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브랜디는 과일을 발효해 얻은 액체를 증류한 후 오크통에서 장기간 숙성하여 만드는 증류주이다. 브랜디 제조에서 증류 과정은 포도에 포함되거나 발효와 증류 과정 중에 생성된 에탄올 농도와 향미 성분을 농축시키는 역할을 한다(Tsakiris 등, 2014). 1차 증류에서는 발효된 와인을 증류하여 알코올 농도가 약 20-30%인 증류액을 얻고, 2차 증류를 통해 이를 더 농축하여 약 55% 이상의 알코올 농도를 가진 증류액을 얻는다(Balcerek 등, 2017). 그러나 2차 증류는 두 번의 열처리와 장비 사용이 필요해 에너지 소모가 크고 생산비용이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Rougier 등, 2021). 이때 초기 증류액의 알코올 농도를 높이면 2차 증류 없이도 높은 알코올 농도의 증류액을 얻을 수 있어 에너지와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일반적인 와인의 제조는 22-25 °Brix의 과즙을 효모로 발효할 시 약 12%의 알코올이 생산된다(Lingua 등, 2016). 그러나 30 °Brix의 과즙을 발효할 경우 최대 17%의 고알코올 와인이 생산된다(Caridi 등, 2022). 따라서 고알코올 와인만으로 1차 증류만 거친다면 산업적으로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증류주는 오크통에 수년간 보관하여 숙성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오크통은 향과 맛을 더하는 다양한 화합물을 제공하여 브랜디의 감각적 특성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Schwarz 등, 2014). 그러나 오크통 숙성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이로 인해 생산 비용이 증가하는 한계가 있다(Yan 등, 2024). 그러므로 이를 대체하고 숙성기간을 가속화 하는 대안으로 오크칩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있다. 오크칩은 오크통과 동일한 재료로 만들어지며, 와인과 접촉하는 표면적이 크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 많은 리그닌과 휘발성 방향족 물질을 방출해 브랜디 숙성 효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Nie 등, 2023). 그러므로 오크칩 사용은 브랜디 숙성과정에서 발생하는 저장 비용 및 오크통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증류 및 숙성 효율을 높인 브랜디 제조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기존 알코올 함량의 20 °Brix 발효주와 30 °Brix 고알코올 발효주를 각각 1차 및 2차 증류하여 품질을 비교하고, 숙성 단계에서 여러 종류의 오크칩을 활용한 품질 특성을 조사하여 시판 브랜디와의 품질 평가를 통해 고품질 브랜디의 제조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2. 재료 및 방법
브랜디 제조를 위한 과실주를 제조하기 위한 포도 품종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양조용 품종으로 육종한 ‘청수’ 품종(16.7 °brix)을 활용하였다. Sacharomyces cerevisiae 효모는 DSM food specialties(Delft, Netherlands)에서 구입하였다. 휘발성 성분 측정을 위하여 3-methyl-1-butanol(isoamyl alcohol; ≥98.5%), 2-phenylethanol(phenylethyl alcohol; ≥99%), 1-propanol(≥99.5%), ethyl acetate(99.9%), methanol(≥99%), ethyl lactate(≥98%)는 Sigma-Aldrich Co. Ltd.(St. Louis, MO, USA)에서 구매하였다.
