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오늘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종 중 하나인 증류식 소주는 곡물을 발효시킨 밑술을 증류하여 만드는 술로서, 연속식 증류를 통해 알코올 함량을 95%까지 올린 주정을 물로 희석한 다음 감미료나 조미료를 추가하여 만든 희석식 소주와는 구분된다(Kim과 Lee, 2022). 효모와 곰팡이 등이 관여하는 밑술의 발효과정 중에는 원료에서 유래하는 당, 유기산, 아미노산, 휘발성 향기성분 등이 다양하게 만들어지며(Choi 등, 2023), 밑술의 주질과 증류 방식에 따라 증류식 소주의 품질이 결정된다. 밑술에 존재하는 다양한 성분들은 비점에 따라 증류 과정 중 회수되는 시점이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물보다 비점이 낮은 methanol, acetaldehyde와 같은 유해 물질들을 제거하기 위하여 초류를 제거한 후, 본류부터 회수하게 되며, furfural, fusel oil류, aldehyde류 등과 같이 주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물질들은 물보다 비점이 높아 후류에 존재하기 때문에 본류만 회수하는 과정 중 자연스레 제거된다(Lee 등, 2017). 지금까지 증류식 소주의 품질을 올리기 위해 밑술의 발효 단계(Choi 등, 2013; Choi 등, 2015; Choi 등, 2017; Lee 등, 2015), 밑술의 증류 방법(Lee 등, 2017), 증류 후 숙성 단계(Kim과 Lee, 2019) 등 다양한 과정에서 연구가 진행되어왔다.
한편, 최근 알코올성 음료의 연구 트랜드는 초기 발효과정 중 ester, aldehyde, higher alcohol, terpene 등 다양한 향기성분을 만들어낸다고 알려진 non-Saccharomyces 효모에 관한 내용들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대부분의 non-Saccharomyces 효모들은 알코올 내성이 약하기 때문에, S. cerevisiae와 혼합 발효를 통하여 발효과정 중 부족한 알코올 생성을 보충하고 있다(Borren과 Tian, 2020; Ellis 등, 2022; Lee 등, 2019; Lee 등, 2020; Tufariello 등, 2021). 특히, 대표적인 non-Saccharomyces 효모인 Wickerhamomyces anomalus나 Hanseniaspora uvarum 등이 특징적으로 만들어내는 ethyl acetate나 isoamyl acetate 등의 향기성분들은 적절한 농도로 존재할 시에 달콤한 과일향이나 바나나 향을 나타내기 때문에, 다양한 알코올성 음료 연구에서 우수한 향기성분 품질 지표로 인식되고 있다(Fan 등, 2019; Moreira 등, 2011).
쌀 유래 알코올성 음료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아미노산은 발효과정 중 다양한 향기성분들의 전구물질로써 잘 알려져 있으며, 종류에 따라 단맛, 쓴맛, 감칠맛 등을 나타내어 주질의 관능적 특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Schmidt 등, 2021; Tian 등, 2016). 술의 아미노산 조성은 원료로부터 기인하기도 하지만, 발효과정 중 다양한 미생물의 서로 다른 대사과정에 의해 아미노산 조성이 달라질 수도 있으며(Prior 등, 2019), 이는 술의 최종 품질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들 향기성분들과 아미노산들 중 비점이 낮은 물질의 경우에는 증류식 소주의 본류 회수 과정 중 알코올 성분과 마찬가지로 농축되어 함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며, 결과적으로 증류식 소주의 주질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non-Saccharomyces 효모와 Saccharomyces cerevisiae를 혼합발효를 통해 밑술의 발효과정 중 향기성분과 아미노산 등을 포함한 다양한 대사산물의 생산을 유도하여 밑술의 주질을 향상시킨 다음, 증류 과정 중 밑술에 존재하는 다양한 성분들을 농축시킴으로써 증류식 소주의 품질 향상을 이루고자 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술덧 제조를 위해 사용된 쌀은 대구농산㈜에서 2022년도에 생산된 멥쌀(더담은 우리쌀, DG farm, Daegu, Korea)을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누룩은 송학곡자㈜에서 생산된 역가 300 SP 이상의 전통누룩(Soyulgok, Songhak Gokja, Kwangju, Korea)를 사용하였고, 양조 용수는 하이트진로음료㈜에서 생산된 탐사수(Hitejinro Co., Ltd, Sejong, Korea)를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본 연구를 위해 경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식품미생물생명공학연구실에서 분리 보관 중인 감와인의 주질 향상에 이용한 Hanseniaspora uvarum SJ69(KACC 93298P)와 포도주의 주질 향상에 이용한 H. uvarum S6(KACC 93248P), 그리고 약주용 S. cerevisiae NY-21(KACC 93314P) 효모를 사용하였으며, 기개발되어 산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탁 ․ 약주 효모와 S. cerevisiae NY-21 균주의 비교를 위하여, 대조구로 한국미생물보존센터(KCCM, Seoul, Korea)에서 분양받은 S. cerevisiae KCCM 11215 효모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 사용한 4종류 효모를 Table 1에 나타내었다.
