨가하고 이하 같은 방법으로 하였다. 안토시아닌에 의한 결과의 오차를 제거하기 위하여 동일한 조건에서 측정한 시료용액과 4% HCl-acetic acid 용액의 흡광도값을 제하고 프로안토시아니딘 함량을 구하였다. 프로안토시아니딘 함량은 카테킨 검량선을 이용하여 산출하였다.
각 분석항목에 대하여 3회 반복 측정하여 얻은 결과를 평균±표준편차로 나타내었고 통계분석은 SPSS 26.0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SPSS Inc., Chicago, IL, USA). 각 품종별 품질 특성에 대하여 처리구간의 유의적인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유의수준을 α=0.05로 설정하여 일원분산분석(one way ANOVA)을 실시하였고, 유의성 검정은 Duncan의 다중범위 검정을 실시하였다. 또한, 포도주의 품질 특성간의 관련성을 보고자 상관분석(correlation analysis)을 하였으며, 품종을 달리한 포도주와 품질 특성간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도표화하기 위해 주성분 분석(principal component analysis)을 실시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품종을 달리한 포도주의 품질 특성을 살펴본 결과는 Fig. 1에 나타내었다. 알코올 함량의 범위는 10.40-11.20%로 시료들 간의 유의적인 차이를 나타냈다. 발효 후 알코올 함량을 12%로 맞추기 위해 포도를 으깨는 과정에서 부족한 당을 첨가하여 22 °Brix로 조절하여 발효를 시작하였다. 시험 양조한 시료의 알코올 함량 범위가 10-11%였으므로 포도주가 거의 완전히 발효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포도주의 pH는 저장성과 맛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pH 3.2-3.3을 권장하고 있다(Park 등, 2002). 이보다 높으면 잡균의 오염이 생길 수 있으며, 이보다 낮으면 오히려 신맛이 강해 관능적 품질 특성이 저하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보고되었다(Kim 등, 2010; Roh 등, 2008). 5종의 품종을 달리한 포도주의 pH의 범위는 3.75-4.57이었다(Fig. 1). 가장 낮은 pH를 보인 것은 캠벨얼리 품종이었고 가장 높은 pH를 보인 것은 가메 품종으로 제조된 포도주였다. 포도주의 총산 또한 포도주의 품질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다(Park 등, 2002). 또한, 적포도주의 바람직한 산 함량은 0.55-0.60%라는 보고가 있다(Chang 등, 2012). Fig. 1에서 보면, 포도주의 총산 함량은 품종에 따라 유의적인 차이를 나타냈으며 가장 적은 함량을 가지고 있는 품종은 가메로 0.39%를 나타냈고 가장 많은 함량을 가지고 있는 품종은 머스캣 베일리 에이로 0.58%를 나타냈다. 위에서 언급한 바에 따라 0.55-0.60% 범위에서 벗어나는 포도주는 피노 뮈니에, 아그데 및 가메로 각각 0.54%, 0.47% 및 0.39%였다. 이 세 종류의 포도주는 산 함량이 비교적 낮으므로 다른 포도주에 비해 신맛이 적을 것으로 사료된다. 반면, 아그데와 가메 포도주는 신맛이 적은 대신 가용성 고형분 함량(°Brix)이 각각 7.85와 8.50으로 다른 포도주에 비해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포도주에서의 휘발산은 초산으로 나타낸다. 따라서 휘발산 함량이 많다는 것은 초산 함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은 발효나 숙성 시 초산 생성균에 의하거나 효모에 의한 초산 생성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휘발산이 많은 포도주의 경우는 기호성에 있어서도 다소 떨어지게 된다(Jung 등, 2020; Rho 등, 2008). 다른 처리구에 비해 다소 높은 휘발산 함량을 가지고 있는 것은 캠벨얼리와 아그데였다.