청수 포도의 송이줄기를 제거하고 파쇄한 후, 과즙의 당도가 20 °Brix(대조구) 및 30 °Brix(처리구)가 되도록 가당한 후 과즙의 0.02%(w/w) 효모(Sacharomyces cerevisiae, Fermivin, DSM food specialties)를 40°C에서 20분간 활성화시키고 접종하였으며, 25°C에서 11일간 발효하였다. 효모 접종 후 매일 1회씩 교반하여 상층의 과피와 과율을 가라앉히며, 과피와 씨로부터 폴리페놀 성분 추출을 용이하게 하였다. 1차 발효가 끝나고 압착한 발효액을 용기에 넣고 잔당발효를 15°C에서 10일간 실시하였고, 효모 균체와 부유물이 가라앉으면 1차 상등액 분리를 실시하여 얻은 과실주를 증류기(Daewoo machinery, Seoul, Korea)에 투입하여 증류하였다. 술덧 4.5 L를 증류기에 넣고 증류시작 후 약 20분에 첫 증류액에 나오기 시작하여 분당 30 mL의 속도로 증류액이 유출되는 조건으로 하였다. 증류액은 별도로 분획하지 않고 처음 증류액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받기 시작하여 증류액의 알코올 함량이 10%가 될 때까지 하였다. 2차 증류는 1차 증류 과정을 반복한다. 냉각수는 지하수를 사용하였고, 증류액은 활성탄 및 규조토로 여과한 다음 알코올이 25% 되게 희석한 후 분석하였다. 브랜디의 숙성은 주류 숙성용 light, medium, dark 오크칩(Sebak, Seoul, Korea)을 30 g/L로 첨가하여 45°C에서 2주, 4주 동안 가속숙성하여 품질을 비교하였다(Coldea 등, 2020).
알코올, pH, 총산, 휘발산 함량은 국세청 주류 분석 규정에 의하여 측정하였다(National Tax Service, 2020). 알코올 함량을 측정하기 위해 각 시료 100 mL에 증류수 100 mL를 혼합하여 증류하였다. 증류액 약 80 mL를 받고 증류수로 100 mL까지 정용한 후 증류액을 15°C로 조정하여 간이 알코올 분석기 (AL-3, RIKEN KEIKI, Tokyo, Japan)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산도는 시료 10 mL를 중화시키는데 필요한 0.1 N NaOH 용액이 소비된 mL수로, 총산은 산도를 tartaric acid로 적정한 값으로 환산하였다. 휘발산은 알코올 함량 측정을 위해 증류한 액 30 mL를 0.01 N NaOH로 적정한 값을 acetic acid 함량으로 환산하여 표시하였다.
가용성 고형분 함량은 굴절당도계(Atago Co., Tokyo, Japan)를 사용하여 측정하였으며, 색도는 Color meter(Ultra Scan PRO, Hunter Lab Inc., Reston, Virginia, USA)를 사용하여 L* (lightness), a* (redness), b*(yellowness)값을 측정하였다. ∆E*값은 증류수를 기준으로 하여(L1*, a1*, b1*) 샘플과 비교하여 측정하였으며(L2*, a2*, b2*), 계산식은 다음과 같다.
브랜디의 유기산 함량은 HPLC(LC-20AD, Shimadzu Co, Kyoto, Japan)를 이용하여 post column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Column은 TSKgel ODS-100V(4.6 mm×250.0 mm)로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이동상은 8 mM perchloric acid를 이용하였으며 injection volume은 10 μL, flow rate는 1 mL/min, column oven의 온도는 40°C로 하였다. column을 통과해 나온 분리물은 이동상(0.2 mM Bromothymol blue, 15 mM Na2HPO4, 7 mM NaOH)과 반응하여 UV 440 nm에서 검출하였다. Flow rate는 1.0 mL/min로 하였다. 시료는 여과(0.2 μm, Millipore, Co., Cork, Ireland) 후 사용하였다.
휘발성 성분은 gas chromatography(Nexis GC-2030, Shimadzu Co.)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용 column은 DB-WAX(60 m×0.25 mm I.d.×0.25 μm film thickness, J&W Scientific, Agilent Co., Santa Clara, CA, USA)를 사용하였고 Flame ionization detector(FID)로 검출하였다. Column의 온도는 40°C에서 5분, 분당 3°C씩 승온하여 200°C에서 5분으로 설정하였다. Carrier gas인 N2의 유속은 21.1 cm/sec, split ratio 20:1로 설정하였다. Injector 및 detector 온도는 240°C로 하였고, 정량은 표준물질의 농도를 0-1,000 ppm으로 설정하여 스탠다드 곡선으로 계산하였다.