Abbreviation1) | Strain | Origin | Application | Description | Reference |
---|---|---|---|---|---|
11215 | Saccharomyces cerevisiae KCCM 11215 | - | Takju | Obtained from the Korean Culture Center of Microorganisms (KCCM) | - |
NY21 | Saccharomyces cerevisiae NY-21 | Nuruk | Distilled soju | Ethanol-tolerant, sugar-tolerant, acid-tolerant, higher levels of volatile aromatic compounds | Park et al. (2021) |
SJ69 | Hanseniaspora uvarum SJ69 | Persimmon | Persimmon wine | Higher levels of ethyl acetate (fruity flavor) higher score in sensory evaluation | Kim et al. (2019) |
S6 | Hanseniaspora uvarum S6 | Grape | Wine | Higher levels of lactic acid, higher score in sensory evaluation | Hong and Park (2013) |
혼합 발효 효모 종류에 따른 증류식 소주 술덧의 담금 방법은 상업적 양조의 배합 비율을 축소하여 제조하였다. 밑술은 국립농업과학원 발효가공식품과에서 Aspergillus oryzae로 파종한 입국 300 g에 양조수 450 mL를 가하고 효모 배양액 15 mL를 첨가한 후, 24°C 항온배양기에서 36시간 동안 효모를 증식시켜 제조하였다. 각 시료는 S. cerevisiae에 의한 알코올 생성을 늦추어 non-Saccharomyces 효모가 발효과정 중 주질 향상에 더욱 영향을 줄 수 있도록, S. cerevisiae NY-21과 2종의 H. uvarum 효모들을 1:9 (v/v)의 비율로 접종하였으며, S. cerevisiae NY-21과 S. cerevisiae KCCM 11215는 단독 접종하였다. 1단 담금은 20 L 담금조에 입국 1,700 g과 양조수 2,550 mL를 가한 후, 사전에 배양한 밑술을 넣고 24°C에서 2일간 발효를 진행하였다. 발효가 잘 되는지를 확인한 후, 멥쌀 4,000 g을 증자한 고두밥과 양조수 6,000 mL를 첨가하여 20°C의 발효실에서 11일 정도 발효를 진행하면서, 이산화탄소의 발생이 현저히 줄고 알코올 함량이 최대치에 도달하는 시점에서 발효를 종료하였다. 발효한 술덧을 40 mesh 면포로 조여과하고 원심분리(4°C, 4,973 × g)하여 고형분을 제거한 후, 4°C에 보관하면서 양조 특성과 각종 성분분석을 하였다. 발효가 끝난 술덧을 스테인리스로 제작된 소형 증류기(20 L, Daeyoung Co., Gwangju, Korea)를 이용하여 감압 증류하였다. 가열은 재킷 방식의 간접 가열을 하였고, 감압 펌프를 이용하여 진공을 유지하였다. 증류 온도는 65°C로 설정하였고, 감압은 560±20 mmHg에서 증류를 진행하였다. 냉각수 온도는 5°C를 유지하였으며, 초류는 총용량의 3% 정도를 채취하고, 본류는 알코올 함량이 약 45%가 유지될 때까지 유출시켰다. 증류식 소주의 증류 직후 알코올 함량은 시험구별로 41.16-44.02%로 나타났으며(Table 2), 혼합발효 증류식 소주에서 높은 알코올 함량이 향미 등 관능적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각 시험구별 주질의 상대적인 비교를 위해 최종 알코올 함량이 25%가 되도록 제성한 이후, 여과 및 정제과정을 거쳐 추가적인 성분분석 및 관능검사를 진행하였다.