포도주의 색은 포도주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며 색에 관여하는 성분은 폴리페놀 중 안토시아닌과 프로안토시아니딘이다(Candid 등, 2005; Kim 등, 2015). 안토시아닌은 발효액의 pH와 더불어 포도주의 적색도에 영향을 미치고 탄닌과 안토시아닌의 복합체를 형성함으로 색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Roh 등, 2008). 본 연구에서도 총페놀화합물 함량과 안토시아닌 함량이 적색도와 각각 상관계수가 0.850, 0.779로 유의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Table 1). 숙성 중에도 높은 색도를 유지하는 것은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아 안정된 복합체 형성으로 기인된 것으로 추측된다(Roh 등, 2008). 그러므로 숙성시키지 않은 적포도주에 비해 숙성년도가 많을수록 안토시아닌의 밝은 붉은색이 아닌 어두운 붉은색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Koh, 1986). 안토시아닌 함량과 관련이 있는 적색도는 520 nm에서의 흡광도가 최곳값을 나타내고 420 nm에서의 흡광도에서는 최솟값을 가진다고 한다(Lee와 Chae, 2010). 이 연구에서 적색도, hue, 및 intensity가 가장 높은 것은 각각 1.54±0.01, 1.58±0.00 및 4.47±0.02로 아그데 품종으로 제조한 포도주였다(Fig. 2). Lee와 Chae (2010)의 연구에 따르면, hue는 오렌지색으로의 변화를 나타내고 intensity는 색의 양을 말한다고 하였다(Lee와 Chae, 2010). Fig. 3에서 보듯이, 아그데 품종으로 제조한 포도주가 총페놀화합물 함량과 총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으므로 색도 진한 것으로 추측된다.
식물계에 존재하는 2차 대사산물인 페놀화합물은 다양한 구조와 분자량을 가지고 있으며 항산화성, 항균성, 항암성 등의 생리 활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인체 질병의 위험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관심을 받아왔다(Chung과 Lee, 2003; Kim 등, 2019). 또한, 포도주의 색, 향 및 맛 등과 같은 관능적 특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Boulet 등, 2023; Lee와 Chae, 2010). 페놀화합물은 페놀산, 플라보노이드, 탄닌 등 3가지 형태로 분류한다(Chung과 Lee, 2003). 이 연구에서는 품종을 달리한 포도주의 총페놀화합물 함량, 총안토시아닌 함량, 및 프로안토시아니딘 함량을 조사하였다.
포도의 페놀화합물은 껍질과 씨에 많이 분포되어 있어 포도껍질과 함께 발효를 하는 적포도주에서는 높은 함량을 나타내지만 포도의 품종이라든가 양조 기술, 발효 온도 등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를 보인다(Lee 등, 2002). Lee 등(2002)의 연구에 따르면 포도주의 hue와 총페놀 함량과의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고 color intensity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 연구에서는 hue와 총페놀화합물 함량과의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지만 color intensity와는 상관계수가 0.871로 유의적인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Table 1). Fig.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총페놀화합물 함량은(TPC) 시료들 간의 유의적인 차이를 나타냈고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것이 아그데 품종으로 제조한 포도주에서였다(827.16±5.16 mg/L). Color intensity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342.79± 5.31 mg/L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 피노 뮈니에 품종으로 제조한 포도주는 color intensity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안토시아닌은 폴리페놀 화합물의 한 부류이며 채소와 과실에 함유되어 있는 수용성 색소로 산화 방지 및 항염증 등에 효과가 있는 생리활성물질로 알려져 있다(Kang과 Koh, 2022). 양조용 포도 품종 5가지가 안토시아닌 함량에서 유의적인 차이를 나타냈다. 가장 많은 함량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그데 품종으로 458.35±1.80 mg/L였다. 그 다음으로는 캠벨얼리(289.71±1.50 mg/L), 머스캣 베일리 에이(140.90±2.26 mg/L) 순이었다. Choi(2010)의 연구에서는 캠벨얼리, 거봉, 머스캣 베일리 에이 등 품종을 달리했을 때, 과피로부터 추출한 안토시아닌 함량이 가장 높은 것이 캠벨얼리라는 결과를 발표하였다(Choi, 2010). 그동안 생식용 품종인 캠벨얼리나 머스캣 베일리 에이로 적포도주를 제조하여 왔는데 색이나 향이 진한 아그데 품종이 이들 생식용 품종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아그데 품종은 재배특성도 우수함이 이미 입증된 바 있어 향후 국내 적포도주 품종으로 널리 보급될 것으로 기대된다(Weekly Agriculture and Livestock, 2023).