아세트알데히드 분석을 위해 증류분획을 100 mL씩 1-11회에 나누어 받고 아세트알데히드 분석 키트(Megazyme Ltd., Bray, Ireland)를 사용하였다. 증류액 0.1 mL에 식염수 2 mL를 더한 용액에 buffer 0.2 mL(solution 1)와 NAD+ 0.2 mL (solution 2)를 차례로 추가하였다. 본 용액을 밀폐 후 잘 혼합하여 2분 방치 후 34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A1). 이때 blank는 증류액 대신 식염수 2.1 mL를, 기준물질은 식염수 2.0 mL에 표준용액 0.1 mL를 혼합하여 사용하였다. Acetaldehyde dehydrogenase 0.05 mL는 4분 방치 후 34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A2).
오크칩 종류별 가속숙성한 브랜디의 맛 패턴 분석은 전자혀(Astree, Alpha Mos, Toulouse, France)를 이용하였다. 채취한 시료를 알코올 5%로 희석한 후, 여과지(Whatman No. 6, Kent, UK)로 여과한 다음 유리용기에 25 mL을 취해 자동시료 측정기에 놓았다. 표준물질은 standard kit(ASTREE II, Alpha Mos)를 사용하여 diagnostics procedure으로 sensor 상태를 확인하고 실험을 진행하였다. 액체 matrix에 용출된 성분을 분석하여 시료의 맛 패턴을 분석하는데 각 5가지 센서를 활용하였다. AHS는 신맛, CTS는 짠맛, NMS는 감칠맛을 나타내는 주요 센서이고 PKS는 glucose, fructose, sucrose의 농도를 높여 테스트하고 단맛을 보조하는 센서로 사용하였다. ANS는 tannic acid의 농도를 높여 테스트하고 쓴맛을 보조하는 센서로 사용하였다. 또한, 결괏값은 각 센서의 감응도를 맛 스코어로 변환하여 산출되었다. 모든 샘플은 3회 반복 측정을 하였고, 센서마다 모든 데이터의 평균값(m)과 표준편차(σ)를 산출하고 각 시료별 반복데이터 센서값의 평균값(X)을 토대로 X' = |(X-m)|/σ을 산출하였다. 이 값으로 맛의 상대적인 점수를 나타내었다.
오크칩 종류별 가속숙성한 브랜디의 관능평가를 위하여 증류주 관능평가 경험이 있으며, 알코올을 섭취해도 무관한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원 21명(남 7, 여 14)을 대상으로 하여 진행하였다. 시료는 알코올 농도가 25%로 조절된 브랜디를 사용하여 한 시료당 기호도 조사 및 특성강도를 측정하였으며 혀의 피로도를 고려하여 공백을 두고 개수를 나누어 평가하였다. 기호도 조사는 분리된 점수판으로 7점 척도로 측정하여 외관, 향, 맛, 전반적인 기호도를 조사하였다. 특성강도는 관능패널의 주관적인 평가를 통해 과일향, 단맛, 갈색, 바닐라향, 구운향, 오크향 여섯가지 특성을 분리된 점수판으로 5점 척도로 조사하였다. 본 연구는 국립농업과학원 생명윤리위원회(HR-202304-27)로부터 승인을 받아 진행하였다.