Check point | Ethanol content (%, w/v) | |||
---|---|---|---|---|
112151) | NY21 | NY21+SJ69 | NY21+S6 | |
After distillation | 42.03 | 44.02 | 41.16 | 42.23 |
After ethanol adjustment | 25 | 25 | 25 | 25 |
증류식 소주를 빚기 위하여 술덧의 발효기간에 따른 특성 분석은 발효 중인 술덧을 10분간 원심분리(4°C, 4,973 × g)하여 얻은 상등액을 시료로 사용하였다. 술덧의 가용성 고형분의 농도는 당도계(RA 250, ATAGO, Tokyo, Japan)를 사용하였고, 환원당 함량은 3,5-dinitrosalicylic acid (DNS)법을 변용하여 비색정량법에 따라 측정하였다(Ahmed, 2004). 즉, 시료 0.3 mL에 DNS 시약 1 mL를 첨가하여 95°C에서 5분간 반응시킨 다음 증류수 7 mL를 첨가한 후, 분광광도계(UV-1601, Shimazdu Co., Kyoto, Japan)를 사용하여 55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상기 방법을 이용하여 포도당(glucose)을 표준물질로 사용하여 작성한 표준곡선으로부터 환원당 함량을 환산하였다. pH는 pH meter(SevenEasy S20, Mettler Toledo, Columbus, OH, USA)를 이용하였고, 총산은 시료 10 mL를 중화시키는 데 필요한 0.1 N NaOH의 소비량을 젖산(lactic acid)으로 환산하였다(Choi 등, 2023). 알코올 증류는 원심분리하여 얻은 상등액 100 mL를 메스플라스크에 취하여 증류플라스크로 옮기고, 메스플라스크에 남은 여액을 증류수 15 mL로 2번 세척하여 첨가한 것을 증류하여 70 mL의 증류액을 얻었다. 여기에 증류수를 첨가하여 100 mL로 정용한 혼합 증류액의 알코올 농도를 주정계로 측정한 후, Gay-Lussac의 주정 환산표를 이용해 15°C로 온도를 보정하여 환산하였다. 생균수는 표준 평판 계수법을 이용하였으며, 발효 중인 술덧을 멸균수로 단계 희석하여 YPD 고체배지에 도말한 다음 30°C에서 48시간 배양한 후, 형성된 콜로니를 계수하였다.
증류식 소주의 맛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유기산과 유리아미노산의 함량을 분석하기 위하여 증류가 종료된 시료를 사용하였다. 증류식 소주의 유기산 함량은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PLC, Prominence, Shimadzu Co., Kyoto, Japan)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Lee 등, 2019). 유기산 분석용 column은 PL Hi-Plex H column(7.7×300 mm, Agilent Technologies, Santa Clara, CA, USA)을 이용하였고 flow rates는 0.6 mL/min, column oven은 65°C, 이동상은 0.005 M sulfuric acid(Duksan, Ansan, Korea)로 하였으며, 굴절률 검출기(RID-10A, Shimadzu Co.)를 사용하여 검출하였다. 유기산 함량은 표준용액을 조제 후, 분석한 peak area로 작성한 검량선으로 정량하였다. 아미노산은 6 N HCl을 가하여 질소 감압하에 110°C, 24시간 동안 가수분해된 시료 가수분해물을 amino acid autoanalyzer(L-8900 Model, Hitachi, Tokyo, Japan)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물은 17종의 아미노산 표준품의 retention time과 비교하고, 함량은 peak 면적으로 환산하였다(Weng, 2014).