안토시아니딘의 폴리페놀성 물질인 프로안토시아니딘은 플라보노이드 생합성 경로를 통해 합성되는 2차 대사산물이며 항산화활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Ji 등, 2015; Rippin 등, 2022). 안토시아니딘은 응축된 탄닌으로 떫은맛을 내는 물질로 특히 아로니아에 많이 들어 있어 강한 떫은맛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 연구에서는 피노 뮈니에 품종 포도주가 가장 많은 함량을 보였다(188.05±5.78 mg/L). 반면 아그데 품종 포도주는 검출되지 않았다. 나머지 세 종류의 품종에서는 유의적인 차이가 없이 46.62-60.67 mg/L 수준이었다. 이로써 아그데 품종은 떫은맛이 다른 포도주에 비해 약할 것으로 추측된다. 반면 피노 뮈니에 포도주는 프로안토시아니딘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떫은맛이 강할 것으로 생각되나, 숙성 중에는 페놀화합물이 변화해서 둥글고 부드러운 맛으로 변화하므로 장기 숙성용 와인에 적합할 것으로 사료된다(Koh, 1986).
Fig. 3에 따르면, 아그데 품종으로 제조된 포도주는 총 폴리페놀 함량이 높았는데(827.16±5.16 mg/L), 이는 총안토시아닌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458.35±1.80 mg/L). 아그데 품종으로 제조된 포도주는 프로안토시아니딘이 검출되지 않은 바, 탄닌과 안토시아닌의 복합체를 형성함으로 색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Roh 등(2008)의 연구 결과에 따라 포도주의 색상 안정화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므로 장기 숙성용보다는 진한 색상의 단기 숙성용 포도주에 적합할 것으로 생각된다.
품종을 달리한 포도주와 포도주의 품질 특성을 비교하기 위해 주성분 분석(principal component analysis) 실시하고 시각적으로 도표화한 결과(Fig. 4), 주성분 1(PC1)의 설명력이 55.92%이고 주성분 2(PC2)의 설명력은 30.68%이며 총설명력은 86.60%로 나타났다. 주성분 1의 양의 방향으로 pH, 가용성 고형분(°Brix), hue, color intensity, 적색도(redness), 총페놀화합물 함량(TPC), 총안토시아닌 함량(TAC), 휘발산(volatile acid)이 분포되어 있고, 같은 방향으로 분포되어 있는 것은 캠벨얼리와 아그데 품종으로 제조한 포도주였다. 이것으로 pH, °Brix, hue, color intensity, redness, TPC, TAC, volatile acid 등의 품질 특성으로 캠벨얼리와 아그데 품종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주성분 1의 음의 방향으로 분포되어 있는 것은 페놀화합물 함량 중 프로안토시아니딘 함량(PAC)이고 여기에 해당되는 품종으로는 가메, 피노 뮈니에, 및 머스캣 베일리 에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성분 2의 양의 방향으로 분포되어 있는 것은 아그데와 가메 품종으로 제조한 포도주였다. 이것으로 주성분 1에 의해서는 캠벨얼리와 주성분 2에 의해서는 가메와 비슷한 성질로 묶을 수 있다고 볼 수 있을 거라고 사료된다.
4. 요약
본 연구는 국내에서 양조용 품종으로 개발한 아그데 품종의 양조 적성을 알아보기 위해, 국내에서 주로 이용되고 있는 캠벨얼리와 머스캣 베일리 에이 그리고 유럽의 양조용 품종인 피노 뮈니에와 가메를 이용하여 포도주를 제조하여 일반적인 품질 및 페놀화합물 함량을 비교 분석하였다. 시험에 사용된 포도주의 pH는 3.75-4.57이었고 총산 함량은 0.39-0.58%이었다. 아그데 포도주의 산 함량은 0.47%로 다른 품종으로 제조한 포도주에 비해 높지 않았다. 반면, 가용성 고형분 함량은 7.85 °Brix로 다른 시료들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또한, 색에 있어서도 적색도, intensity뿐만 아니라 hue값이 모두 유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총페놀화합물 함량과 총안토시아닌 함량에서도 아그데가 다른 품종에 비해 유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프로안토시아니딘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것으로 아그데 품종이 신맛이 적고 단맛이 있는, 총안토시아닌 함량 및 적색도가 높아 색이 진한 적포도주를 제조하기에 적합한 와인용 품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프로안토시아니딘이 없어서 장기 숙성용 와인보다는 단기 숙성용 와인으로 적합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아그데 포도 자체의 향이 풍부하므로 아그데 포도주의 향과 맛에 대한 연구와 숙성에 따른 품질 변화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