통계 분석은 각 분석 항목에 대하여 3회 반복 측정하였고, 결과는 Mean±SD로 표시하였다. 각 시료 간에 유의적인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일원배치 분산분석(analysis of variance, ANOVA)을 실시하였고 Duncan 및 Tukey’s test로 사후 검정을 유의수준 5% 수준에서 검증하였다. PLS-Regression은 전반적인 기호도를 종속변수로 설정하고 나머지 요소들을 독립변수로 설정하여 분석하였고, 이화학적 분석 결과와 시료와의 연관성을 알기 위해 주성분 분석(PCA)하였다. 모든 통계 분석은 XLSTAT(Addinsoft, Paris, France)를 이용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초류 및 본류에서 검출되는 주요 휘발성 성분인 알코올, 메탄올, 아세트알데히드를 각각 분획 별로 측정하고 Fig. 1A-1C에 그래프로 나타내었다. Fig. 1A에서 알코올은 30 °Brix로 제조한 와인을 2차 증류하였을 때 약 80%의 수치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20 °Brix로 제조한 와인을 2차 증류한 것과 비교하여 초기 알코올 농도가 27% 차이를 보였으며, 첫 번째 분획에서 14%의 차이를 보이고 이후 점차 감소하였다. 또한, 2차 증류한 시료들은 시간이 지나도 알코올 농도가 60%를 웃도는 수치를 보였다. 1차 증류 시 시료를 비교하였을 때, 1차 증류와 2차 증류의 차이가 더욱 확연하게 나타났다.
메탄올은 브랜디 제조 시 발견될 수 있는 발암성 성분으로, 많은 국가에서 브랜디의 메탄올 함량이 규제된다(Claus과 Berglund, 2005). 증류 방식에 따른 메탄올의 수치는 Fig. 1B에 나타냈다. 메탄올은 휘발성이 매우 높은 성분으로 2차 증류보다 1차 증류 시료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1-3분획에서 급격한 감소를 거쳐 이후 5 ppm 수준으로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체내에서 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에 의해 아세트산으로 분해되지만, 과도한 아세트알데히드는 ALDH 반응을 방해하여 축적되고, 혈액을 통해 다른 장기로 이동하여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억제하여 간염과 간경변을 유발할 수 있다(Shin과 Lee, 2019). Fig. 1C에서 분획 별 아세트알데히드 수치를 보았을 때, 1차증류보다 2차증류에서 아세트알데히드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2차 증류를 거치며 물이 제거되어 에탄올 및 휘발성 2차 화합물의 농도 증가로 아세트알데히드가 증가함을 관찰하였다(Balcerek 등, 2017). 특히 20 °Brix의 와인을 2차 증류했을 때보다 30 °Brix 와인을 증류했을 때 아세트알데히드 수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증류를 거듭할수록 acetaldehyde 함량은 높아지므로, acetaldehyde 함량에 있어서 1차 증류가 2차 증류방법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따라서 휘발성 주요 성분들의 수치를 고려하였을 때, 20 °Brix 보다 30 °Brix 발효주의 알코올 수율이 높았으며, 2차 증류보다 1차 증류 시 아세트알데히드 수치가 낮았으므로 30 °Brix 와인을 1차 증류한 실험구가 효율적인 방법으로 사료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 제조한 브랜디의 증류 분획 별 메탄올, 아세트알데히드 함량은 모든 분획에서 식품공전 상 규제수치인 메탄올(1,000 mg/L 이하) 및 아세트알데히드(700 mg/L 이하)를 충족하는 수치이다(MFDS, 2024). 따라서 청수 브랜디 제조 시 초류 및 후류를 제거하지 않아도 증류주에서 자극취 등 부작용을 나타내는 성분이 검출되지 않을 것으로 사료된다.
숙성되지 않은 브랜디의 pH 및 산도, 유기산 등을 비롯한 성분분석 결과 및 색도 측정값은 Table 1에 표기하였다. 알코올 수치를 보았을 때, 20 °Brix를 2차 증류한 시료와 30 °Brix를 1차 증류한 시료에서 9%의 알코올 농도 차이를 보여 고알코올 증류 시 증류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20 °Brix 및 30 °Brix의 와인을 1차 증류한 처리구에서는 2차 증류한 시료와 비교하여 낮은 pH 및 높은 휘발산 수치 및 높은 아세트산의 함량을 보였으며 색도는 투명하여 2차 증류한 처리구와 유의적인 차이는 없었다. 이는 2차 증류 시 휘발산이 더욱 증발되어 1차 증류에 비해 휘발산 수치 및 아세트산 함량이 감소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총산 함량은 0-0.02 수준으로 모두 유사하게 나타났다. 또한, 20 °Brix 및 30 °Brix 처리구를 비교하였을 때, 30 °Brix 처리구에서 휘발산이 약 30 mg/L 높게 나타났으며 pH, 아세트산 및 색도는 큰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30 °Brix의 높은 당도에 의한 효모의 발효 대사 차이로 휘발산의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Rodrigues 등, 2006).