증류 전 향기성분은 발효가 끝난 술덧을 원심분리하여 얻은 상등액을 이용하여 사용하였으며, 증류 후, 조건별 상대적 휘발성 향기성분의 비교를 위해 증류가 종료된 증류식 소주의 알코올 함량을 25%로 동일하게 제성한 다음, gas chromatograph mass spectrometry(7890A, Agilent Technologies Inc., Santa Clara, CA, USA)와 FID 검출기(Agilent Technologies Inc.)를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향기성분의 포집은 SPME fiber(50/30 μm DVB/CAR/PDMS, Supelco, Bellefonte, PA, USA)를 사용하여 head space 분석법을 이용하였다(Lee 등, 2016). 전처리 방법으로는 headspace vial (20 mm, PTFE/silicon septum, magnetic cap)에 시료 5 mL와 25% NaCl(w/v)을 첨가하여 완벽하게 밀봉한 후, 35°C에서 자력 교반기로 20분 동안 교반하여 시료와 headspace의 휘발성 성분이 평형이 이루어졌을 때, SPME fiber를 주입하여 40분간 향기성분을 포집하였다. 휘발성 향기성분 분석을 위한 Column은 DB-WAX(60 m×250 μm×ɸ0.25 mm, Waters)를 사용하였고, Column 온도는 40°C(2 min), 220°C(2°C/min), 240°C(20°C/min), 240°C(5 min)의 승온으로 설정하였다. Injector 온도는 240°C, carrier gas는 He를 사용하였다. 휘발성 향기성분의 분석을 위해 사용된 library는 Wiley9Nist0.8(Wiley9Nist0.8 Library, mass spectral search program, version 5.0, Ringoes, NJ, USA)이었다(Jeong 등, 2017).
3. 결과 및 고찰
단독 및 혼합 발효시킨 4종류 탁주 술덧의 가용성 고형분과 환원당 변화를 Fig. 1에 나타내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S. cerevisiae NY-21(SC NY21)은 내알코올성, 내당성 및 내산성이 우수하고 발효속도가 빠른 특징을 지니고 있어, S. cerevisiae KCCM 11215(SC 11215)를 사용한 대조구보다 SC NY21을 사용한 단독 및 혼합 발효구에서 발효 초기에 빠른 속도로 당화와 발효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징적으로는 non-Saccharomyces인 H. uvarum SJ69 (HU SJ69)와 H. uvarum S6(HU S6)가 이용된 두 발효구는 중기 이후에 발효속도가 떨어져 환원당 이용 속도가 대조구인 SC 11215보다 늦게 진행되었다. 각각 혼합 발효시킨 4종류 술덧의 pH와 총산의 변화를 Fig. 2에 나타내었다. pH는 대조구를 포함한 모든 혼합 발효구에서 초기 3.77-3.82로 시작하여 최종 3.42-3.61의 pH를 나타내었으며, 총산 함량은 SC NY21 단독 및 혼합 발효구는 최종 0.84-0.89%로 비슷하였지만 발효구별 유의성은 보이지 않았으며, 대조구로 사용한 SC 11215는 0.67%로 상대적으로 낮은 총산 함량이 확인되었다. 특이적으로는 SC 11215 술덧에서는 SC NY21 단독 및 혼합 발효구보다 약 0.1 이상 pH 차이와 0.17% 이상 낮은 총산 함량을 나타내었는데, 이는 발효과정 중 SC NY21 시험구보다 SC 11215 대조구에서 유기산 생성이 적게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복합 효모로 혼합 발효시킨 2종류 술덧의 알코올과 생균수의 변화는 Fig. 3과 같다. 제조한 탁주의 알코올 생성은 환원당을 빨리 소모하기 시작한 SC NY21 단독 발효구와 혼합 발효구에서는 대조구인 SC 11215보다 빨리 알코올이 생성되기 시작하여 SC NY21의 알코올 생성능이 SC 11215보다 우수한 것을 알 수 있었으며, 혼합발효구에서도 발효 초기 SC 11215 대조구보다 빠른 알코올 생성속도를 나타낸 것은 향후 SC NY21의 산업용 효모로의 활용 가능성을 나타내었다고 볼 수 있다. Non-Saccharomyces인 HU SJ69와 HU S6 혼합 발효구의 경우, 발효 중기 이후부터 알코올 생성 속도가 다른 발효구보다 늦어져 최종적으로는 15.8%와 15.6%로 단독 발효구보다 낮은 알코올 함량(16.2-16.4%)을 나타내었다.
일반적으로 곡물 유래 알코올성 음료 제조과정에서 pH와 산도는 품질에 중요한 요소로써, 산도가 증가하면 잡균의 오염이 방지되어 제조된 발효주의 향기성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다수의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Brewing Society of Japan, 1999; Yoshizawa 등, 2004). Choi 등(2015)의 결과에서도 술덧의 초기 산도를 조절하기 위해 발효 초기에 citric acid와 lactic acid를 술덧의 0.3% 첨가하여 증류식 소주를 제조하였을 때, pH와 산도 변화에 따라 산패취를 나타내는 thiobarbituric acid(TBA) 값이 2.2-3.6배 낮아지고, acetaldehyde 함량이 감소함으로써 증류식 소주의 향기성분 변화를 유도하여 관능적 특성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고하였다. 황주 제조를 위해 다양한 non-Saccharomyces 효모들을 혼합 발효시킨 Zhao 등(2023)의 연구에서는 혼합 발효 시험구의 lactic acid와 acetic acid 함량이 감소하였으며, oxalic acid, tartaric acid, citric acid 등은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 Wickerhamomyces anomalus 균주를 S. cerevisiae와 혼합 발효하여 약주를 제조한 Choi 등(2022)의 연구에서는 citric acid, lactic acid 함량이 S. cerevisiae 단독 발효구보다 약간 증가하였으며, 다양한 non-Saccharomyces 효모별로 발효과정 중 생성하는 유기산의 종류가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Starmerella bombicola, Metschnikowia pulcherrima, H. osmophila, H. uvarum과 같은 일부 non-Saccharomyces 효모들은 당을 발효보다는 호흡에 이용하는 Crabtree-negative 균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 효모를 S. cerevisiae와 혼합 발효를 하면 S. cerevisiae로 단독 발효시킬 때보다 알코올 함량이 1-2% 낮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Canonico 등, 2016), 본 연구에서도 Crabtree-negative 균주로 알려진 H. uvarum에 의해 알코올 함량이 S. cerevisiae 단독 발효구보다 낮게 생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제조한 탁주 술덧의 휘발성 향기성분 분석 결과를 Table 3에 나타내었다. 우선 SC NY21 단독 발효구의 경우, 탁 ․ 약주용 SC 12215와 비교한 결과, ester 계열에서 ethyl acetate, methyl salicylate, ethyl dodecanoate, ethyl linoleate 등의 함량이 유의적으로 증가하였다. 특히, ethyl tetradecanoate와 ethyl hexadecanoate 함량이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아, S. cerevisiae NY21을 발효에 이용하는 것이 탁주의 ester 향기성분 생성에 크게 기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Aldehyde와 alcohol 함량은 SC NY21 술덧에서 일부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H. uvarum과 SC NY21을 혼합 발효한 술덧의 경우, SC NY21 단독 발효구와 비교하여 ester 향기성분 중, ethyl acetate, isoamyl acetate, ethyl hexanoate, ethyl octanoate 함량이 유의적으로 증가하였지만, 고분자 ester 물질인 ethyl dodecanoate, ethyl tetradecanoate, ethyl hexadecanoate는 유의적으로 감소하였다. 전체적으로는 SC NY21과 HU SJ69 및 HU S6 혼합 발효구의 ester 함량은 SC NY21 단독 발효구와 비교하여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Aldehyde의 경우, 2-methylbenzaldehyde는 H. uvarum 혼합 발효구에서 SC NY21 단독 발효구보다 9.5-17.8배 증가하였지만, 그 외 aldehyde류는 유의적으로 감소하였다. Alcohol류의 경우, H. uvarum 혼합 발효구에서 SC NY21 단독 발효구와 비교한 결과, iso butanol과 isoamyl alcohol은 1.5-1.9배 증가하였다. 증류 전 탁주 술덧의 휘발성 향기성분 함량을 살펴보면, HU SJ69과 HU S6 혼합 발효구의 휘발성 향기성분은 SC NY21 단독 발효구보다 감소하였지만, 바나나, 배 등 과실 향을 나타내는 저분자 ester 물질 함량은 non-Saccharomyces인 H. uvarum 혼합 발효구에서 많이 증가하였다.