1) 20B1, single distillation of 20 °Brix wine; 20B2, double distillation of 20 °Brix wine; 30B1, single distillation of 30 °Brix wine; 30B2, double distillation of 30 °Brix wine.
Light, medium, dark 오크칩을 첨가하여 2주 숙성한 브랜디의 이화학적 특성은 Table 2에 나타냈다. 오크칩을 첨가한 20, 30 °Brix 처리구에서는 1, 2차 증류 모두 비슷한 범위의 pH (3.53-3.82)를 나타내 오크칩에 의한 pH 차이는 없었으나, 숙성 전의 pH에 비해(Table 1) 감소하였다. 또한 오크칩 첨가로 인해 formic acid가 용출됨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향기성분인 에스테르류 또한 증가한다고 보고되었다(Madrera 등, 2013). 총산의 값은 모든 샘플에서 0.02-0.04%로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발효 및 증류조건이나 오크칩의 종류가 총산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음을 알 수 있다. 휘발산의 농도는 숙성 중 에탄올의 산화로 인해 숙성 전과 비교하여 크게 증가하였으며, Table 1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1차 증류 시 2차 증류보다 높은 휘발산 수치를 보였다. 특히 30 °Brix 처리구는 약 300-447 mg/L로 20 °Brix 시료보다 전반적으로 높은 값을 나타냈다. 이는 앞선 결과와 마찬가지로 30 °Brix 원료가 발효 중 더 많은 휘발성 산을 생성했음을 알 수 있다. 오크칩을 활용하여 숙성할 경우 오크칩에 따른 성분의 차이는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색도의 차이가 가장 두드러졌는데, L*값(명도)은 light 오크칩이 사용된 샘플에서 더 높은 값을 보였으며, dark 오크칩이 사용된 샘플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값을 나타냈다. a*값(적색도) 및 b*값(황색도)은 dark 오크칩을 사용한 경우 높게 나타났고, Light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는 숙성 과정에서 구움 정도가 강한 오크칩이 더 많은 색소 성분이 용출되었음을 나타낸다.
1) 20B1, single distillation of 20 °Brix wine; 20B2, double distillation of 20 °Brix wine; 30B1, single distillation of 30 °Brix wine; 30B2, double distillation of 30 °Brix wine.
오크칩을 종류별로 첨가하여 4주 숙성한 브랜디의 이화학적 특성은 Table 3에 나타냈다. 45°C에서 4주 동안 가속 숙성 하였을 때의 발효 및 증류조건 및 오크칩 종류에 따른 차이는 2주 숙성 결과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고, 숙성기간이 오래될수록(2 → 4주) 에탄올의 산화 및 색소의 용출이 더욱 진행되어 값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렇듯 산소 및 오크의 굽기 정도와 같은 요인은 브랜디 숙성 중의 화학적 조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Madrera 등, 2013).
1) 20B1, single distillation of 20 °Brix wine; 20B2, double distillation of 20 °Brix wine; 30B1, single distillation of 30 °Brix wine; 30B2, double distillation of 30 °Brix wine.