2) 11215, S. cerevisiae KCCM 11215; NY21, S. cerevisiae NY-21; SJ69, H. uvarum SJ69; S6, H. uvarum S6.
발효조건에 따른 상대적 휘발성 향기성분을 비교하기 위해, 제조한 탁주를 증류한 후, 알코올 함량을 25%로 동일하게 제성한 다음, 휘발성 향기성분을 분석한 결과를 Table 4에 나타내었다. 증류하기 전인 탁주 술덧과 증류 후, 휘발성 향기성분을 비교하였을 때, 끓는점이 200°C 이하인 물질들이 증류 후 소주에서 상당량이 농축되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furfural 제외), 그 이유는 끓는점이 높은 물질일수록 증류 단계에서 증류되지 않고 술덧에 남아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ethyl acetate, isoamyl acetate, ethyl hexanoate, diethyl acetal, iso butanol, isoamyl alcohol, dimethylsilanediol 함량은 증류하지 않은 탁주 술덧보다 증류 후에 이들 물질이 많이 남아있었는데, 그중에서 ethyl acetate, ethyl hexanoate, ethyl octadecanoate, diethyl acetal, iso butanol, isoamyl alcohol이 큰 폭으로 증가하여, 증류식 소주의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휘발성 향기성분임을 확인하였다. 반면, 증류 전 술덧에서 주요 향기성분으로 판단되는 ethyl decanoate, methyl salicylate, 2-phenylethyl acetate, ethyl dodecanoate, ethyl tetradecanoate, ethyl hexadecanoate, ethyl oleate, ethyl linoleate, phenylethyl alcohol은 큰 폭으로 감소함으로 인해 증류 전과 후의 휘발성 향기성분 패턴의 차이가 뚜렷하였다.
2) 11215, S. cerevisiae KCCM 11215; NY21, S. cerevisiae NY-21; SJ69, H. uvarum SJ69; S6, H. uvarum S6.
S. cerevisiae와 non-SaccharomycesH. uvarum 혼합 발효에 따른 증류식 소주의 휘발성 향기성분 함량의 변화를 살펴보면, ester 물질은 혼합 발효구에서 ethyl acetate, isoamyl acetate, ethyl hexanoate는 SC NY21 단독 발효구보다 유의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isoamyl acetate, HU SJ69 혼합 발효구 제외). Aldehyde 중에서 diethyl acetal은 H. uvarum 혼합 발효구에서 SC NY21 단독 발효구보다 증가하였다. Alcohol류에서 iso butanol과 isoamyl alcohol은 H. uvarum 혼합 발효구와 SC NY21 단독 발효구 간에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지만, dimethyl silanediol과 phenylethyl alcohol은 H. uvarum 혼합 발효구에서 약간 증가하였다. 최종적으로 H. uvarum과 S. cerevisiae로 혼합 발효한 증류식 소주에서 휘발성 향기성분은 증류 전 탁주 술덧과 비교하여 SC NY21 단독 발효구의 증류 전후 변화폭보다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HU SJ69와 HU S6 혼합 발효구의 향기성분은 HU S6 혼합 발효구에서 저분자 ester 계열과 ethyl hexadecanoate 함량이 HU SJ69 혼합 발효구보다 높았지만, aldehyde와 alcohol은 두 혼합 발효구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전체적인 휘발성 향기성분은 HU S6 혼합 발효구에서 대조구를 포함한 다른 시험구보다 높게 확인되었다.