숙성 전 시료 및 오크칩을 종류별로 첨가하여 2주, 4주 숙성한 브랜디 시료의 휘발성 향기 성분을 측정하여 heatmap으로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Fig. 2A-2C에 나타내었다. Fig. 2A는 숙성 전 시료로, 30 °Brix 처리구의 경우 acetaldehyde 함량이 대조구에 비해 1, 2차 증류주에서 모두 높게 나타났으나(약 1.5-1.7배), 이는 식품공전상의 규제기준을 초과하지 않기 때문에 자극취 등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탄내를 나타내는 furfural 및 유해성분인 methanol은 주로 20 °Brix 처리구에서 높게 나타났으나, isoamyl alcohol을 비롯한 향기성분 또한 20 °Brix 처리구에서 높게 나타났다. 고급 알코올은 아미노산의 동화 작용 또는 분해 작용(에를리히 경로)에 의해 형성되며, 에스테르는 유기산과 알코올의 효소적 응축에 의해 형성되는데, 이러한 과정이 높은 당도에서 변경되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Hirst과 Richter, 2016). 그러나 신선한 향미를 부여하는 ethyl acetate 및 장미향을 나타내는 2-phenethyl alcohol의 수치가 30 °Brix 1차 증류 시료에서도 높게 나타나 브랜디의 향미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나 2차 증류 시 향기성분이 20 °Brix 및 30 °Brix 처리구 모두 감소하여 2차 증류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종류별 오크칩을 첨가하여 2주 가속숙성하였을 때의 결과는 Fig. 2B에 나타내었다. 숙성으로 인해 에탄올의 산화로 acetaldehyde 함량이 숙성 전(Fig. 1A)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하였다. 또한 상대적으로 30 °Brix 처리구에서 약 20-50 mg/L 더 높게 나타났으나, 앞서 언급한대로 규제기준에 미치치 않는 수치로 자극취 등의 우려는 없다. Methanol은 숙성 전과 마찬가지로 20 °Brix 처리구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탄내를 나타내는 furfural 함량은 오크칩의 굽기에 따라 굽기 정도가 강해질수록 높게 나타났다. 향기성분인 ethyl acetate, 1-propanol, isoamyl alcohol, ethyl lactate, 2-phenethyl alcohol 함량은 오크칩 종류별 숙성에 큰 상관관계가 없었으며, Fig. 1A와 마찬가지로 발효 및 증류조건에 따른 브랜디의 향기성분 차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오크칩을 종류별로 첨가하여 4주 동안 가속숙성한 결과는 Fig. 2C에 나타내었다. 4주 숙성 브랜디의 휘발성 성분 결과는 2주 숙성한 결과와 전반적으로 비슷한 경향을 보였으나, 숙성기간이 증가할수록 일부 휘발성 성분 또한 증가하여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2주 숙성과 비교하여 최대 40 mg/L 증가하였으며, methanol은 20 °Brix 처리구에서 약 2 mg/L 증가하였다. Ethyl acetate는 2주 숙성과 비교하여 모든 시료에서 약 20 mg/L 증가하였다. 이외의 성분은 숙성에 따른 증가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아세트알데히드가 저장 중 알코올 탈수소효소(ADH)에 의한 에탄올의 산화에 의해 증가하였으며(Shin과 Lee, 2019), 오크통 숙성과정에서도 숙성기간이 증가할수록 ethyl acetate가 증가함을 관찰할 수 있었다(Madrera 등, 2013).
전자 혀는 센서, 신호 수집 시스템, 패턴 인식 시스템의 세 부분으로 구성된 액체 분석 기기로 인간의 피로도나 스트레스에 영향을 받지 않고 맛 속성을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Jiang 등, 2018). 와인 증류 후 숙성하지 않은 시료 및 오크칩을 종류별로 첨가하여 2주 및 4주 동안 가속 숙성한 브랜디의 전자혀 센서 측정값은 Table 4에 나타냈다. 각 센서값은 신맛(AHS), 단맛(PKS), 짠맛(CTS), 감칠맛(NMS), 쓴맛(ANS)에 대한 상대적인 수치를 나타낸다. 발효 조건에 따른 맛의 차이를 관찰하였을 때, 20 °Brix 처리구보다 30 °Brix 처리구에서 상대적으로 단맛은 높고 감칠맛은 높으며 쓴맛은 낮게 나타나 맛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사료된다. 증류조건에 따른 차이를 관찰하였을 때 2차 증류 시 감칠맛은 감소하고 짠맛과 쓴맛은 숙성하지 않은 2차 증류 시료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긍정적인 맛의 요소를 고려하였을 때 1차 증류가 적합할 것으로 사료된다. 숙성이 진행되면서 신맛값이 오크칩 숙성으로 약 절반가량 감소하였다. 이는 숙성 중 오크칩이 신맛을 부드럽게 만들어 산미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단맛 또한 오크칩 첨가 및 숙성으로 숙성 전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Table 1의 가용성 고형분 함량을 보았을 때 실제 당도가 시료 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아, 비숙성 상태에서 단맛을 강하게 느끼고, 오크칩의 첨가로 다양한 맛이 생성되어 단맛의 감응도에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감칠맛은 숙성 전과 비교하여 오크칩 첨가 후 확연하게 증가하였으며, 특히 30 °Brix 처리구 브랜디에서 상대적으로 증가하였다. 따라서 오크칩으로 브랜디를 숙성할 경우, 감칠맛이 증가하여 숙성 전보다 균형잡힌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는 Yan 등(2024)의 논문에서도 오크칩 처리 후 45일 동안 숙성한 뒤 전자혀로 맛을 측정하였을 때 수렴성, 단맛, 풍부함이 향상되었지만 신맛과 쓴맛은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결과적으로 2차 증류는 쓴맛과 짠맛이 강하게 느껴져 적합하지 않으며, 30 °Brix 고알코올 와인을 1차 증류하여 브랜디를 제조할 경우 상대적으로 감칠맛과 단맛의 강도는 증가하고 쓴맛은 감소하는 등의 맛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숙성 전, 종류별 오크칩 첨가 후 2주 숙성 및 4주 숙성한 브랜디의 관능 평가 결과는 PLS-R로 Fig. 3에 나타내었다. 브랜디의 관능평가 결과 숙성하기 전 시료는 과일향 강도에 연관성을 보였다. 전반적인 기호도는 맛 기호도 및 후미 기호도와 연관성을 보였으며 향 기호도와도 연관되었다. 외관기호도는 갈색도와 연관되어 갈색도가 높을수록 외관 기호도가 높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또한, 바닐라향, 구운향, 오크향은 서로 상관관계를 나타내어, 각 속성이 높게 나타나면 다른 속성들도 높게 인식됨을 알 수 있다. 30 °Brix 1차 증류 브랜디의 경우 외관, 후미에서 대조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부드럽고 진한 과일향, 목넘김 후 남는 과일향이 좋다, 향과 맛의 강도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오크칩 종류별로 숙성한 브랜디는 전반적으로 medium과 dark한 오크칩을 사용하였을 때 갈색도가 증가하면서 외관의 기호도가 유의적으로 증가하였다. 바닐라향, 구운향, 오크향도 모두 오크칩으로 숙성한 시료와 관련이 있었는데 light 오크칩보다 medium 및 dark 오크칩을 사용하였을 때 더욱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이와 반대로 숙성되지 않은 시료는 대체적으로 선호요인들과 상관성이 떨어졌다. 