Lee 등(2017)은 초류와 본류의 회수 시점, 증류 온도, 감압 조건 등 증류 조건을 달리하여 증류식 소주의 성분 차이를 분석하였으며, 초류와 상관없이 본류를 50% 받은 조건에서 달콤한 향을 나타내는 isobutyl alcohol과 pleasant fruit, floral 향을 나타내는 ethyl octanoate 함량이 높게 검출되었고, 초류와 상관없이 본류만 30% 받은 조건에서 알코올 함량, acetaldehyde 함량이 높게 측정되었으며, 종합적 관능 평가도 가장 우수하게 평가되었다고 보고하였다. Kim과 Lee(2019)는 숙성기간과 저장 용기에 따라 증류식 소주의 향기성분 변화를 관찰하였으며, 숙성기간에 따라 오크와 옹기에서 숙성한 시료의 향기성분이 증폭되었으며, 스테인리스 스틸 용기에서 숙성한 시료는 증류 직후와 비교하여 향기성분의 변화가 적었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의 휘발성 향기성분 결과를 종합하자면, 술덧 발효과정 중 S. cerevisiae와 H. uvarum의 혼합 발효에 의해 생성된 다양한 향기성분 중 바나나, 배 등의 과실향을 가지는 저분자 ester 계열 물질들의 함량이 증류 과정 중 많이 증가하였으며, 최종 H. uvarum 혼합 발효 증류식 소주에서 S. cerevisiae 단독 발효시킨 증류식 소주보다 우수한 향미 특성이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H. uvarum 효모를 활용한 혼합 발효 증류식 소주의 맛을 비교하기 위하여 유리아미노산 분석 결과를 Table 5에 나타내었다. 식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들은 각각 단맛(threonine, serine, glycine, alanine, proline), 쓴맛(arginine, lysine, histidine, phenylalanine, tryptophan, leucine, isoleucine, methionine, valine), 감칠맛(aspartic acid, glutamic acid)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chmidt 등, 2021). 증류식 소주의 유리아미노산을 분석한 결과, SC NY21 단독발효 증류식 소주에서 쓴맛을 나타내는 valine, methionine, phenylalanine, lysine, histidine의 조성이 조금 바뀌었지만, 쓴맛 아미노산의 전체 함량은 SC NY21 단독 발효구에서 45.60 mg/L, SC 12215 단독 발효구에서 46.16 mg/L로 이들 간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SC NY21 단독 발효구에서 감칠맛을 나타내는 glutamic acid와 단맛을 나타내는 proline이 대조구인 SC 12215 단독 발효구보다 유의적으로 증가하여 결과적으로 SC NY21의 사용이 증류식 소주의 맛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non-Saccharomyces인 H. uvarum 혼합 발효 증류식 소주와 SC NY21 단독 발효구를 비교하였을 때, HU SJ69 혼합 발효구의 아미노산 함량은 SC NY21 단독 발효구와 비교하여 큰 변화를 나타내지 않았지만, HU S6 혼합 발효구의 경우, 감칠맛과 단맛에 관여하는 아미노산들의 함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결과적으로, H. uvarum 계열의 non-Saccharomyces 효모를 S. cerevisiae와 혼합 발효하는 경우, 증류식 소주의 맛 증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1) 11215, S. cerevisiae KCCM 11215; NY21, S. cerevisiae NY-21; SJ69, H. uvarum SJ69; S6, H. uvarum S6.