이는 Dune 등(2024)의 논문에서도 오크칩을 첨가하지 않은 대조구에 비해 오크칩을 첨가하였을 때 전반적인 기호도 및 향 강도, 후미 기호도 등이 향상됨을 보여주었다. 또한, Chira와 Teissedre(2013)에 의하면, 오크칩의 굽기 및 종류에 따라 유제놀, 바닐린, 구아이콜, 엘라기탄닌 수치 등이 달라지면서 단맛, 수렴성, 바닐라, 오크 등 특성들의 맛 강도가 달라짐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숙성 여부 및 light 오크칩 첨가 시료를 제외하고는 시료가 대체로 가운데로 군집되어 특히 medium 및 dark 오크칩으로 숙성하였을 때 패널들이 특성들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medium, dark 오크칩을 활용하여 숙성 시 외관 기호도 및 향미가 향상된 브랜디 제조가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국내외 시판 브랜디 및 본 연구에서 제조한 브랜디의 이화학적 특성 간 PCA 분석 결과는 Fig. 4에 나타내었다. 국내 브랜디는 구매 당시 시판되는 포도를 재료로 한 브랜디 제품 전부를 국내 브랜디로 선정하였고, 수입 브랜디는 판매량 순으로 5가지 제품을 선정하였다. 전체 PCA의 설명력은 89.11%로 F1이 48.41%, F2가 40.70%로 나타났다. F1축을 기준으로 양의 축에는 주로 수입 시판 브랜디 및 제조브랜디가 각각 위치하였으며, 국내 시판 브랜디는 주로 음의 축에 위치하여 이화학적 특성이 다르게 나타났다. 국내 시판 브랜디는 총산 및 휘발산의 높은 수치로 수입 시판 브랜디보다 연관성이 높게 나타났다. CDB1은 명도와 높은 연관성을 보였으나, 명도를 제외한 색도들은 모두 국내 시판브랜디와 낮은 연관성을 보여 수입 시판 브랜디 및 제조브랜디의 색도에 비해 약한 색도를 나타냈다. 수입 시판 브랜디는 F1 및 F2 축 모두 군집되어 시료들이 유사한 이화학적 특성을 보였다. 제조브랜디는 F1축으로는 양의 축으로 수입 브랜디와 함께 분류되었으나 F2 축을 기준으로 음의 영역에 위치하여 이화학적 특성이 모두 유사하지는 않았다. 제조브랜디는 수입브랜디와 색도 특성은 유사하게 분류되었으나 alcohol, 당도 및 pH에 관해서는 거리를 보였다. 그러나 시판 브랜디의 숙성기간이 대체로 4년 이상인 것에 비해 제조 브랜디의 숙성기간은 2-4주로, 브랜디의 숙성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으므로 이화학적 특성의 미세한 조정이 이루어진다면 좋은 품질의 브랜디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4. 요약
본 연구는 30 °Brix 고알코올 발효주를 활용한 1차 증류와 다양한 오크칩(light, medium, dark)을 통한 가속 숙성 방식이 브랜디의 이화학적 및 관능적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였다. 연구 결과, 30 °Brix 알코올 발효주를 1차 증류하였을 시 43.27%의 높은 알코올 농도를 달성함으로써, 일반적으로 20 °Brix 알코올 발효주를 2차 증류하는 방법이 아니라도 충분히 높은 알코올 농도의 브랜디 생산이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30 °Brix 알코올 발효주를 1차 증류하는 방법은 메탄올 및 아세트알데히드 수치 규제 기준을 충족하여, 이가 안전하고 효율적인 증류 과정임을 확인하였다. 숙성 과정에서 증류 방식에 따라 pH와 휘발산의 변화가 관찰되었으며, medium과 dark 오크칩 숙성은 전반적으로 L*값을 낮추고 a*, b*값을 증가시켜 브랜디의 깊은 색도를 나타냈다. 특히 오크칩 숙성 시 전자혀 분석에서 감칠맛은 증가하고 쓴맛은 감소하여 브랜디의 균형 잡힌 풍미를 형성하였다. 관능 평가에서도 medium과 dark 오크칩으로 숙성한 시료는 바닐라향과 구운향, 오크향 및 기호도에서 높은 연관을 보였다. PCA 분석 결과, 30 °Brix 발효주 및 오크칩을 활용한 브랜디 제조 방식이 이화학적 특성에서 수입 브랜디와 동일한 분면에 위치하여, 본 연구의 제조 방식이 산업적으로 유망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