유리아미노산은 주류의 맛 특성에 중요한 요소로써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외국의 대표적인 주종인 사케, 와인, 샴페인, 맥주의 아미노산 함량을 측정한 Schmidt 등(2021)의 연구에서 감칠맛을 나타내는 glutamic acid 함량은 사케, 와인, 샴페인, 맥주 순으로 확인되었으며, 특히 사케는 arginine, alanine 함량도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감칠맛은 특히 소주의 맛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고려되며, threshold 값은 30 mg/100 mL로 알려져 있으나, 본 연구에서 제조된 증류식 소주는 모두 threshold 값보다 낮아서 혼합 발효에 의한 glutamic acid 감소가 최종 증류식 소주의 감칠맛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Liang 등(2020)은 Hong Qu rice wine의 발효과정 중 쓴맛 아미노산 생성에 관여하는 미생물 군집을 조사하였는데, 총 쓴맛 아미노산 함량은 Pediococcus, Saccharomyces, Lactobacillus, Monascus, Halomonas 등의 생육과 강한 연관성을 가진다고 보고하였다. 이외에도 발효 초기 알코올이 생성되기 전, 그리고 유산균에 의해 lactic acid가 생성되기 전, 다양한 미생물 군집이 발견되었으며, 본 연구에서 제조된 증류식 소주를 제조할 때 사용되는 누룩에 존재하는 다양한 미생물들이 또한 증류식 소주의 아미노산 함량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증류식 소주 제조과정 중 H. uvarum 혼합 발효가 증류식 소주의 관능적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하여 식품공학부 학생 20명을 대상으로 관능검사를 진행한 결과를 Table 6에 나타내었다. 관능검사 결과, 휘발성 향기성분의 함량이 높게 측정되었던 HU S6 혼합 발효구에서 SC NY21 단독 발효구보다 조금 높은 향미 점수를 받았으며, HU SJ69 혼합 발효구는 SC NY21 단독 발효구와 비슷한 정도의 향미 점수를 받았다. 맛 항목의 경우, 세분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직접적인 평가를 하기 어려웠지만, 전반적인 기호도에서는 HU SJ69로 혼합 발효한 증류식 소주의 경우, SC NY21 단독 발효구와 비슷한 점수를 받았으며, 유리아미노산 함량이 낮게 측정된 HU S6 혼합 발효구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4. 요약
본 연구는 기존에 과실주 발효 시, non-Saccharomyces 효모를 혼합 발효하여 향기성분을 증가시키는 기술을 확대하여 단독 및 혼합 발효로 제조한 탁주 술덧의 향기성분을 증가시킨 후 증류 과정을 통해 주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이론을 검증하고자 한 연구이다. 연구를 진행하기 전, 예상한 것처럼, 혼합 발효 증류식 소주에서 과실향을 나타내는 저분자 ester 계열의 휘발성 향기성분들의 함량이 증가하는 것이 입증되었으며, H. uvarum 계열의 효모를 사용한 경우, HU SJ69 혼합 발효구는 S. cerevisiae 단독 발효구와 비슷한 아미노산 함량을 나타냈으나, HU S6 혼합 발효구의 경우, 아미노산 함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능검사 결과, 휘발성 향기성분이 증가한 HU S6 혼합 발효구에서 SC NY21을 사용한 다른 증류식 소주들과 비교하여 유의적으로 큰 차이를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조금 더 높은 향미 점수를 얻은 것을 통해, 향후 non-Saccharomyces 효모의 혼합 발효를 통한 증류식 소주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초연구로써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판단된다. 또한, H. uvarum 계열 효모의 경우에는 국내에서는 식품 원료로 등재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산업적 이용을 위한 안전성 검증 등의 연구가 추가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